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득표 인정 못해" vs "결과 승복하라"..쪼개진 민주당

채종원,이석희 2021. 10. 1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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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 초유의 경선 파열
이낙연측"유효투표 합산 안돼
의도했다면 부정선거" 반발
이재명측 "다른 해석 여지 없어"
송영길 "우리당 후보는 이재명"
3차 슈퍼위크 득표결과 놓고도
역선택 vs 대장동 민심 변화

◆ 여당 경선 후폭풍 ◆

이낙연 캠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후보 경선 투표수 집계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며 결선투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로 확정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종료 후 결과 승복, 제3차 슈퍼위크 표심 등을 놓고 여당이 심각한 내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결선투표를 요구한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송영길 현 대표가 경선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고 공표하자 '이재명 편들기'라며 더욱 반발하는 모습이다.

김종민 이낙연 캠프 정치개혁비전위원장은 11일 유효투표 집계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의도했다면 부정선거이고, 의도하지 않았다면 실수이자 착오"라고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10일 승복 메시지도 준비했고, 11일 캠프 해단식도 예정돼 있었지만 서울 경선 결과는 민심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선택을 한 것"이라며 당규 해석 재검토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캠프 한 수도권 의원은 당 지도부를 겨냥해선 "특정 후보에게 경도됐던 모습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송 대표는 이날 "이 후보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라고 강조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이 후보와의 면담에서 "원팀천국, 분열지옥"이라며 전날 경선 결과를 뒤집을 생각이 없음을 내비쳤다.

이재명 후보 측도 이 전 대표의 승복을 촉구했다. 박주민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은 무효표 논란에 대해 "다른 해석의 여지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 본부장은 "청와대에서 경선 과정이 원만하게 진행된 부분에 대해 언급을 했다"며 "이 전 대표 측이 승복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후보에서 중도 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도 일단 이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정 전 총리는 "원칙을 지키는 일이 승리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김 의원은 "경선을 마치고 나서 룰을 문제 삼고자 하는 일은 민주당의 분란을 낳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낙연 62.37%, 이재명 28.30%의 3차 슈퍼위크 득표 결과를 둘러싸고, 대장동 의혹 확산으로 '이재명 대세론'이 무너졌다는 의견과 건재하다는 견해가 팽팽히 대립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대선 후보를 뽑으려 참여한 3차 선거인단은 민주당 혹은 적어도 중도층"이라며 "결과를 어떻게 봐도 논리적으로 해석이 어렵고 불가해한 결과"라며 이 전 대표의 득표율 배경에 특정 변수가 작동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후보 지지 그룹 등 당 일각에서도 3차 선거인단을 이 전 대표 측에서 적극 모집하면서 호남에서 몰표가 쏟아졌거나, 국민의힘 지지층이 역선택했을 가능성을 주장했다. 중립 성향의 한 여당 중진 의원도 "이 후보에게 선거가 너무 쏠리니 호남 등 일부 지지자들이 이 전 대표와 원팀을 만들라는 취지로 견제표를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후보와 대장동 의혹의 연결고리를 강조했다. 이낙연 캠프 내 재선 의원은 "대장동 특혜 외에도 권순일 전 대법관이 이 지사를 정치적으로 살려준 재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민심이 상당하다"며 "형수 욕설, 여배우 논란에 이어 대장동 건을 대하는 이 후보의 자세를 보고 불만이 폭증한 것"으로 해석했다. 같은 캠프의 중진은 "2차 투표는 곽상도 전 무소속 의원 아들의 50억원 퇴직금이 공개된 이후 실시됐고, 3차 투표는 유동규 씨의 구속 후 진행돼 여론이 완전히 바뀐 것"이라며 "30만명(3차 선거인단 수)을 조직하거나 역선택으로 끌어올 정도의 능력이 있는 후보라면 바로 대통령을 시켜야 한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역선택 등 조직적 선택이 아닌 민심 변화를 더 주목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이 전 대표가 내세우던 '불안한 후보론'이 지지층 내에서도 정통으로 먹혔다는 게 표로 나왔다"며 "이 후보에겐 최악의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박성민 '민' 대표는 "청와대가 대장동 건을 엄중히 보고 있다고 밝혔고, 유씨가 구속되면서 선거인단에 참여하는 여당 지지층까지 함께 흔들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종원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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