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 '결선 요구'에..'여당 원팀' 출발부터 주춤

곽희양·대전 | 박광연 기자 2021. 10. 1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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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선 도중 사퇴한 후보들 득표 무효 처리는 잘못”…이의 제기
송영길 “당헌·당규 따른 것”…당 지도부·선관위는 요구 일축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패한 이낙연 전 대표(사진) 측이 11일 경선 도중 사퇴한 후보들의 득표를 무효처리한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항의하며 결선투표 실시를 요구했다. 당 지도부와 선관위가 이 전 대표 측 요구를 일축해 결선투표 가능성은 사실상 없지만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한 ‘원팀’ 구성이 난항을 겪게 됐다.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헌·당규를 제대로 적용하면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49.32%이며, 과반에 미달한 것”이라면서 “당헌·당규에 따라 결선투표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후보자가 사퇴할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는 특별당규 제59조를 사퇴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보 사퇴 전에 이뤄진 투표는 총유효투표수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9월13일(정세균 후보 사퇴일) 이전에 정 후보에게 투표한 2만3731표와 9월27일(김두관 후보 사퇴일) 이전에 김 후보에게 투표한 4411표는 사퇴하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므로 당연히 유효투표”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 김종민 의원은 회견 후 “선관위는 (두 후보 사퇴 전에는) 이미 유효투표라고 당시 발표했는데 나중에 두 후보의 유효표를 빼버렸다”면서 “의도했다면 부정선거이고 의도하지 않았다면 실수이자 착오”라고 주장했다. 다만 홍 의원은 “정치적, 정무적 리더십이 발휘돼 문제가 슬기롭게 해결되길 바란다”면서 “법적 대응은 현 단계에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당 선관위는 특별당규 59조에 따라 중도사퇴한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표를 무효표로 처리했다. 당시 이 전 대표 측은 무효표를 전체 유효투표수에 합산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당 선관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송영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은 어제 이 후보를 20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 발표했다”며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당헌·당규는 이해찬 대표 시절에 만들어져 지난해 8월 이낙연 후보를 당대표로 선출하던 전당대회 때 전 당원 투표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상민 당 선관위원장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이미 무효표 처리 문제에 대해 당헌·당규대로 한다고 선관위원 만장일치로 확인했다”며 “그 이야기를 또 한다는 것은 무용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퇴하기 전 유효, 사퇴한 이후에는 무효라고 시기적으로 나눠 해석하는 게 어딨냐”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에게 축하를, 다른 후보들께는 격려와 깊은 위로를 보낸다”면서 “원칙을 지키는 일이 승리의 시작”이라고 남겼다. 사실상 이재명 후보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두관 의원도 페이스북에 “우리가 정한 룰(규칙)대로 계산했을 때 이 후보가 최종 승자로 정해졌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며 “이낙연 후보의 대승적 결단을 기대한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 측 최인호 의원은 이날 중앙당사를 찾아 ‘특별당규 59조 1항 유권해석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선관위는 이의신청서가 접수된 만큼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그러나 선관위가 앞서 내린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의 이의제기로 경선 결과를 두고 여진이 이어지면서 이재명 후보의 ‘원팀’ 구성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에 따라 우리 당에서 잘 처리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국회에서 열린 당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우리는 하나의 팀원이고 팀 자체가 승리할 수 있도록 각자가 정해진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는 당의 일원”이라고 말했다.

곽희양·대전 | 박광연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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