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700억 약정설에..김만배 "녹취록, 의도적 편집된것"

류영욱 2021. 10. 1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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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만배 소환조사
金 "천화동인 1호 주인은 나"
총 350억원 로비자금 질문에
"예상비용 크게 부풀린 것"
재판거래 의혹도 정면 반박
檢, 개발특혜·정관계 로비 등
녹취록 진위여부 밤샘 대조

◆ 대장동 의혹 일파만파 ◆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의혹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최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구속)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 공여) 등의 피의자 신분이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김씨를 상대로 대장동 개발 특혜와 정관계 로비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특히 대장동 특혜와 관련한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과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 진술서의 진위를 가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김씨는 검찰 출석에 앞서 "불법적인 자금이 거래된 적이 없다"며 "검찰이 입출금 내역을 철저히 수사하면 현재 제기된 의혹의 많은 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장동 개발사업자로 선정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성남의뜰)에 투자한 민간 업체 화천대유의 최대주주다.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 천화동인 1~7호는 성남의뜰 지분 7%만 소유하고도 올해까지 3년간 전체 배당이익의 60%가 넘는 약 4000억원을 받아 논란이 됐다. 앞서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는 자신이 녹취한 김씨와 유 전 본부장 간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했다. 유 전 본부장 사업 파트너인 정민용 변호사도 지난 9일 검찰에 출석해 자술서를 냈다.

첫 번째 쟁점은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의 실제 소유주인지 여부다. 천화동인 1호는 약 1억400만원을 투자해 1200억원대의 배당금을 챙겼다. 화천대유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데, '정영학 녹취록' 등을 토대로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유 전 본부장이 사업 특혜 대가로 화천대유로부터 개발이익의 25%인 700억원의 배당금을 약정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녹취록에는 김씨 측이 "천화동인 배당금 절반이 그분 것"이라고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도 지난해 11월 유 전 본부장에게 회삿돈을 빌려주며 상환 계획을 묻자 그가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고, 차명으로 맡긴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자술서에 썼다고 한다. 검찰은 앞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그가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개발 이익 지급을 약속받았으며 지난 1월 5억원을 먼저 받았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또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말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가 운영 중인 유원홀딩스에 35억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빌려준 것도 이 약정의 일부인지 수사하고 있다. 김씨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씨 변호인은 "(천화동인이 그분 것이라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전혀 없으며 녹취록 대부분이 허위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김씨도 이날 기자들에게 "(천화동인 1호는) 제 것"이라며 "여러 의혹들은 수익금 배분 등을 둘러싼 갈등 과정에서 특정인이 의도적으로 녹음하고 편집한 녹취록 때문"이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도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700억원 약정설은) 농담처럼 얘기한 것이고 실제 약속을 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화천대유 측이 성남도시개발공사를 감독하는 성남시의회 인사들에게 로비를 했는지도 검찰이 밝힐 부분이다. 녹취록엔 김씨가 "성남시 의장에게 30억원, 성남시 의원에게 20억원이 전달됐다. 실탄(로비자금)은 350억원"이라고 언급한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측은 이에 "투자자들 간 이익 배분에 있어 예상 비용을 부풀려 주장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허위 사실이 녹취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밖에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파트너 정재창 씨가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 '대장동팀'에 "유 전 본부장에게 뇌물 제공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150억원을 요구해 12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녹취록에 담겼다. 화천대유 측은 "대장동 옛 사업자 간 지분 정리 차원에서 서로 돈을 주고받은 것"이라며 "협박을 받거나 돈을 요구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권순일 전 대법관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곽상도 의원 아들 병채 씨가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퇴직금 50억원의 성격 등도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김씨 권유로 화천대유 고문 계약을 체결한 권 전 대법관은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그는 지난해 7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상고심에서 무죄 선고 결정에 영향을 미쳐 일각에선 "고문 계약이 사후 수뢰가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이 지사 사건 선고 전후 김씨가 권 전 대법관을 8차례 찾아간 게 밝혀져 의혹이 짙어졌다. 김씨는 이날 권 전 대법관을 통해 이 지사 사건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우리나라 사법부가 그렇게 호사가들이 짜깁기하는 생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다"고 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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