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 시대, 고도화된 환기장치 보급 절실

박소라 2021. 10. 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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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한창이다. 다중이용시설과 감염취약시설 중심으로 연쇄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연쇄 감염의 구체적인 원인은 제각각 다르지만 공통적인 감염 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환기가 어려운 공간'이다. 환기는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실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실내에서 코로나19의 공기 전파를 막기 위해선 거리두기보다 환기가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비말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에어로졸에 섞여 전파되기 때문에 거리두기보다는 환기를 늘리고 밀폐된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연구진 역시 환기와 비말 제거율 실험에서 환기의 효과성을 입증한 바 있다.

힘펠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환기와 비말제거율 실험을 진행했다. 중·고등학교 교실 크기의 공간에서 실내 공기를 시간당 12회 바꾸는 속도로 환기하면 공기 중에 통상 10분 전후로 머무르는 비말의 88%가 제거됨을 확인했다.

환기는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필수 생활수칙이 됐지만 어떻게 하면 환기를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전국 학교에서 등교 개학이 이뤄지고 있다. 비말을 통해 전염되는 코로나 바이러스 특성상 수업이 이뤄지는 교실은 감염 위험이 매우 큰 공간이다.

교육당국은 집중 방역 기간을 운영하면서 안전한 등교 개학이 될 수 있도록 학교 방역지침을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 억제를 위해 가장 중요한 환기 지침과 설비에 대한 개정은 그대로다. 환기가 우리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기본 방역수칙임에도 잘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도는 미흡하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2시간에 한 번씩 환기하고, 냉난방기를 가동할 때는 모든 창문의 3분의 1 이상을 열어 둔 채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 가 보면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환기가 충분히 됐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지나친 환기로 냉난방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는 문제가 생긴다.

지정된 시간마다 창문 등을 여는 천편일률적인 환기로는 효과를 보기가 쉽지 않다. 코로나19를 예방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환기가 필요하다. 효과적인 환기를 하려면 실내 환경과 공간, 밀집도, 바람의 영향 등을 측정하고 분석해서 환기 방법에 차이를 둬야 한다.

고도화된 환기장치의 보급이 필요한 때다. 업계에서 최근 개발하는 환기장치는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실내 오염물질을 실시간 측정하고, 환경 변화를 분석해 오염 물질을 제거한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연동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해서 건물 관리자에게 알리는 등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한 관제시스템도 구현해 가고 있다.

사용자가 번거롭게 시간을 확인하고 직접 움직여서 문을 열지 않아도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실내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환기는 필연적으로 냉난방 에너지 손실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환기의 필요 정도를 측정해서 최적의 환기량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환기를 '잘'한다는 것은 실내 공기 질 개선을 통한 개인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물론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돼 친환경 흐름에도 부합한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환기장치의 효과성을 인지해서 환기법안을 강화하고, 다양한 사업과 과제를 확대하고 있다. 공동주택의 경우 기존 100가구에서 30가구 이상 가구로 설치 의무화가 강화됐으며, 노유자 시설에 대한 설치 기준이 강화됐다.

서울시에서는 2009년 이전에 건축돼 환기시설 설치 의무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중소 규모의 국공립 어린이집에 환기장치를 설치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예방과 에너지 절감에 기여하는 시의적절한 사업으로 판단된다.

임태규 힘펠 연구소 상무

안전하고 쾌적한 실내 공간에 대한 수요는 지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도화된 환기장치의 보급은 단순히 업계 성장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감염병에 대한 불안, 미세먼지로 인한 불편으로 인해 현 시장에서 가장 요구되는 산업이다.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고, 더 나아가 지구의 환경을 지킬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한 때다.

임태규 힘펠 연구소 상무 lim.tae.gyu.1967@himp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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