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15% 이상 무조건 현지서 내야..디지털세, 산업계 영향은 [뉴스 투데이]

나기천 2021. 10. 1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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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세 도입이 최종 합의되면서 국내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디지털세 도입 이후에도 납부해야 하는 세금 총액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이 향후 해외사업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업계는 디지털세가 도입되더라도 국내에서 내던 법인세 일부를 해외 국가에 내는 것이어서 기업이 받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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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조 이상 다국적기업 대상
해외 공장 둔 제조업계 영향 커
재계 "정부 적극 지원책 마련을"
'필라1' 대상 삼성電·SK하이닉스
"회사에 어떤 영향 줄까"분석 나서
디지털세 도입이 최종 합의되면서 국내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디지털세 도입 이후에도 납부해야 하는 세금 총액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이 향후 해외사업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237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15.1의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올려 디지털세 ‘필라1’(매출발생국에 과세권 배분) 대상이 된다. SK하이닉스도 매출 32조원, 영업이익률 15.7%를 기록해 지난해 기준으로는 적용 대상이다. 필라1은 연간 연결매출액이 200억유로(27조원), 이익률이 10% 이상인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업계는 디지털세가 도입되더라도 국내에서 내던 법인세 일부를 해외 국가에 내는 것이어서 기업이 받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새로운 형태의 세금을 신고, 납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업의 이른바 ‘납세협력 비용’은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유럽, 중국 등 200여곳, SK하이닉스는 중국·유럽 등 30여곳에 판매·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세 최종 합의에 대해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하며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디지털세 도입의 영향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저세율 국가를 통한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해 제정된 ‘필라2’(글로벌 최저한세 도입)는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전망이다. 필라2는 연결매출액 7억5000만유로(1조원) 이상인 다국적기업에 대해 15%의 글로벌 최저한세율을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적용 조건을 충족시키는 기업이 국내에 2곳뿐인 필라1과 달리 다수의 국내 기업이 과세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디지털세 과세 대상이 당초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제조기업까지로 확대됐기 때문에 한국 수출기업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무엇보다 당장 적용 대상 기업의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적용 대상이 되는 기업들은 이 조항이 이행되는 2023년부터 세계 어느 곳에서 사업을 하더라도 15% 이상의 세금을 반드시 현지에서 내야 한다. 따라서 국내 기업 가운데 세율이 낮은 외국에 법인을 둔 기업의 경우 종전보다 세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필라2 도입에 따라 국가 간 법인세 인하 경쟁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기업에게는 세제 이외의 경영환경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 각 기업의 맞춤형 해외진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이번 디지털세 합의가 거부할 수 없는 글로벌 조세 개혁의 흐름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하지 않도록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적용 대상이 당초 IT 업종에서 대부분의 업종으로 확대되고 최저한세율 적용 대상에 국내 수출기업이 상당수 포함되는 점은 매우 우려된다”며 “정부는 디지털세 도입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부담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외진출 전략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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