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에 몸살 앓는 '흠슬라'..개미들도 발걸음 돌렸다

김경택 2021. 10. 10. 22: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한때 '흠슬라'로 불리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HMM이 공매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주가 상승을 이끌어온 해상 운임의 강세가 정점을 찍고 내림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피크아웃' 우려가 공매도 거래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영향에 주가는 이달에만 14% 가까이 급락했고 그간 매수세를 이어오던 개인투자자들도 공매도에 지쳐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HMM은 전 거래일 대비 2450원(7.78%) 내린 2만9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HMM은 지난달 27일 이후 이달 6일까지 6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나타낸 이후 7일 8% 넘게 반등했지만 반등 하루 만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3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주가가 미끄럼틀을 타기 시작한 지난달 28일과 비교하면 현재까지 주가는 24.3% 가량 내려앉았다.

최근 공매도 거래가 급증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HMM에는 1492억원의 공매도가 나왔다. 이 기간 HMM의 공매도 거래량은 487만1115주로 코스피, 코스닥시장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전체 거래량 가운데 9.80%가 공매도 매물이었다.

특히 HMM의 주가가 각각 5.64%, 4.72% 하락한 지난 1~2일에는 각각 132만3805주, 143만9310주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졌고 7%대 낙폭을 기록했던 8일에는 150만주에 달하는 공매도 물량 폭탄이 쏟아졌다. 지난 7~8월 HMM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량이 26만9654주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매도 거래가 5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공매도 거래가 기하급수로 늘어나면서 개인투자자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HMM의 주식 186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단 하루만 제외하고 모두 '팔자'를 기록 중이다. 개인들은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HMM 주식 89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다만 주가가 8% 가까이 급락한 8일에는 952억원의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월간 기준으로는 소폭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HMM은 올해 상반기 흠슬라(HMM+테슬라)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작년 글로벌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주당 80달러에서 올해 초 880달러까지 뛰면서 HMM의 급격한 주가 상승이 마치 테슬라와 닮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 HMM의 주가는 해운업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말 1만3000원대에서 5월28일 장중 최고가인 5만1100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해상운임이 정점을 통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며 6월 이후 하락세를 나타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중국의 전력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쳐지면서 주가는 3만원대 밑으로 추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업황 피크아웃 우려가 여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 올해 연말까지 해상운임이 꺾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또 중국 전력난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현재 업황의 근본적인 문제인 공급망 병목이 해결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봤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보다는 내년 피크아웃이 올 가능성이 크다"면서 "최근 컨테이너 운임이 정체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연말 성수기로 진입한 만큼 연말까지 가파른 시황 변화가 발생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방 연구원은 "다만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 폭증에 기여했던 코로나19 팬데믹 보조금 효과와 소비자 생활 패턴의 변화는 내년부터 정상화 단계에 들어설 가능성을 높인다"며 "또 올해 역대급 실적에도 선사들의 공격적인 신조 발주가 중장기 수급 리스크를 높이고 있어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해상운임이 정상화될 가능성 등을 감안해도 현 주가는 극도로 저평가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HMM의 올해 및 내년 추정 주당순자산가치를 각각 1만9764원, 3만2486원으로 추정했으며 현 주가는 내년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0.98배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 수준은 극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으로 불확실성 해소 시 주가는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면서 "그 누구도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으나, 중국의 전력난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향후 1~2개 분기 이상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 이 경우 현재의 컨테이너 업황의 근본적인 문제인 공급망 병목 현상의 해결 가능성도 높지 않기 때문에 이것저것 고려해도 (현 주가는) 싸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