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성장 디딤돌 'ICT R&D 혁신바우처'] "AI·IoT로 건설·산업현장 안전 책임집니다"

안경애 2021. 10. 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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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경우시스테크
우경일 경우시스테크 기술연구소장이 건설장비·산업용 차량용 전장기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안경애기자
우경일 경우시스테크 기술연구소장이 건설장비·산업용 차량용 전장기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안경애기자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전기 배터리, AI(인공지능)가 사람 운전자를 대체하는 자율주행기술, IoT(사물인터넷)와 엣지컴퓨팅을 활용한 원격 관제·모니터링. 자동차 산업에 벌어지는 이 같은 기술변화가 건설장비와 산업용 차량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 1999년 설립 후 국내 대표적인 건설장비, 산업차량 제조사들에 전장품을 공급하며 성장해온 강소기업 경우시스테크가 이런 변화에 앞서가고 있다.

기술전문가 출신 장세권·장용준 부자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 회사는 특히 '안전분야'에 강하다. 안전은 상대적으로 사고위험이 높은 건설장비와 산업용 차량 운행에서 핵심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 사망 1위이고, 건설현장의 산업재해 발생률도 높아 영상인식, AI, IoT 등 최신 기술을 이용한 안전수준 업그레이드가 시급한 상황이다.

경우시스테크는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기술을 이전받아 영상인식 기반 산업용 접근경보장치 '아이뷰플러스'와, 다양한 IoT 서비스를 위한 엣지컴퓨팅 게이트웨이 장치를 개발했다. 과기정통부와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가 산업현장의 ICT 기술 개발을 돕기 위해 연구기관·대학·기술기업과 팀을 연결해 주는 'ICT R&D 혁신바우처' 사업에 선정된 덕분이다.

삼성전자에서 시작해 40년 이상 ICT 산업현장에서 신기술을 개발해온 우경일 경우시스테크 기술연구소장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ETRI가 설립될 당시부터 지켜보며 호흡을 함께 해온 우 소장은 이 사업을 통해 오랜 파트너와 또 한번 손을 잡았다.

우 소장은 "건설장비에 적용되는 안전관리와 사고방지 기술은 도로를 운행하는 자동차와는 차원이 다르다. 건설현장에서는 탁 트인 도로와 달리 온갖 시설물과 적재물 때문에 사람이 접근하는지 파악하기 힘들고, 작업자가 짐을 들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다리만 보이거나 상반신만 보이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경우시스테크와 유학 ETRI 박사 팀은 건설·산업·도시현장에서 수집되는 대용량 데이터를 지연 없이 처리할 수 있는 엣지컴퓨팅 기반의 IoT 게이트웨이 개발을 목표로 2020년 4월부터 1년간 기술을 개발했다.

교통, 재난안전, 환경보호 등에 다양한 IoT 서비스가 확산되기 위한 지능형 데이터 수집·분석 플랫폼을 구현하고자 했다. IoT 서비스에 필요한 각종 하드웨어와 SW(소프트웨어)를 모듈화해, 현장에서 필요할 때 신속하고 유연하게 서비스와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 현장에서 데이터가 분석·처리되는 엣지컴퓨팅 기술을 적용해 관제센터에는 최소한의 데이터가 전송되도록 했다.

우 소장은 "센서와 통신 모듈을 자유롭게 적용하고, 도커·컨테이너 기반의 마이크로 서비스 구조를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 필요한 SW를 유연하게 구현할 수 있게 했다"면서 "여러 개의 카메라 영상, 센서 데이터를 결합해 부가 서비스를 개발하고, 원격에서 SW 배포와 서비스 운용이 가능하도록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 단계 나아가, 이 장치와 회사가 보유한 건설현장용 안전 솔루션인 'UWB(초광대역무선기술) 기반 지능형 접근경보 솔루션'을 결합해 한 단계 진화한 산업용 접근경보장치를 개발했다.

라이다 데이터와 CCTV 영상데이터를 합성해 후방이나 측면의 사람이나 사물과의 거리와 방향을 분석하고, 충돌 가능성이 있는 경우 경보를 발생하거나 차량을 제어해 안전사고를 막아주는 방식이다. UWB는 전파를 사방으로 보내 반경 몇미터 거리에 사람이나 사물이 있는지 파악하지만, 거리 외에 위치는 인식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라이다나 영상카메라를 결합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회사는 UWB와 라이다, UWB와 카메라를 접목한 장치를 모두 개발했다. 주변에 사람이 인식되면 카메라나 라이다, UWB가 감지 결과를 건설장비의 대시보드에 전송해, 알람을 하거나 장비 작동을 멈추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ETRI, 광주과학기술원, 넷비젼텔레콤, 시공아이피씨 등이 팀을 이뤄 엣지컴퓨팅, 머신러닝, 딥러닝 등 기술 개발을 도왔다. 회사도 올해 들어서만 10명 가까운 SW 인력을 채용하는 등 SW 기술 적극 투자하고 있다.

우 소장은 "상반신이나 다리만 보여도 사람으로 인식하고, 옷걸이에 걸린 옷은 사람으로 착각하지 않으려면 정확한 인식수준이 필수"라면서 "회사는 사내에 AI팀을 두고, 고객사와 협력해 수십만장의 현장 사진을 찍어 AI를 학습시켜 영상인식 능력을 높여가고 있다. 그 결과 99% 이상으로 정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회사는 건설장비나 산업용 차량 렌트 서비스 기업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이 기술을 산업현장, 주유소, 정유차량 등에 적용하면 사고·화재·도난 감지부터 위치파악, 고장 대응도 가능하다. 인천항만공사, 대구시설공단, 창원스마트그린산단 등에도 기술이 적용돼 시범 운영 중이다.

우 소장은 "전체 직원 70여 명 중 40%가 연구개발 인력이지만 중소기업이 최신 기술을 따라가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다"면서 "참조할 만한 선진제품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에 없는 최초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 정부 지원과 국책연구기관들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외에서 건설·인프라 투자가 늘고 우리 정부가 건설장비에 안전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시장은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회사는 개발한 기술을 토대로 안전장치 사업을 키우는 한편 국내외 스마트시티, 차량관제 시장에 공략할 계획이다.

우 소장은 "UWB 방식 측위장비는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 중"이라며 "한 단계 진화한 장비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자율주행 시장에도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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