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 이재명 애매한 과반에 사실상 '경선 불복'
기사내용 요약
심야 긴급회의…내일 당 선관위에 무효표 이의제기
丁·金 득표 무효처리 않을시 이재명 득표율 49.33%
"사사오입 승복 못해"…결선투표 요구까지 나아갈듯
[서울=뉴시스] 김지현 윤해리 기자 = 10일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아슬아슬한 과반 득표를 기록하자 이낙연 전 대표 측이 불복 움직임에 돌입했다.
이 전 대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홍영표 의원은 이날 저녁 기자단에 보낸 공지를 통해 "10일 밤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긴급회의를 갖고 대선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제기를 당 선관위에 공식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캠프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대선후보 경선후보의 중도사퇴 시 무효표 처리가 결선투표 도입의 본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며 "11일 이와 같은 이의제기서를 당 선관위에 공식 접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순회경선 뒤 발표된 민주당 대선 경선 결과 발표에서 50.29%의 득표율을 얻었다. 이 지사는 과반 득표에 성공해 결선투표 없는 본선으로 직행하게 됐지만 개표 결과 발표 직후부터 논란이 시작됐다.
이 시자의 최종 득표율이 50%를 간신히 넘긴데다, 앞서 경선에서 중도하차한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 득표에 대한 무효표 처리 문제가 제기된 바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와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순회경선 과정에서 후보 사퇴를 선언한 정 전 총리와 김 의원이 얻은 2만3731표와 4411표를 누적 투표수에서 제외키로 결정했다.
민주당 20대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특별당규 59조에서 사퇴한 후보자의 득표는 '무효표'로 처리하기 때문에 60조에서 규정한 '유효 투표수' 계산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게 민주당 선관위의 논리였다.
이 전 대표 측은 "결선투표 무력화"라며 강력 반발했다. 득표율 산정시 분모(分母)가 되는 총투표자수가 줄면서 이 지사의 득표율이 50%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무위원회를 소집해서 59조 유권해석을 다시 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당 지도부는 당규 개정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경선이 진행 중이라 개정은 어렵다는 입장이었고, 이 전 대표 측의 사퇴 후보 득표 무효처리에 관한 문제제기도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민주당 선관위는 10일 경선 결과 발표에서 이 지사가 총 유효투표수 143만1593표 가운데 누적득표수 71만9905표를 얻어 50.29%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 전 총리와 김 의원의 득표를 무효표로 처리하지 않았다면 누적 득표는 145만9094표가 된다. 이 경우 득표율은 이 지사 49.33%, 이 전 대표 38.41%로 조정된다.
결국 이 전 대표 측이 우려했던 대로 무효표 처리가 결선투표 여부를 가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전 대표 측은 우선 당무위 소집을 통해 당규 해석을 바로잡을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결선투표 요구까지도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경선 불복'이다.
캠프 핵심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무효표를 포함시켜도 과반이 넘는다면 시비저거리가 전혀 안 되지만, 명백하게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우리가 이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해놓은 근거가 있기 때문에 이걸 바탕으로 얘기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관계자도 통화에서 "지도부에서 결선투표로 갈 수밖에 없다. 결선투표를 하라는 당원들의 명령"이라며 "그걸 안 하고 억지를 부리겠다면 당원들은 가만히 있겠나"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날 경선 결과 발표 직후부터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사사오입 철회'를 요구하는 글이 빗발쳤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날 저녁 여의도 당사 앞에 모여 "철회하라 사사오입"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지지층은 정 전 총리 등의 득표를 제외하는 것을 놓고 사사오입 개헌에 빗대 반발한 바 있다.
이 전 대표 캠프는 이날 공개된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두고도 고무된 분위기다. 이 지사는 28.30%(7만441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친 반면 이 전 대표는 62.37%(15만5220표)의 압승을 거뒀다.
재외국민 투표에서도 이 지사는 31.69%(1370표) 득표에 그치며 55.59%(2403표)를 득표한 이 전 대표에게 밀렸다.
캠프 관계자는 3차 선거인단 득표 결과와 관련, "이 지사의 후보로서의 자격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메시지"라며 "큰 변화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여론 변화로 볼 수 있겠고, 좁게 보면 결선투표로 가야 한다는 메시지로도 보여진다"고 해석했다.
다른 관계자도 "원팀이 돼야 하는데 사사오입 문제가 남아가지고는 지지자들이 승복할 수 없다"며 "당 지도부가 정권 재창출을 하려면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 거기서 지면 납득하고 원팀이 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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