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말 대출절벽 현실화 .. 서민 실수요 구제책 안 보인다

2021. 10. 1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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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대출절벽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일 현재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4416억원에 달했다.

당국이 허용한 올해 가계대출 한도의 60%에 이미 도달해 버린 것이다.

이렇게 가계대출 증가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연말께 은행들의 대출 창구가 문을 닫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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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대출절벽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일 현재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441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보다 4.97% 늘어난 규모다. 벌써 금융당국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6%대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은 5.09%, 신용대출은 10.14% 각각 늘었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은 9개월여만에 121조7112억원으로 15.68%나 뛰었다. 시중은행보다는 좀 여유가 있었던 인터넷뱅크까지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 5일 문을 연 토스뱅크는 영업 개시 나흘 만에 약 3000억원의 가계대출이 나갔다. 당국이 허용한 올해 가계대출 한도의 60%에 이미 도달해 버린 것이다.

이렇게 가계대출 증가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연말께 은행들의 대출 창구가 문을 닫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집값, 전셋값 상승으로 대출 수요는 기본적으로 계속 늘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대출을 조여버리면 실수요자들만 '날벼락'을 맞는다. 돈을 구하지 못하는 서민들은 대부업체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전세금이나 아파트 잔금 대출이 절실한 수요자들은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이들이 자칫 '대출난민'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는 "대출 규제를 재고할 달라"는 읍소 글들이 대거 올라오고 있다. 정부가 집값은 못 잡고 대출만 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천문학적 규모의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다. 따라서 당국이 대출규제에 나서는 것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서민들의 은행권 대출을 막아 이들이 불법 고금리 대부업체 문을 두드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들이 대출난민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선별적 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그럼에도 정부의 실수요자 구제책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고강도 대출규제는 한층 심해질 것 같다. 실수요 숨통은 반드시 틔워줘야 한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 탓에 정상적으론 전세 집 장만도 힘들어졌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전세난 심화 속에서 돈줄만 조이면 안 된다. '금융 약자'인 서민 실수요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세심한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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