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기특해" 류승룡, 10년 지나도 특별한 '모든것' [BIFF](종합)

고승아 기자 2021. 10. 1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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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동 감독 "'모든것' 시리즈 생각해보겠다"
배우 류승룡/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부산=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류승룡이 10여년 만에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다시 보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10일 오후 부산 중구 롯데시네마 대영에서 '2021 커뮤니티비프 - 마스터톡'이 열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 대해 배우 류승룡과 민규동 감독이 이야기를 나눴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로, 임수정 이선균 류승룡이 주연을 맡았다. 이날 류승룡은 영화를 본 뒤, "정말 새롭게 너무 잘봤다, 물론 힘든 영화, 좋은 영화, 재밋는 영화를 만들려는 고통과 굉장한 어려움이 있다"라며 "그런데 10년, 모르겠다.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열심히 했고 치열하게 했구나. 새삼 우리 감독님 정말 꼼꼼하게 그때는 안 보였던 게 진짜 철이 들었나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너무나 많은 것들이 보이면서 그때는 커피나무에 생두였다면, 지금은 제가 변한 것 같다"라며 "로스팅 잘 된 향이 나는 드립 같다는, 그리고 10년 전 영화를 고루하면 시대에 떨어지면 어떡하지 생각했는데 매끈하다, 너무 좋다"면서 "마지막에 뭉클했고,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성숙함에 효과적으로, 기능적으로 잘 쓰였구나, 기특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민 감독 역시 "만들고 나서 거의 돌아보지 않고, 극장에서도 볼 일이 없는데 10년 만에 보니까 굉장히 열심히 무리해서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었지, 무슨 약을 먹었지 싶다"라며 "저는 프레임 밖이 보이는데 굉장히 엄숙하고 진지하기도 하고 코미디가 타이밍의 예술이라 긴장감이 같이 떠올라서 그렇게 유쾌하게 찍었는데 왜 아팠을까 싶지만 그렇게 병원에 실려가고, 임수정 배우는 피부 트러블로 힘들어 하고, 이런 진통이 떠오르는데 그런 게 있어서 관객들에게 유쾌함이 전달됐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민규동 감독/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민규동 감독은 캐스팅 비하인드에 대해 말했다. 그는 "그때 (임수정이) 유부남과 처음한 건데 특히 현장에서 두 아들이 있는 유부남이 틈만 나면 아들을 자랑했다, 그래서인지 예전보다 사랑받지 못한다는 고독감을 느꼈고, 그런 게 영화 중반에 처음부터 너무 주눅들어서 못하겠다고 하기도 했다"라며 "그런데 이 과정들이 실제 자신감을 잃고 나 아무것도 못한다는 그런 과정과 비슷하더라, 그러면서 두 배우가 엄청 끌어올려주면서 (임수정의) 실제 변이 과정과 배우 성장 과정이 겹쳤다"라고 비화를 밝혔다.

이어 "그러다 보니까 특정 장면에 대한 애착보다 세 배우의 운명적인 만남이 있다"라며 "류승룡씨한테 대본을 줬는데 제작사에선 시나리오만 보고는 원빈이나 이런 캐스팅을 생각하셨던 것 같은데 반대 의견이 있었고, 반전으로는 오달수씨 얘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그건 내가 '임수정씨가 오달수씨를 사랑하게 하는 건 자신이 없다'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류승룡씨가 실제 만나면 굉장히 다양한 면이 있다는 걸 알아서 그런 모습을 찾아서 보여줬고, 세 명의 운명적인 만남이었다"라며 "류승룡씨가 허락하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아니었던 캐스트라고 생각해서 보는 내내 떨렸다"고 회상했다.

민 감독은 류승룡의 캐릭터 준비에 관해, "류승룡씨가 여덟 번을 찾아왔다. 그걸 시나리오에 반영하고 콘티에 반영하곤 했다. 완벽해 보이지만 너무 완벽하면 가짜 같으니까 그런 이면을 찾을 때 아이디어를 주면서 캐릭터를 완성해 나가는데, 그런 식으로 괴롭혀지는 과정이 너무 좋았다"라며 "다 스타일이 다른 게 임수정씨는 어떤 의견 없이 지문을 다 받아들이는 준비된 배우고, 이선균씨는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받아들였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류승룡에게) 눈빛은 양조위, 옷은 장국영, 이런 실현 불가능하지만 내가 실현하고 싶은 리스트를 드려서 줬고 그걸 받아들인 순간 만들려고 굉장하 노력을 했고 배우분도 그 변화를 재밌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류승룡은 오랜만에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부른 '매일 그대와'를 불러달라는 요청에, "그때도, 녹음실에서 정말 힘들었다"라고 운을 뗀 뒤, '매일 그대와'를 무반주로 소화해 환호를 끌어냈다. 이어 "'매일 그대와' 이 노래가 약간 플랫으로 슬프게 부른 것이다. 제가 마음대로 부른 건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민 감독은 '내 아내의 모든것'을 만들 당시에 대해 "사실 저는 우울한 사람이다, 전 영화도 최루성 영화를 만들었고, 그때 촬영이 힘들다고 외할머니 장례식장을 가지 않았다"라며 "영화가 사람보다 앞서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 지나고 나서 할머니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고, 다시 사람이 앞서있다는 걸 알고 마음껏 코미디를 만들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끝으로 '내 남편의 모든것'을 생각해본 적 없냐는 질문에 민 감독은 "다른 소재이지만 '내 남편의 모든것' 시나리오를 써본 적이 있다"라며 "괜찮을까 싶어서 마음 속에만 있는데, 그 이야기는 남편의 허상에 속아서 결혼을 했지만 사실 쇼윈도 부부로 살고 있는 아내의 마음을 알고 멋진 남편인 척 하려고 영화감독에게 캐릭터 배우고, 에피소드 외워서 연기하는 그런 이야기다. '내 엄마의 모든 것'을 비롯해 '모든 것' 시리즈를 생각하고 있다. 용기를 가져보겠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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