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4강 토론, 윤석열에 공세 집중..이재명 공격엔 '원팀'

박순봉 기자 2021. 10. 11. 21: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유승민, 무속 논란 언급…윤 “천공과 관계 딱 끊었다” 불쾌감
원희룡 “가난해본 적 있나” 묻자 “저희 자랄 땐 도처에 가난”
홍준표와는 핵무장론 논쟁 벌여…윤, 정책 질의 ‘수비 주력’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에 오른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후보(왼쪽부터)가 11일 광주 서구 KBS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에 오른 4강 후보들이 11일 첫 토론회를 했다. 홍준표 의원은 핵무장론, 유승민 전 의원은 무속 논란을 주제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공격했다. 윤 전 총장은 주로 정책 질의를 하며 수비에 주력했다.

후보들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일제히 공격하며 찰떡 호흡을 보였다. ‘대장동 1타강사’를 자처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 지사를 “대량 살상무기”로 표현하며 거칠게 공격했다.

홍 의원, 유 전 의원, 원 전 지사는 이날 광주 KBS에서 열린 호남권 합동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을 집중 견제했다. 유 전 의원은 2차 예비경선 토론회 과정에서 불거진 무속 논란을 다시 꺼냈다. 유 전 의원은 정법 강의를 하는 천공스승이란 인물이 ‘손바닥 에너지로 암을 낫게 했다’ ‘김일성 3부자가 통일을 이루고 노벨상을 받게 될 것이다’ 등 황당 발언을 했다고 소개한 뒤 윤 전 총장에게 “어떻게 알았느냐” “누가 소개해줬느냐”며 관계를 추궁했다. 윤 전 총장이 부인과 함께 만났다고 답하자,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수사 때도 조언을 받았냐” “명예훼손으로 고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끈질기게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재미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만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천공스승의 언론 인터뷰 보도 이후 “(천공스승과의 관계를) 딱 끊었다. 저를 갖고 (자신이 멘토라는 등) 그런 얘기 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마무리 발언 때 “비방성 논의가 오간 것에 대해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더욱 건설적 논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독자적 핵무장론을 다시 내세우며 윤 전 총장과 논쟁을 벌였다. 북한은 이미 핵을 개발해 보유하고 있고, 지난 30년간 미국이 핵 확장 억제정책을 써왔지만 효과를 내지 못했으니 ‘핵 대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논리다. 윤 전 총장은 앞선 토론회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나 핵공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맞섰다.

원 전 지사는 가난 논쟁을 벌였다. 원 전 지사는 이 지사가 윤 전 총장과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을 함께 올린 것을 거론하며 윤 전 총장에게 “가난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이재명 지사처럼 그렇게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저희가 자랄 때는 나라가 어려웠기 때문에 학교고 뭐고 도처에 (가난했다)”라고 답했다. 원 전 지사는 “진짜 가난한 사람과 생계나 생활을 같이해본 적이 있느냐”고 다시 물었다. 윤 전 총장이 사법시험 공부하던 시절을 언급하자 “대통령이 되시면 가난한 국민 마음은 어떻게 이해하시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하여간 저희가 클 때는 주변에 가난이 일상화되어 있었다. 늘 보고 자랐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경쟁 후보들에 대한 공격을 자제했다. 자신의 주도권 토론 때는 호남 지역 공약을 후보들에게 주로 묻는 등 비방전을 피하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은 전날 홍 의원이 ‘범죄 공동체’라며 자신과 처가를 공격했을 때도 “우리는 깐부(같은 편) 아닌가요”라며 화해를 청했다. 본경선에 들어서면서 대범한 모습을 내세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후보들 간에 치열한 설전이 오갔지만, 대여 공격에선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원 전 지사는 “대량 살상무기인 이재명이 대장동 로켓발사대 위에 장착이 되고 있다”고 공격했다. 홍 의원은 원 전 지사가 이재명 지사의 호남 공약을 봤느냐고 묻자 “나는 (이 지사의 공약을) 본 적이 없다”면서 “이재명 후보는 워낙 황당하고 거짓말을 잘하기 때문에 본선에 가서 보면 된다. 하루가 안 걸린다”고 답했다. 원 전 지사가 이 지사의 뇌물죄 입증은 어려운 것 아니냐고 묻자, 홍 의원은 “검사가 그 정도는 해야 한다. 윤 전 총장이었으면 벌써 밝혔을 것”이라며 웃기도 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