국민의힘 4강 토론, 윤석열에 공세 집중..이재명 공격엔 '원팀'
[경향신문]
유승민, 무속 논란 언급…윤 “천공과 관계 딱 끊었다” 불쾌감
원희룡 “가난해본 적 있나” 묻자 “저희 자랄 땐 도처에 가난”
홍준표와는 핵무장론 논쟁 벌여…윤, 정책 질의 ‘수비 주력’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에 오른 4강 후보들이 11일 첫 토론회를 했다. 홍준표 의원은 핵무장론, 유승민 전 의원은 무속 논란을 주제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공격했다. 윤 전 총장은 주로 정책 질의를 하며 수비에 주력했다.
후보들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일제히 공격하며 찰떡 호흡을 보였다. ‘대장동 1타강사’를 자처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 지사를 “대량 살상무기”로 표현하며 거칠게 공격했다.
홍 의원, 유 전 의원, 원 전 지사는 이날 광주 KBS에서 열린 호남권 합동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을 집중 견제했다. 유 전 의원은 2차 예비경선 토론회 과정에서 불거진 무속 논란을 다시 꺼냈다. 유 전 의원은 정법 강의를 하는 천공스승이란 인물이 ‘손바닥 에너지로 암을 낫게 했다’ ‘김일성 3부자가 통일을 이루고 노벨상을 받게 될 것이다’ 등 황당 발언을 했다고 소개한 뒤 윤 전 총장에게 “어떻게 알았느냐” “누가 소개해줬느냐”며 관계를 추궁했다. 윤 전 총장이 부인과 함께 만났다고 답하자,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수사 때도 조언을 받았냐” “명예훼손으로 고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끈질기게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재미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만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천공스승의 언론 인터뷰 보도 이후 “(천공스승과의 관계를) 딱 끊었다. 저를 갖고 (자신이 멘토라는 등) 그런 얘기 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마무리 발언 때 “비방성 논의가 오간 것에 대해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더욱 건설적 논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독자적 핵무장론을 다시 내세우며 윤 전 총장과 논쟁을 벌였다. 북한은 이미 핵을 개발해 보유하고 있고, 지난 30년간 미국이 핵 확장 억제정책을 써왔지만 효과를 내지 못했으니 ‘핵 대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논리다. 윤 전 총장은 앞선 토론회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나 핵공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맞섰다.
원 전 지사는 가난 논쟁을 벌였다. 원 전 지사는 이 지사가 윤 전 총장과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을 함께 올린 것을 거론하며 윤 전 총장에게 “가난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이재명 지사처럼 그렇게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저희가 자랄 때는 나라가 어려웠기 때문에 학교고 뭐고 도처에 (가난했다)”라고 답했다. 원 전 지사는 “진짜 가난한 사람과 생계나 생활을 같이해본 적이 있느냐”고 다시 물었다. 윤 전 총장이 사법시험 공부하던 시절을 언급하자 “대통령이 되시면 가난한 국민 마음은 어떻게 이해하시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하여간 저희가 클 때는 주변에 가난이 일상화되어 있었다. 늘 보고 자랐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경쟁 후보들에 대한 공격을 자제했다. 자신의 주도권 토론 때는 호남 지역 공약을 후보들에게 주로 묻는 등 비방전을 피하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은 전날 홍 의원이 ‘범죄 공동체’라며 자신과 처가를 공격했을 때도 “우리는 깐부(같은 편) 아닌가요”라며 화해를 청했다. 본경선에 들어서면서 대범한 모습을 내세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후보들 간에 치열한 설전이 오갔지만, 대여 공격에선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원 전 지사는 “대량 살상무기인 이재명이 대장동 로켓발사대 위에 장착이 되고 있다”고 공격했다. 홍 의원은 원 전 지사가 이재명 지사의 호남 공약을 봤느냐고 묻자 “나는 (이 지사의 공약을) 본 적이 없다”면서 “이재명 후보는 워낙 황당하고 거짓말을 잘하기 때문에 본선에 가서 보면 된다. 하루가 안 걸린다”고 답했다. 원 전 지사가 이 지사의 뇌물죄 입증은 어려운 것 아니냐고 묻자, 홍 의원은 “검사가 그 정도는 해야 한다. 윤 전 총장이었으면 벌써 밝혔을 것”이라며 웃기도 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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