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7억→720억, 김태욱 회사 대박 난 비결은

이종화 2021. 10. 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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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밀리SC 이달 상장..가수 출신 김태욱 대표 인터뷰
아이웨딩으로 결혼시장 평정
이번엔 화장품 '롬앤'으로 돌풍
색조 앞세워 작년 720억 매출
소비자와 아이디어 수시 교환
'팬과 함께 만든 화장품' 각인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팬덤'
총판매서 수출 비중 70% 달해
웨딩사업과 시너지 강화할것
김태욱 아이패밀리SC 대표가 11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자사의 색조화장 브랜드 롬앤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롬앤은 소비자들로 구성된 팬덤을 중심으로 3년 새 4배 성장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국내 브랜드지만 국내 팬덤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인을 매료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화장품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패밀리SC의 김태욱 대표는 11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롬앤의 성장 비결을 이같이 설명했다. 롬앤은 아이패밀리SC 화장품 사업부가 2016년 출시한 색조화장품 전문 브랜드다. 이듬해 매출 7억원을 올리더니 지난해엔 무려 72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3년 만에 무려 102배 폭풍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아이웨딩으로 국내 웨딩 시장을 평정한 데 이어 화장품에서까지 또 다른 성공신화를 써 나갈 태세다. 롬앤의 성공에 힘입어 아이패밀리SC는 이달 말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롬앤이 성장해 온 배경은 일반적인 화장품과 다르다. 대부분의 화장품 브랜드는 유명 연예인 광고 등 마케팅에 천문학적인 돈을 사용한다. 브랜드 인지도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반대로 롬앤은 소비자들과 친숙해지며 이들을 바탕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팬덤 마케팅을 활용했다. 소비자 요구를 재빨리 읽고 반영해주며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와 실제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심어줬다. 실제로 롬앤이 마케팅에 사용한 비용은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 대비 5% 수준에 불과하다.

김 대표는 "대규모 자본을 갖춘 소수 기업이 시장을 지배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 화장품 시장은 공급자가 무수히 많다"며 "결국 소비자의 요구와 불만을 가장 먼저 읽고 개선해 나가는 브랜드가 살아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롬앤의 경쟁력은 이 부분에 있다. 소비자가 직접 참여해 그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소통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국내 브랜드인 만큼 롬앤의 팬덤이 국내 시장에만 있을 것 같지만 이는 큰 오해다. 유통사 등을 통한 간접수출 비용까지 더하면 롬앤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김 대표는 "BTS와 오징어 게임 모두 요란한 마케팅 없이 자기만의 콘텐츠로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며 "이들과 유사하게 롬앤도 롬앤만의 화장품 콘텐츠를 제공했고, 이게 해외 시장에서 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롬앤은 중국,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롬앤은 국내 팬들과 소통하듯 각국 소비자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부지런하게 의견을 주고받는다.

김 대표가 색조 화장품 브랜드를 만든 것도 팬덤을 형성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사실 색조 시장은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약 25%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색조 화장품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비자 이동이 쉽게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김 대표는 "롬앤의 콘텐츠로 녹여내기에 색조 화장품이 가장 좋았다"며 "팬덤 문화에 익숙한 MZ세대의 목소리를 담기에도 색조 화장품이 유리하고 한류 콘텐츠와의 연계도 가능해 브랜드를 세계화하는 데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수요를 읽어 제품을 출시하는 만큼 상품 운영이 효율적인 것도 롬앤의 특징이다. 롬앤은 2019년 70개, 지난해엔 66개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도 35개의 신제품을 내놨다. 단순히 많은 상품을 내놓는 게 아니다. 80% 이상 제품들은 단종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점차 세분화되는 취향과 선호도를 읽어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항상 브랜드에 깊게 관여하는 소비자의 의견과 요청 사항을 읽어 신제품을 출시해 실패할 확률이 낮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립틴트와 아이섀도 제품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화장품 시장에서 큰 파이를 차지하는 베이스 상품을 보강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롬앤이 팬덤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아이패밀리SC가 함께 펼치고 있는 IT웨딩컨설팅사업 덕분이다. 김 대표는 "웨딩에서 메이크업은 매우 중요한 만큼 원래 아이패밀리SC에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인프라스트럭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 준비는 수개월이 소요되는 작업인 만큼 고객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얻은 고객 관리 노하우도 롬앤이 소비자 수요를 읽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웨딩 사업과 화장품 사업 간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결혼 적령기에 해당하는 20·30대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신규 스킨케어 브랜드를 내년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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