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日·대만 반도체 밀월, 우물쭈물하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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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대만이 반도체를 놓고 손을 꽉 잡았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일본 규슈 구마모토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TSMC의 일본 투자는 양국의 반도체 밀월이다.
TSMC는 이미 일본 정부의 지원 아래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반도체 연구개발 거점을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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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넘어 대중 안보동맹
반도체 전쟁은 하루 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다. 전선도 확대되고 있다. 기업 간 경쟁에서 국가가 나서는 단계다. 최근엔 이른바 국가 간 경제동맹까지 맺을 정도다. 반도체는 첨단산업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다. 다른 산업을 지배할 수 있는 핵심고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백악관에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과 화상회의를 하면서 실리콘웨이퍼를 꺼내든 것은 이유가 있다. 미국의 대 중국 견제의 핵심도 반도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아야만 인공지능(AI), 우주항공, 자율주행 등 첨단산업에서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어서다.
TSMC의 일본 투자는 양국의 반도체 밀월이다. TSMC는 민간기업이지만 대만 정부가 지분 7%가량을 갖고 있다. 정부 의중 없이 TSMC가 일본투자에 나서긴 힘들다. 양국의 경제동맹이다. 중국의 팽창에 맞서는 안보동맹이기도 하다. 니혼게이자이도 신임 기시다 후미오 총리 내각이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비롯한 경제안보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운 가운데 양국의 협력이 나왔다고 풀이했다. TSMC는 이미 일본 정부의 지원 아래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반도체 연구개발 거점을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미국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새로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 유럽연합(EU) 또한 지난 9월 유럽반도체법 제정 방침을 발표했다. 반도체 주도권 다툼이 지구촌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엔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걸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 하지만 반도체 패권다툼은 기업 간 싸움을 넘어섰다. 일본이 경제안보동맹이라며 파운드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TSMC를 끌어들인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한다. 미국과 일본, 대만은 반도체 동맹이란 이름으로 한배를 탔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우물쭈물하다간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 반도체가 경제와 안보의 안전판이다. 정부와 기업의 합심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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