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비메모리'·구광모 '전장'통큰 베팅, 황금알 낳는다[전자 빅2의 리더십]

장민권 2021. 10. 1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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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메모리 수백조 투자 결실
美파운드리공장 건설로 드라이브
LG, 전장 투자·M&A로 체질개선
수주 물량 늘며 하반기 흑자 기대

삼성과 LG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핵심사업에 단행한 과감한 투자가 실적개선이라는 결실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약진에도 약점으로 꼽히는 비메모리반도체 분야 차세대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해 수백조원대의 천문학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자동차전장(VS)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수차례에 걸친 대형 인수합병(M&A)으로 올해 하반기 흑자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오너경영 특유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그룹의 미래 먹거리사업 투자계획을 주도하면서 위기 돌파의 선봉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 비메모리도 실적개선세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달성한 올해 3·4분기 15조8000억원의 영업이익 중 반도체 부문이 10조원 안팎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력인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과 더불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정상화가 실적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중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LSI) 사업부가 올린 영업이익은 6000억~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메모리반도체가 4·4분기부터 다운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 속에 파운드리 사업은 공급부족, 가격인상, 수율공정 개선 등에 힘입어 실적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부터 독자 개발한 차세대 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한 차세대 초미세공정인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양산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내년 하반기 3㎚ 제품을 양산할 예정인 TSMC를 앞선 것이다. 오는 2025년부터는 2나노 공정에 돌입하며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격차를 빠르게 좁힌다는 구상이다.

특히 2030년까지 171조원의 시스템반도체 집중 투자를 예고하고 있는 데다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짓는 미국 내 제2파운드리 공장 부지 확정도 임박한 상태여서 파운드리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TSMC보다 먼저 3나노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은 시장의 예상을 깬 것"이라며 "TSMC도 파운드리 분야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초미세공정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 전장실적 턴어라운드 기대

LG전자는 지난 2013년 VC사업부를 신설한 이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올해 하반기 실적개선이 예상된다.

LG전자는 VC사업 분야에 2017년 5878억원, 2018년 1조7189억원, 2019년 6293억원, 2020년 4721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예정된 6138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면 5년간 누적 투자 규모는 4조원을 넘는다. LG전자는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LG 마그나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운영체제 합작법인 '알루토', 차량용 조명업체 'ZKW' 등 3개 축을 기반으로 수주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사이버 보안기업 사이벨럼 지분 63.9%를 인수하는 등 전장사업 경쟁력을 높일 추가 M&A 기회를 꾸준히 엿보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고 있어 전장사업 투자 규모는 향후 더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 내 VS사업부 매출 비중은 올해 사상 최초 10% 돌파가 예상된다. 다만 수익성 개선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VS사업부는 2016년 1·4분기부터 올해 2·4분기까지 2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차량용 반도체 공급불안과 GM 볼트 전기차 배터리 리콜 관련, 충당금 발생 등 변수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증권업계는 VS사업부 영업이익이 4·4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이후 수익성 위주의 건전한 수주활동을 벌여왔다"며 "통상 수주가 매출로 인식되는 데 3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를 기점으로 저수익 수주의 매출인식분은 축소되고, 고수익 수주의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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