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패한 선수" 마사의 용감한 고백, 그는 오늘도 '인생'을 건다[SS현장]

정다워 2021. 10. 1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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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개월.

10일 안산 그리너스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후 마사가 "나는 축구인생에서 실패한 선수"라고 말한 배경이다.

지난해 수원FC에서 승격을 경험해본 마사는 "분위기가 좋다고 승격하는 것도, 안 좋다고 못하는 것도 아니다. 하기 나름이다. 찬스가 온 만큼 인생을 걸어야 한다"라며 대전과 함께 1부리그에 입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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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안산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대전의 마사.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기자] 22개월.

일본 출신 공격수 이시다 마사토시(26·대전하나시티즌), 등록명 마사는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고향에 가지 않은 채 22개월간 한국에 머물고 있다. 비행기로 3~4시간이면 집에 갈 수 있지만 그는 타지에서 홀로 오랜 기간 체류하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갈 기회가 있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점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한국에 남기로 했다. 1부리그인 강원FC로 이적한 만큼 2021시즌에는 더 도약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간절했던 마음이 현실의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마사는 개막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이후 갈비뼈 부상을 당했고, 팀 전술상 자신이 가장 취약한 윙어 포지션을 맡게 되면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2부리그인 대전 유니폼을 입었다. 단 6개월 만에 다시 2부리거가 된 것이다. 10일 안산 그리너스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후 마사가 “나는 축구인생에서 실패한 선수”라고 말한 배경이다.

마사는 고교 시절 전국에서 알아주는 공격수였다. J리그 유스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손에 꼽히는 후나바시고등학교의 에이스였다. 일본 관동 지역에서는 그를 대적할 선수가 많지 않았다. 졸업 후 J리그 교토 상가와 5년 장기계약을 맺은 것도 그의 잠재력이 컸기 때문이었다. 신인에게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고 그는 프로 무대로 향했다. 이후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다. 마사는 성인 무대 적응에 실패하며 J2와 J3 팀으로 임대를 전전했고, 2019년 밀려나듯 K리그2 안산으로 향했다. 지난해에는 수원FC의 승격을 이끌며 주목받았다. 고대했던 1부리그에 입성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다시 2부리그로 내려왔으니 좌절감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마사는 “강원으로 갈 때 인생 그래프가 올라갔지만 지금 다시 떨어졌다”라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1부리그 강원에서 뛰던 마사.제공 | 프로축구연맹
그렇다고 마사가 자신을 실패자로 규정한 채 방관하는 것은 아니다. 해트트릭으로 대전의 준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을 이끈 그는 “오늘 경기를 통해 인생이 바뀔 수 있다. 인생을 걸고 하겠다”라면서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부리거에 머물지 않고 다시 1부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굳은 각오였다.

마사는 원래 성실하기로 유명한 선수다. 통역이 없던 안산 시절 한국어를 배우는 데 매진할 결과 지금은 한국어를 꽤 알아듣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날도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어로 소감을 밝혔다. 어설펐지만 의미는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이다. 수원FC 시절에도 그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쉬는 날에도 언덕을 달렸다. 과거의 영광에 취하지 않은 채 앞을 보며 사는 캐릭터다. 이날도 프로 커리어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지만 “활약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보통이었다. 더 수정해야 한다”라며 자신의 경기력을 먼저 언급했다. 마사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었다.

마사가 다시 인생 그래프를 상승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전은 최소 4위를 확정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3위를 유지하면 홈에서 경기를 치른다. 아직 2위 FC안양과는 4점 차라 역전의 여지도 남아 있다. 지난해 수원FC에서 승격을 경험해본 마사는 “분위기가 좋다고 승격하는 것도, 안 좋다고 못하는 것도 아니다. 하기 나름이다. 찬스가 온 만큼 인생을 걸어야 한다”라며 대전과 함께 1부리그에 입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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