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대만에 미군이 다시 '등장한' 이유는 / 박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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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초반 대만해협은 '전쟁중'이었다.
1979년 미중 수교로 미국과 대만이 단교하면서, 대만에서 미군은 공식 철수했다.
대만 <연합보> 는 퇴역 해군 중장의 말을 근거로, 대만에 미군이 300~450명 정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연합보>
미국은 이 시점에서 '대만의 미군' 카드를 꺼내 중국을 향해 더 이상의 긴장 고조를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중국의 반응을 떠보려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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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1950년대 초반 대만해협은 ‘전쟁중’이었다. 무력으로 통일을 완수하려던 마오쩌둥의 전략 아래, 1954년 9월부터 중국군은 푸젠성과 대만 본섬 사이의 진먼다오(금문도)에 대규모 포격을 계속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그해 12월2일 미국과 대만은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고, 대만에는 미군이 주둔하게 되었다. 미군기지가 건설되고 핵미사일도 배치되었다. 베트남전 기간에는 약 3만명의 미군이 대만에 주둔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대약진 정책 실패로 위기에 빠진 1962년, 장제스 대만 총통은 무력으로 ‘본토 회복’에 나서려 준비하기도 했다. 중국과의 충돌을 원치 않던 미국은 장제스의 공격 계획을 단념시켰다. 1979년 미중 수교로 미국과 대만이 단교하면서, 대만에서 미군은 공식 철수했다. 타이베이의 옛 미군사령부 건물은 이제 미술관으로 쓰인다.
지난 7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군 특전사와 해병대 병력 20여명이 대만에서 대만군 훈련 업무를 수행한 지 1년이 넘었다고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런데, 1979년 미군 철수 뒤 대만에서 미군의 활동은 이번이 처음일까. 사실상 미국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주대만협회 수비 업무를 위해 파견된 군 관계자들이 있다. 또, 미국이 대만에 판매해온 무기 운용과 유지에는 상당한 미군 쪽 인원이 필요하다. 매년 3500~4000명의 미 국방부 관리들이 대만을 방문해왔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한다. 지난해 11월 대만 해군은 미 해병대 특수부대가 대만 남부 기지에서 중국의 침공에 대비해 특수부대를 훈련시켰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만 <연합보>는 퇴역 해군 중장의 말을 근거로, 대만에 미군이 300~450명 정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보도가 새로운 것은 ‘미군이 대만군을 훈련시킨다’가 아니라, 미국 정부가 이를 미 언론에 공개했다는 점이다. 왜 이 시점에 이 보도가 나왔을까. 중국 군은 지난 1일부터 나흘 연속 전투기와 폭격기 149대를 동원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는 등 무력 시위를 계속 벌이고 있다.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은 지난 6일 “중국이 2025년까지 대만에 대한 전면적 침략을 감행할 준비를 완벽하게 끝낼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중국은 대만군의 사기를 꺾고, 대만 사회에 ‘중국에 대항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는 여론을 확산시키려는 압박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은 이 시점에서 ‘대만의 미군’ 카드를 꺼내 중국을 향해 더 이상의 긴장 고조를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중국의 반응을 떠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대만과의 단교, 조약 폐기, 철군 3원칙은 중미관계의 전제”라며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와 대만과의 군사적 연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10월10일 신해혁명 110주년을 맞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조국 통일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주권 확보와 국토 수호를 견지하겠다”고 맞섰다. 중국이 실제로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을 시도할지, 대만이 공격 받으면 미국이 군사적 개입을 하게 될지, 누구도 답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좁은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은 고조되고, 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언급’되었고, 아프가니스탄 조력자들을 구출하는 ‘미라클 작전’에 투입된 한국 공군기는 대만 영공을 통과했다. 대만을 둘러싼 긴장은 한국과 무관하지 않다.
박민희 논설위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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