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통찰' 택한 노벨 경제학상.."사회 문제 새 시각 제시"

윤지원·유희곤 기자 2021. 10. 1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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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스웨덴 왕립과학원의 예란 한손 사무총장(가운데)이 11일(현지시간) 올해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스톡홀름 | 로이터연합뉴스
카드·앵그리스트·임번스
미국 교수 3명 공동 수상
“최저임금·이민제·교육 등
자연실험 통해 인과 분석
사회에 커다란 이득 줬다”

이민은 임금과 취업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 사람의 교육 수준이 미래 임금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큼일까.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기 마련이지만 이러한 질문에 정확한 실험 결과로 답을 내놓기란 쉽지 않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경제학에서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그 방법으로 최저임금 등 노동시장 영향을 분석한 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노벨 경제학상에 노동시장을 연구한 데이비드 카드 캘리포니아주립대(버클리) 교수(65)와 경제학 인과관계 방법론을 개발한 조슈아 앵그리스트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61) 및 휘도 임번스 스탠퍼드대 교수(58)를 공동 수상자로 발표했다. 위원회는 “(수상자들은) 노동시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자연실험의 인과관계가 어떤 결론을 내는지를 보여줬다”며 “연구는 다른 분야에서 확대됐고 경험적 연구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의 페터 프레데릭슨 경제학 분과 위원장은 “이들의 연구는 인과관계에 관한 질문에 대한 해답 제시 능력을 중대하게 증진했으며, 이는 우리 사회에 매우 큰 이득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앵그리스트 교수와 임번스 교수는 대표적 계량경제학자다. 우연한 사건이나 정책의 수정으로 특정 인구집단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살펴보는 이른바 ‘자연실험’의 방법론을 제시했다. 스탠퍼드대에서 계량경제학을 전공한 류근관 통계청장은 “어떠한 정책의 효과를 측정할 때는 정책이 없을 때와 비교해야만 하는데 이때 생기는 데이터 공백이 늘 문제였다”며 “임번스 교수는 없는 정보를 복원해 정책을 평가하는 방법론을 도출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카드 교수는 다양한 노동시장 연구로 학계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 학자다. 1994년 ‘최저임금이 고용을 줄인다’는 경제학의 통념과 배치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992년 최저임금을 인상한 뉴저지주와 최저임금 변화가 없던 펜실베이니아주 패스트푸드점을 비교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줄인다는 아무런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냈다. 1990년 쿠바 이민자의 유입이 미국 마이애미 임금을 낮추는지에 대한 실증분석을 통해 임금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현지인의 고용량도 줄지 않는다는 결론도 도출했다. 미 매체 복스는 “이 연구는 이민경제학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보고서”라고 전했다. 김세익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카드 교수는 계량경제학에 있던 방법을 노동 영역의 실증분석에 사용한 초기 인물로 아직도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상금 1000만크로나(약13억5000만원) 가운데 카드 교수가 절반, 앵그리스트·임번스 교수가 나머지 절반을 받게 된다. 스웨덴의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뜻에 따라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노벨상은 지난 4일 생리 의학상 발표를 시작으로 이날 경제학상을 끝으로 올해의 수상자 선정을 모두 마쳤다.

윤지원·유희곤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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