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 임해종 가스안전공사 사장 "수소 안전 한 단계 더 도약"

김민수 2021. 10. 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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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해종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김민수 기자 mskim@etnews.com

'수소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수소는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시스템을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에너지원 중 하나기 때문이다. 수소 생산과 저장·운송, 활용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변혁이 일어날 전망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지난해 7월 수소안전전담기관으로 지정됐다. 액화수소 등 수소경제 새 분야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수소충전소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등 수소경제 전반에 안전을 확립하는 책무를 부여받았다. 또 전통 가스산업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디지털전환 등 업무도 추진해야 한다.

임해종 가스안전공사 사장은 지난해 9월 취임했다. 가스안전공사가 변혁기를 맞은 사이 쉽지 않은 과제를 차근차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가스안전사고 발생 건수를 두 자릿수로 줄였다.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사고 발생 건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또 수소안전기술원을 확대 개편하고, 수소 안전 관련 인력도 80명까지 확대했다.

임 사장은 향후에도 기존 가스산업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선제 예방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수소안전 관련 인력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수소안전 제도도 강화해 가스안전공사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킨다는 각오를 밝혔다.

양종석 전자신문 산업에너지부장(오른쪽)이 임해종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을 만나 경영 성과와 수소 안전 생태계 조성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양종석 산업에너지부장

-가스안전공사 사장에 취임한 지 1년 됐다. 소회는.

▲작년 9월 취임 이후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상황에도 차질없이 가스안전을 확보했다. 수소경제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도 바쁜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부터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면서 가스 안전관리에 있어서도 비대면·디지털로 전환 요구가 점차 커졌다. 스마트 검사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가스 안전관리 분야 고도화를 착실히 추진했다. 현 정부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인 수소경제 활성화에 대한 로드맵과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숨 가쁘게 추진해온 1년이었다.

-취임 1년간 주요 경영 성과는 어떤 것이 있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정상적 가스 안전관리 업무수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가스 사고를 지속적으로 줄였다. 수소경제 사회로 전환을 위한 기틀도 튼튼히 마련했다. 서민층 대상 액화석유가스(LPG) 시설 개선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비대면 스마트검사 기반을 구축하는 등 성과도 거뒀다.

지난해 가스 사고는 총 98건 발생했다. 가스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1995년 577건과 비교해 83% 줄었다. 올해 8월 말까지는 총 55건의 가스 사고가 있었다. 작년 같은 기간 62건보다 11%가량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지난해 7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안전 전담기관으로 선정된 이후 전담조직인 '수소안전기술원'을 신설했다. LPG 사고를 감축시키기 위해 지난 10년간 서민층 시설개선 사업을 수행했다. 약 75만 서민층 가구의 노후화된 고무호스를 금속배관으로 교체하는 LPG 시설 개선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외 모바일 기기로 현장에서 일괄적으로 가스시설 검사업무를 수행하는 '스마트 검사시스템(KGS 스마트온)'을 지난 7월부터 전면 시행하고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지난해 7월 수소안전전담기관으로 지정됐다. 그간 주요 추진 실적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수소안전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도와 기준을 마련했다.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관련 업계를 지원하는 등 수소안전전담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조금 더 설명드리자면 먼저 수소상용차의 안전한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수소버스·충전소 부품 시험평가센터와 세계 최초로 수소용품을 검사할 수 있는 수소용품 검사지원 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국민에게 수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면서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수소 가스안전 체험 교육관도 건립할 예정이다.

또 내년 2월부터 실시되는 수소용품 법정검사를 대비해 수소용품 안전기준을 연내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충전소 안전성평가·정밀안전제도도 마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소충전소 안전한 운영을 위해 충전소 안전점검 장비 무상대여, 검사 수수료 지원, 기술컨설팅 등을 추진한다.

-수소안전전담기관으로서 수소충전 안전관리 방안도 추진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나.

▲수소경제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안전 생태계를 선제 조성해야 한다. 이에 가스안전공사는 안전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낮추면서 수소경제를 뒷받침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특히 고압가스를 50년 가까이 다뤄온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사업자 안전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수소충전소 점검장비 무상임대 사업을 올해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는 가스안전공사가 고가 안전점검장비 4종을 구매해 수소충전소에 무상으로 대여하는 사업이다. 약 800만원 상당 장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수소충전소를 대상으로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수소 품질검사 수수료를 지원하는 사업도 병행한다. 비용 50%를 지원하고 있고, 충전소당 연간 약 211만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전국에 위치한 수소충전소 이상신호를 감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지난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충전소 안전장치 작동 등에 이상신호가 발생하면 즉시 공사 상황실에 경고알림이 전달되고, 지역에 근무하는 직원이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디지털과 뉴노멀 시대에 대비한 가스안전관리 추진 계획도 만들었다고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추진하고 있나.

▲지난해 '뉴노멀 가스안전혁신'을 선포했다. 포스트 코로나, 수소경제 등 국내외 상황을 반영하고 약 반세기 동안 가스안전관리 역사를 거치며 형성된 안전관리 경험을 집대성했다. 뉴노멀 가스안전혁신은 사고감축 혁신, 뉴노멀 혁신, 수소안전 혁신, 상생·신뢰 혁신 등을 골자로 52개 과제로 구성됐다. 올해부터 추진해 2023년 과제를 완료할 예정이다.

주요 과제로는 부탄캔·일산화탄소(CO) 중독사고 예방대책, 스마트검사 도입, 빅데이터 기반 사고 예측, 가스제품 국산화 기술 지원 등이 있다. 현재 내·외부 전문가와 함께 주기적으로 실적을 점검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개선점을 도출하고 있다.

뉴노멀 가스안전혁신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는 2023년에는 가스 사고지수 3.62(100만명당 가스사고 피해) 달성, 스마트와 정보기술(IT) 기반 비대면 가스안전관리 정착, 뉴딜 수소안전관리정책 100% 이행 등 가시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1년간 수소안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써왔다고 했다.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느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나라가 수소경제를 확장하겠다는 의욕이 넘치는데 이를 위한 저변을 잘 갖춰야 한다. SK나 효성 같은 민간 대기업도 수소를 생산하는데 막대한 투자를 하려고 한다. 수소가 많이 생산되면 어디에 쓸 수 있을지 점차 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수소경제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수시로 의견을 교환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정부의 코디네이션 역할이 중요하다. 수소안전은 모든 부분에 관여한다.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기술, 수소 액화기술, 수소를 관으로 연결하는 기술, 수소탱크를 제조할 때도 안전 기술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수소를 활용하는 단계에서도 연료전지나 각종 밸브, 충전소 등과 같이 연관될 것이다.

-최근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도 디지털전환을 어떻게 접목할지 화제다. 가스안전공사는 디지털전환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가스안전공사는 스마트온 시스템을 개발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검사원들이 노력을 줄이면서 업무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그간 검사원이 그동안 서류를 잔뜩 가지고 가서 현장에서 일해야 했다. 이제는 각 검사원이 태블릿PC로 가스안전 검사 업무를 할 수 있다.

-향후 가스안전공사의 주요 경영계획은 무엇인가.

▲가스안전공사는 준정부기관이다. 자본금을 투자해서 순이익을 내는 공기업은 아니다. 전 국민이 가스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스사고를 줄이는 것이 제일 큰 목적이다. 안전 제도를 바꾸거나 진단 제도를 만들거나 시설을 튼튼하게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고를 줄여야 한다.

다행히도 가스안전사고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1990년대에는 연간 500~600건 사고가 보고됐다. 올해는 90건 내외까지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큰 공장에서 대형사고가 안 나게 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관련 투자를 하겠다. 또 수소안전 관련해서 큰 '점프'를 해야 할 시기다. 올해까지 수소안전과 관련해 한 발짝 나아갔다면 재임기간 동안 서너 발짝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임해종 사장은

1958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났다. 청주고를 나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1981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에 입문했다. 공직생활 중에 영국 서섹스대 대학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2011년까지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했다. 기획예산담당관, 공공혁신기획관, 공공정책국장 등 요직을 거쳤다. 공직생활 이후에는 2011년에서 2014년까지 KDB 산업은행 감사를 지냈다. 2015년 가천대 대학원 회계·세무학 박사과정도 수료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가스안전공사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가스안전공사 본사가 고향처럼 편하다고 한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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