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9개 몰아치기..임성재 1년 7개월만에 다시 웃다

조효성 2021. 10. 1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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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 고진영 美서 같은 날 동반우승..韓골프사상 최초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5홀연속 버디' 집중력 돋보여
24언더파..개인 통산 2승째
두 번 모두 '3타 차 역전승'
상금·페덱스컵 랭킹 2위로
임성재가 11일(한국시간) PGA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우승 트로피를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AFP = 연합뉴스]
"한국 남녀 선수가 미국에서 동반 우승하기 드문데 고진영 누나 정말 축하드립니다. 응원해준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10월 11일'. 한국 골프에서 기억할 만한 역사적인 날이다. 세계 최고의 골프 투어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날짜 기준으로 같은 날 한국 선수들이 동반 우승했기 때문이다. 고진영이 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통산 10승에 성공했고, 4시간 뒤에는 임성재가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했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 동반 우승은 세 차례 있었지만 하루씩 차이가 났다.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을 앞두고 임성재(23·CJ대한통운)의 고민이 깊어졌다. 최근 아이언샷이 깎이며 5야드 이상 휘어지는 샷이 나왔기 때문이다. 페이드 구질이 나오면 거리가 줄고 동시에 핀을 보고 치는 샷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바람도 많이 타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었다. 임성재의 해법은 연구와 연습. 대회를 앞두고 지난 화요일과 수요일 코스에 마련된 연습장이 끝날 때까지 연습에 몰두했다. 스윙도 교정했다. 백스윙 시작 단계인 테이크어웨이를 좀 더 일자로 하는 것과 몸통 회전을 체크했고, 백스윙 때 손 위치를 낮추려고 반복했다. 또 아예 공이 왼쪽으로 감기는 드로 구질의 볼을 치는 연습을 반복하며 결국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똑바로 아이언샷'을 되찾았다. 여기에 그동안 늘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퍼팅도 오른손을 조금 더 내려 잡는 것으로 교정하고 기본 자세를 바로잡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우승을 가로막고 있던 미세한 미스샷을 바로잡자 드라마처럼 자신의 두 번째 PGA 투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한국 골프의 미래' 임성재가 11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700만달러) 최종일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5연속 버디' 등 버디만 9개를 몰아쳤다. 9언더파 62타로 이날 출전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임성재는 합계 24언더파 260타로 2위에 오른 매슈 울프(미국)를 4타 차로 따돌리고 개인 통산 2승 고지를 밟았다. 3타 차 공동 6위로 출발해 4타 차 우승이다.

지난해 3월 혼다 클래식에서도 '3타 차 역전 드라마'를 쓰며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임성재는 1년7개월 만에 또다시 3타 차 뒤집기에 성공하며 통산 2승에 성공했다. '철인'으로 불릴 만큼 시즌마다 가장 많은 대회에 출전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는 임성재의 수입도 엄청나다. 이날 우승 상금 126만달러를 받아 임성재의 통산 상금은 1268만2196달러가 됐다. 대회당 평균 상금은 무려 12만6821달러로 1억5200만원에 달한다. 또 그는 시즌 상금 130만2788달러로 상금 2위, 페덱스컵 포인트에서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는 "13번홀까지 5연속 버디를 잡고 2위와 5타 차 선두가 되면서 부담이 없어졌다. 파이널 라운드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오늘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승부처는 10번홀(파4). 당시 울프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던 임성재는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로 들어갔는데 오르막에 턱도 높아 쉽지 않았다"며 "그래도 잘 올린 뒤 7m 거리에서 버디를 성공시킨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승부를 가른 '5개 홀 연속 버디'에 대해 그는 "홀마다 집중하다 보니 5개 홀 연속 버디였는지도 몰랐다"고 웃어 보인 뒤 "제가 원래 어릴 때부터 한 번 집중하면 주변도 잘 안 보이고 몰입하는 스타일이라 오늘 버디를 몇 개 했는지도 끝나고 알았다"고 답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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