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14일 취임 1년..'인류의 상상을 현실로'

박주연 2021. 10. 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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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인류위한 혁신 속도…로보틱스·UAM·자율주행 등 신사업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지난해 10월14일 현대차그룹 회장직에 취임한 정의선 회장은 지난 1년간 로보틱스·UAM(도심항공모빌리티)·자율주행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수소사업 확대와 탄소중립 등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위한 활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그룹 주요 계열사도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인류의 삶과 행복, 진보와 발전에 대한 기여가 기업의 본질적 사명이라는 정 회장의 평소 지론과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 그룹 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새해메시지에서 "그룹 임직원 모두가 변함없이 지켜야 할 사명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가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7월 미국 방문 당시에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난관이 있더라도 우리 세대가 역할을 하고 극복하고 반드시 해내야 한다"며 미래 세대를 위해 전지구적 기후변화 해법을 찾는 것이 우리 세대의 책임과 의무라는 점도 강조해왔다.

"기술은 인간을 위한 수단"…이동의 무한 진화, 상상의 현실화


로보틱스·UAM·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정 회장의 구상은 현대차그룹의 민첩한 도약을 가속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 분야로 로보틱스를 선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기로 하고, 올해 6월 M&A를 완료했다.

보스톤 다이내믹스는 지난해 출시한 4족 보행로봇 '스팟', 연구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개발하는 등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 인지, 제어 등 종합적인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보스톤 다이내믹스는 내년 중 최대 23kg의 박스를 시간당 800개 싣고 내리는 작업이 가능한 물류로봇 '스트레치'를 상용화하고 제조, 물류, 건설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그룹 내 조직인 로보틱스랩도 웨어러블 로봇, AI서비스 로봇, 로보틱 모빌리티 등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을 돕기 위한 의료용 착용로봇 '멕스' 개발자들에게 "이 기술이 필요한 사람은 소수일 수 있지만 우리는 그분들의 꿈을 현실로 이뤄줄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중 누구에게도 이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인류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니 최선을 다해 개발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로보틱스랩은 의료용 착용로봇 '멕스'와 함께, 생산현장에서 고개를 들고 장시간 근무하는 작업자를 보조하는 착용로봇 '벡스', AI서비스로봇 '달이', 로보틱 모빌리티 '아이오닉 스쿠터' 등을 공개했다. 최근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협력해 스팟을 활용한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을 개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이동공간을 하늘로 확장하는 UAM 대중화 기반도 다지고 있다. UAM은 현대차그룹의 지향점인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중요한 축이다. 정의선 회장은 사내 UAM사업부 관계자들에게 "인류가 원하는 곳으로 스트레스 없이 갈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서비스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구체적인 UAM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선보인다. 또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해 독보적인 효율성과 주행거리를 갖춘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 개발도 추진한다. UAM 이착륙장 관련 협업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와의 업무협약을 비롯해 LA 등 미국 주요 도시, 싱가포르 등과 신규시장을 열기 위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으며, 미국 워싱턴에 UAM 법인을 설립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에서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공개했다. 모셔널은 글로벌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와 협력해 2023년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활용한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한다. 모셔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네바다주에서 업계 최초로 무인 자율주행 테스트 면허를 취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수소에 '진심'…기후변화위기 극복 위한 강력 의지


지난달 현대차그룹이 개최한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는 정의선 회장이 그리고 있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을 입체화한 자리라고 평가받는다.

현대차그룹은 이 자리에서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수소비전 2040'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기술, 수소모빌리티 등 청사진을 공개했다.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으며, 무인 장거리 운송 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 '트레일러 드론'과 100kW급, 200kW급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 시제품도 공개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은 책임감 있는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수소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평소 그룹 내에서도 "현대차그룹이 수소에 투자하는 것은 우리가 가능한 기술적 수단들을 모두 활용해 미래를 지키려는 차원이지 않느냐"라고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를 통한 글로벌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 'HTWO 광저우'를 착공했다.

정 회장은 기후변화 이슈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화두를 제시하고, 현실화하기 위한 글로벌 공감대 확산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지난해 회장 취임 직후 첫 공식행보로 국내 수소경제 컨트롤 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올해는 국내 기업들의 수소 사업 간 협력을 촉진하고 수소산업 저변 확대를 위한 CEO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출범을 주도했다. 해외에서도 '수소위원회' 공동회장 등을 맡아 수소의 글로벌 의제화에 기여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차는 승용에 이어 상용도 해외에서 주목하고 있다. 스위스에서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50여대가 달리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를 통해 2023년부터 미국에 30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독일 뮌헨시에 수소버스인 '일렉시티'를 인도했다.

[서울=뉴시스] 현대차그룹은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에서 그룹의 미래 수소전략인 수소비전 2040과 핵심 수소기술,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새로운 수소모빌리티, 연료전지시스템 등을 발표했다. 하이드로젠 웨이브는 현대차그룹이 처음 선보이는 수소 관련 글로벌 행사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수소사회를 조기 실현할 수 있도록 큰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하이드로젠 웨이브에 참석한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1.09.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는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바탕으로 아이오닉 5, EV6, GV60를 차례로 출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거리, 상품성, 안전성은 물론 V2L(Vehicle to Load) 등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차량 중 전동화 모델 비중을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모델로 출시하고, 2030년까지 총 8개 차종으로 구성된 수소 및 배터리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한다. 기아는 2035년까지 주요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90%로 확대한다.

도전적 동기부여…내부 구성원과 폭넓은 소통


정의선 회장은 사내에서 "자동차 판매로 1등을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진보적인 기업문화가 정착돼 인재들이 가장 오고 싶은 회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주 언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과감하게 시작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빠르게 시도하는 조직문화를 기대하고 있다. 기업의 창의적 변화는 내부 구성원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믿기 때문에 사내 기업가 마인드와 개척자 정신도 강조한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은 '수직적인 순혈주의'로 평가받던 현대차그룹의 조직문화를 확 바꿨다. 유연 근무제, 복장·점심시간 자율화, 자율좌석제 등을 도입했고, 직급체계도 단순화했다.

임직원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점프업 아이디어 공모전'도 매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공모전에는 '전기차를 충전하며 보내는 시간을 특별한 고객경험의 시간으로 재창조한 아이디어'와 '스마트폰 원격 제어로 차량을 살균할 수 있는 아이디어' 등 5000건이 넘는 아이디어가 모였다.

정 회장은 최근 거점 오피스와 오픈 이노베이션 공간을 비롯해 '위드 코로나'에 대비한 근무형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판교, 성내 등 최근까지 8곳의 거점 오피스를 마련했고 다른 그룹사들도 거점 오피스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클라우드 방식의 신 업무 플랫폼 도입 이후 효율적 재택 근무를 위한 시스템 고도화도 지속 추진 중이다.

정의선 회장은 평소 최대한 직원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려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타운홀 미팅에서 "저는 우리 임직원들을 믿는다. 같이 하면 정말 되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고 신뢰를 표했다. 2019년 타운홀 미팅에서는 청년세대 관련 도서인 '그러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를 소개한 뒤 세대차이에 대한 임직원의 생각이 궁금하다며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알려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속 성장 견인…美 33.1%·유럽 28.3% 성장


[서울=뉴시스] 현대차그룹은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에서 그룹의 미래 수소전략인 수소비전 2040과 핵심 수소기술,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새로운 수소모빌리티, 연료전지시스템 등을 발표했다. 하이드로젠 웨이브는 현대차그룹이 처음 선보이는 수소 관련 글로벌 행사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수소사회를 조기 실현할 수 있도록 큰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하이드로젠 웨이브에 참석한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1.09.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정의선 회장은 그룹의 미래 신사업에 속도를 내면서도 본업인 '자동차 제조·판매'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도 '고객'과 '품질'이라는 키워드로 현대차그룹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신차와 고객맞춤형 서비스로 완성차 경쟁력을 확보했고,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양사는 올해 9월까지 505만여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13.1% 성장했다. 지난해 팬데믹 영향으로 인한 감소폭을 빠르게 만회하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시장에서 산업수요 성장률을 옷돌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가 올 9월까지 13.3% 증가하는 동안 양사는 117만5000여대를 판매, 33.1% 성장했다. 시장점유율은 10%로, 전년 대비 1.5%p 높아졌다. 유럽에서는 지난 8월까지 66만3천여대를 판매해 작년보다 28.3% 늘었다. 유럽 전체 산업수요가 12.7% 증가에 그쳐, 현대차·기아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7.1%에서 올해 8.1%로 1% 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차·기아는 SUV와 고급차, 고성능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제네시스는 9월까지 국내를 포함 전세계에서 전년 동기 9만1000여대보다 57% 확대된 14만4000여대를 판매했다. 제네시스는 올해 유럽과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세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올 9월까지 전년 대비 68% 증가한 53만2000여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수소전기차를 포함한 전체 전기차 판매는 17만6000여대로 전년대비 70% 신장했다. 넥쏘 수소전기차는 지난해 세계 수소전기차 중 최초로 누적 판매 1만대를 넘어섰고, 이르면 올 연말 누적 2만대 판매도 기대된다.

세계 정상급 모터스포츠 대회인 WRC에서도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현대차는 WRC 진출 5년만인 2019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제조사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으며, 올해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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