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쉬세요".. 아마존도 테슬라도 '위드 로봇' 출사표

박건형 기자 2021. 10. 1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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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기업들 앞다퉈 개발.. '위드 로봇 '시대 성큼
/그래픽=박상훈

아마존, 테슬라, 알리바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로봇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아마존은 가정용 로봇을 출시하며 로봇 대중화에 나섰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테슬라 봇’으로 사람이 일하는 방식을 바꿔놓겠다”고 선언했다. 가정과 사회에서 로봇과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위드 로봇(With Robot)’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페퍼, 혼다의 아시모 같은 로봇들은 신기한 로봇일 뿐 제대로 된 쓰임새를 찾지 못해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면서 “반면 빅테크 기업들은 명확한 시장을 정한 뒤 제품을 개발해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테슬라가 여는 로봇 시대

아마존은 지난달 말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Astro)’를 공개했다. 태블릿PC에 바퀴 두 개를 달아 놓은 모습으로 마치 영화 ‘월-E’의 주인공 로봇을 연상케한다.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침입자를 감시하는 것은 물론 가족 구성원들의 얼굴을 인식해 물건을 전달하고 영상통화도 연결해준다. 외출 시 전기오븐 같은 가전기구가 켜져 있거나 창문이 열려 있으면 알려주기도 한다. 아마존은 “모든 가정이 5년에서 10년 사이에 아스트로를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외신들은 1000달러(약 120만원)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로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아마존이 2014년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알렉사를 선보이면서 AI 대중화를 이끈 것처럼, 로봇 대중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BBC는 “아마존은 끊임없이 아스트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가정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기차와 우주로켓 대중화를 이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의 다음 목표도 로봇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테슬라 AI데이’에서 “위험하거나 반복적인 작업에 투입할 수 있는 테슬라 봇 시제품을 내년 선보이겠다”고 했다. 자율보행 기능을 갖춘 테슬라 봇은 키 172cm에 몸무게 56kg로 사람처럼 손가락을 움직이고 짐을 운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사람 형태의 로봇을 개발해 공장뿐 아니라 가정용 로봇으로도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IT 매체 씨넷은 “두 다리로 걸으며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은 현재의 기술로는 구현이 쉽지 않다”면서 “테슬라 봇 시제품은 제한적인 기능만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중국 알리바바는 배송로봇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알리바바는 6일 “자회사인 다모아카데미가 개발한 자율주행 로봇 ‘샤오만뤼’의 배송 건수가 1년 만에 누적 100만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로봇인 샤오만뤼는 1회 충전으로 100km까지 운행할 수 있다. 중국 내 52개 지역, 160곳 이상의 단체와 학교에서 배송을 맡고 있다. 2018년 인간형 로봇 아시모 개발을 중단했던 일본 혼다는 이달 초 “2024년 시제품 공개를 목표로 아바타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상현실(VR) 헤드셋과 촉각을 전달하는 장갑을 이용, 원거리에서 사람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하는 로봇을 만들어 원격 수술이나 극한 환경에서의 작업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삼성도 이르면 내년 로봇 시장 진출

한국 기업들도 위드 로봇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가 인수한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개 스폿을 출시한 데 이어 물류창고 로봇 스트레치를 내년부터 판매한다. 스트레치는 창고의 좁은 공간에서 다양한 박스형 물건을 싣고 내리는 로봇으로 23kg짜리 상자를 시간당 800개 나를 수 있다. 미국 CNBC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수년간 신기한 로봇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했다. LG전자는 안내로봇인 LG 클로이 가이드봇을 코엑스와 인천공항 등에서 운용하고 있고 잔디깎기 로봇, 배달로봇, 살균로봇 등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중 식탁을 차려주고 와인을 따르는 집사로봇 ‘삼성봇 핸디’를 비롯해 노약자 돌봄 로봇 ‘삼성봇 케어’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AI와 컴퓨터 비전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로봇 시장 선점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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