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교과서 行馬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1. 10. 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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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2회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박정환 九단 / 黑 탄샤오 九단
제26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제2보>(16~27)=박정환(28)은 조남철 김인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로 이어져 내려오는 한국 바둑 1인자 계보 중 한 봉우리다. 현재는 그 바통을 신진서에게 넘겨주는 과정이다. 박정환의 세계 메이저 정복 횟수는 4회. 이창호(17회), 이세돌(14회), 조훈현(9회), 유창혁(6회)에 이은 역대 5위인데 아직 추가 우승 여력도 충분하다.

흑이 ▲에 걸쳐가면서 첫 전투가 발발한다. 16, 18은 우선 근거부터 마련하겠다는 뜻. 여기서 19는 어땠을까. 보통 급소로 꼽히는 호구(虎口) 자리이긴 하지만 너무 ‘교과서적 행마’란 지적을 받았다. ‘가’와 ‘나’를 가볍게 교환한 뒤 손을 빼 ‘다’에 붙여 빨리 안정하고 싶다는 것(최규병 9단). 실전은 19로 20을 강요한 다음 21로 협공하면서 갑자기 급류를 타기 시작했다.

22와 23의 한 칸 뜀은 모두 당연한 수들. 다음 백의 착점이 주목되는 순간 24가 떨어졌다. 흑 ▲까지 겨냥한 최강의 선택이었는데 조금 과격했다는 중론. 24로는 참고도 1, 3으로 파호(破戶)하면서 우변 백의 안형(眼形)을 만드는 작전이 바람직했다. 그랬으면 9까지, 위아래 백이 모두 안정하면서 우변 흑 한 점을 공격 사정권 안에 가두는 진행이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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