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 찍으면 틱톡 조회수 2배'..길거리 '무단촬영' 중국인, 못 잡나?
"제목에 '한국'만 들어가면 더우인(틱톡) 조회수가 2배로 뛰어요."
베이징에 거주하는 중국 국적의 리모씨(29)는 한국 유학 시절 경험을 살려 '한국 전문 인플루언서'를 꿈꾸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한국 여행은 못하지만 한국을 촬영한 영상을 틱톡에 게시한다. 일부 영상은 조회수가 수십만건을 훌쩍 넘겼다. 리씨는 "예전 한국 물건을 떼다 팔던 '따이궁'(보따리상)이 틱톡커로 바뀐 셈"이라며 "'한국' 단어만 들어가도 조회수가 급등한다"고 설명했다.
11일 중국의 영상 공유 앱인 더우인과 메신저 앱 웨이신, SNS 웨이보 등에서 '한국인의 일상' '한국 길거리 촬영' 등을 검색한 결과 한국의 풍경을 촬영한 영상을 수백건 이상 찾을 수 있었다. 강남역·홍대입구역 등 번화가에서 고정 카메라를 사용해 촬영한 영상이나 부산·인천 등 관광지의 해변을 찍은 영상도 쉽게 검색됐다. 인기 맛집 내부를 촬영한 영상도 등장했다.
문제는 이들 영상의 대부분에 등장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습이 모자이크나 필터로 가려지지 않고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이다. 해변에서 수영복을 착용하거나 노출도가 심한 옷을 입은 여성의 경우 '줌'을 사용해 밀착 촬영하기도 한다. 이렇게 게시된 영상은 수십만건에서 많게는 수백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다. '한국 여성은 중국 남성을 좋아한다' 등 근거 없는 낭설과 성희롱 댓글도 무분별하게 달린다.
중국 현지인들은 이같은 영상을 촬영하는 이유로 중국 내 한국 문화의 인기를 꼽는다. 2016년 '한한령'(한류 문화 금지령)으로 한국 문화의 인기가 시들해졌으나 최근 가수 BTS(방탄소년단)·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한국 문화가 조명받으면서 '한국' 단어에 조회수가 급등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이 줄면서 한국 길거리를 대신 체험하고자 하는 애호가들이 늘어난 것도 이유다.
사실상 무단으로 일반인들의 얼굴을 마구잡이로 촬영하는 셈이지만 단속과 검거는 쉽지 않다. 번화가 인근의 한 지구대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들고 촬영을 하더라도 단순히 길거리 영상을 촬영하는 것 자체만으로는 불법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중국 국적이라고 해 처벌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장에서 판단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법조계는 만일 단순 촬영이 아닌 특정 신체부위를 부각해 촬영하거나 반복적으로 특정 인물을 촬영했다면 외국인이라도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레깅스나 수영복·타이트한 의상 등 촬영시 성적 수치심이 들 수 있는 복장의 경우 공공장소 촬영도 처벌받는다. 지난 1월 버스에서 레깅스만 입고 있던 여성의 하의를 8초간 촬영한 남성이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형사 전문 김기윤 변호사는 "단순히 촬영을 한다고 해서 처벌받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인물의 얼굴 역시 개인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찍어 공개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며 "중국인이라고 하더라도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를 경우 당연히 국내법에 따라 처벌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 여성의 신체부위가 노출된 영상이라면 촬영 구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이 적용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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