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게 하는 법

한겨레 2021. 10. 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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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애들이 저랑 안 놀아줘요. 혼내주세요." 3학년 담임하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이다.

"점심시간 중간에 철수가 속상해하면서 들어왔던데, 철수 말로는 너희들이 놀이 안 끼워줬다는데, 무슨 이유 있니?" "철수랑 놀면요. 맨날 규칙 안 지키고 자기 맘대로 해요. 어떨 때는 가위바위보 졌는데 안 졌다고 우긴단 말이에요. 점심시간 얼마 없는데, 몇 번 놀지도 못하고 그냥 끝난단 말이에요."

보통 초등 3학년 즈음 되면 상당 부분 자기중심적 사고를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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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마음 키우기]연재ㅣ우리 아이 마음 키우기

김선호 서울 유석초 교사

김선호ㅣ서울 유석초 교사

“선생님, 애들이 저랑 안 놀아줘요. 혼내주세요.” 3학년 담임하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이다.

“그래, 화났겠구나. 어디서 누구랑 놀고 싶은데 안 놀아주니?” 그러면 누가 같이 안 놀아준다고 얘기한다.

“음, 속상했겠네. 점심시간 끝나면 그때 선생님이 따로 불러서 이야기 들어볼게.” 점심시간 끝나고 수업 종소리에 아이들이 땀 흘린 채 들어온다. 해당 아이들을 불러 복도에서 이야기를 들어본다.

“점심시간 중간에 철수가 속상해하면서 들어왔던데, 철수 말로는 너희들이 놀이 안 끼워줬다는데, 무슨 이유 있니?” “철수랑 놀면요. 맨날 규칙 안 지키고 자기 맘대로 해요. 어떨 때는 가위바위보 졌는데 안 졌다고 우긴단 말이에요. 점심시간 얼마 없는데, 몇 번 놀지도 못하고 그냥 끝난단 말이에요.”

이쯤 되면 이제 같이 놀 수 있도록 타이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양보하고 배려해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는 이야기는 소용이 없다. 3학년 아이들도 안다. 놀이 중 자기만 생각하고 자기 마음대로만 하려는 친구를 반갑게 맞이할 아이는 없다.

보통 초등 3학년 즈음 되면 상당 부분 자기중심적 사고를 벗어난다. 자기중심적 사고를 3학년 이상이 되어도 유지하는 경우, 관계성 및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준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또래와 비슷한 시기만큼은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을까?

러시아 심리학자 비고츠키가 유치원 아이들에 대한 대상 실험을 통해 알아낸 방법이 있다. 그건 일상 안에서 아이들이 느끼기에 약간 어려운 과제를 제시해주는 것이다. 많이 어려운 과제를 주었을 경우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는 아이들은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어차피 다른 사람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약간 어려운 과제가 주어졌을 때는 타인(친구,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내게 약간 어렵듯이 다른 사람도 약간만 어려울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인의 협력을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를 한다. 그 과정 중 타인의 새로운 생각을 만난다. 그리고 서서히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쌓아나간다.

자녀가 초등 3학년 이상임에도 자기중심적 사고와 행동 방식을 보인다면, 두 가지를 고민해보자. 그간 아이에게 해결하기 많이 어려운 것들을 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는지, 또는 해결하기 약간 어려운 수행 거리조차 부모가 알아서 다 채워주고 해결해주었는지….

우리 아이의 신체, 언어, 흥미, 습관 등을 고려해서 약간 어려운 과제들을 제시해주는 것이 자기중심적 사고를 벗어나게 하는 속도를 높여준다.

“철수야, 오늘부터 네 방에 있는 쓰레기통은 네가 직접 분리수거를 해보자.” 분리수거를 하던 철수가 물어볼 것이다. “이거, 콜라 캔은 어디에 버리면 돼요?”

이런 작은 질문을 해온다면, 우리 아이가 자기중심적 사고를 벗어나는 좋은 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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