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 24강 본선 토너먼트가 시작할 때 누가 큰형인가 봤다. 서른여섯 살 동갑내기 둘이 있다. 같은 소띠라 태어난 달을 찾았다. 석 달 이른 최철한이 첫째이고 원성진이 둘째가 됐다.
10월 한국 순위를 보면 29위 서른아홉 살 조한승이 30위 안에서는 원성진과 친구들보다 형이다. 고개를 떨어뜨려 보면 52위에 마흔여섯 살 이창호가 40대 가운데에서는 가장 높다. 프로 59년 차 조훈현은 73위로 여자 바둑 2위인 82위 오유진보다 윗자리다.
5월에 열렸던 LG배 세계대회 본선 24강을 보면 원성진이 가장 나이가 많았다. 11일 시작한 농심신라면배에서도 15명 가운데 맏이다. 20일 열릴 삼성화재배 세계대회에 가야 시니어조에서 나온 선배 둘 뒤에 설 수 있다. 요즘 바둑계에서 서른 중반이면 백전노장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오른쪽에서 백 자세를 보면 물 한 방울 흘러 들어올까 걱정하는 듯하다. 허술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작은 모양이 된 것 같다. 덩달아 따라하듯 흑도 23, 25로 한 칸씩 뛰어 야무지다.
<그림> 백1로 더 벌린 뒤 3으로 돌아가면 어떤가. 실전처럼 옆으로 벌릴 곳이 없는 흑은 2로 위로 한 칸 뛴다. 이게 4부터 8로 공격하는 출발점이 된다. 이렇게 이르게 백이 몰려서야 못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