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길? 가시밭길?..벤투호 운명은 96라인 듀오 시너지에 달렸다

황민국 기자 2021. 10. 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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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황인범(왼쪽)과 김민재. 대한축구협회 제공


비단길이냐, 아니면 가시밭길이냐. 카타르로 가는 최대 고비인 ‘이란 원정’의 승패에 따라 벤투호의 앞날도 바뀐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 축구는 유독 이란과 원정에서만 만나면 잔혹사(2무5패)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고전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2)은 12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릴 이란과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은 다를 것이라며 반전을 벼르고 있다.

벤투 감독은 이란전에 대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상대에게도 쉽지 않은 경기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벤투 감독이 믿는 구석은 이란 원정 경험이 없는 96년생 듀오의 시너지 효과다.

그동안 대표팀의 주축은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마인츠), 황의조(이상 29·보르도) 등 92라인 3총사였다. 화려한 골 사냥을 벌이던 이들이 제 몫을 해주면서 한국 축구도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화려한 공격도 든든한 중원과 수비가 버텨줘야 힘을 내는 법이다. 이들보다 4살이 어린 김민재(페네르바체)와 황인범(이상 25·루빈 카잔)이 각각 수비와 중원에서 대표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김민재는 장신(1m90)이면서도 빠를 뿐만 아니라 정교한 발 밑 기술까지 자랑한다. 황인범은 날카로운 전진패스와 절묘한 템포 조절을 책임지는 존재다. 7일 시리아전에서 종료 직전 손흥민의 짜릿한 극장골을 어시스트한 게 김민재였고, 통렬한 중거리 선제골을 터뜨린 게 황인범이었다.

특히 김민재는 이란전의 ‘키맨’으로 주목받는다. 이란은 전통적으로 탁월한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공격진들이 몸싸움과 공중볼 다툼에 능하다. 이란 공격진에는 메흐디 타레미(포르투)사르다르 아즈문(제니트) 등 결정력과 피지컬을 갖춘 경계 대상이 즐비하다. 김민재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다행히 김민재도 거친 수비라면 밀리지 않는다.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유럽 무대에 적응한 그는 “특정 공격수를 의식하는 것보다는 주변 형들과 얘기하면 잘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이란전 상대전적도 나쁘지 않다. 김민재는 2017년 8월31일 A매치 데뷔전 상대로 이란을 만나 무실점(0-0 무)을 거뒀다. 2019년 6월 평가전에도 1-1 무승부를 거둬 2경기에서 1실점만 허용했다. 다만 이번 원정에선 비디오 판독(VAR)이 없다는 점에서 신중한 수비가 요구된다.

황인범은 이란전에서도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도맡아야 한다. 그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때와 뛰지 않을 때의 경기력 차이는 천양지차. 황인범은 2년 가까이 대표팀을 떠나 있었지만 러시아 루빈 카잔에 이적한 뒤 기량이 한층 성장했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측면 빌드업이 모두 그의 발 끝에서 이뤄진다. 상대 수비의 뒷 공간을 노리는 침투 플레이 때 여지없이 그의 전진패스가 나온다. 김민재가 후방을 안정적으로 틀어막는다면, 황인범이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그림인 셈이다.

김민재는 “동갑내기 친구끼리 서로의 경기에 대해 늘 의견을 주고 받으며 긍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96년생 듀오인 황인범과의 시너지 효과를 예고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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