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관광 연말까지 동났다..유럽 5개국도 불티

신익수 2021. 10. 1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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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관광지 자가격리 면제
해외여행 수요 빠르게 회복
사이판 관광 4000명 '완판'
유럽 5개國도 1400명 몰려

◆ 둑 터진 보복여행 ◆

해외여행이 돌아왔다. '위드(With) 코로나' 기대감이 커지면서 코로나19로 꽉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고 있다.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체결국인 사이판이 연말까지 허용한 4000여 명 여행 인원에 대한 관광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며 전 항공편이 동이 났다. 심지어 유럽 권역에도 1400명이 넘는 예비 여행족이 몰리는 등 여행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가 다음달 15일부터 싱가포르에 한해 개별 자유여행까지 자가격리 면제를 선언하면서 여행업계는 모처럼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분위기다.

10일 관광·여행업계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사이판 단체 관광 예약을 마친 인원은 4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투어의 경우 연말까지 사이판 예약은 아예 불가능한 상태며, 특히 성수기에는 오버부킹(100% 예약을 초과)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사이판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해 올 연말까지 한국인 여행 인원 4000명에게만 한정판으로 여행을 허용하고 하나투어·참좋은여행 등 국내 7개 여행사에 모객을 맡겼다. 예약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오버부킹 사태가 발생했다.

정기윤 하나투어 홍보담당 상무는 "항공편 공급이 풍부했던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사이판 여행에 오버부킹 사례는 없었다"며 "코로나19에 억눌렸던 여행 심리가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기현상이 빚어진 셈"이라고 놀라워했다.

심지어 판매 한 달여 만에 3900명 예약이 몰렸던 참좋은여행은 항공편이 동나 대기 명단에 올랐던 2100명을 취소하기도 했다. 예약을 맡은 다른 5개 여행사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모두투어가 출시한 '7박8일 사이판' 여행 상품은 연말까지 1300명을 보내는 데 이틀 만에 완판됐고 오픈마켓과 공동 판매에 나섰던 KRT도 오픈과 동시에 전 패키지가 매진됐다. 사이판이 막히면서 미국령인 괌과 함께 태국, 베트남, 필리핀 지역으로 여행 예약이 몰리는 낙수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여행업 회복의 바로미터인 유럽 예약도 빠른 속도로 정상화하고 있다. 참좋은여행이 선보인 '유럽 5개국' 패키지는 지난 5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 사흘간 851명이 예약을 마쳤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10월 5~7일) 유럽 예약 여행객 숫자인 1799명과 비교하면 47%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개별 여행 심리의 회복세다. 회원 수만 200만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유럽 개별여행 사이트 네이버 유랑에는 개인 여행족들이 유럽 현지 투어 동행자를 구한다는 글이 하루에만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다.

이상호 참좋은여행 사장은 "유럽여행은 패키지뿐 아니라 여행카페를 통한 개별 배낭여행까지 살아나고 있다"며 "여행 심리만 놓고 보면 코로나19 직전으로 완전히 돌아간 것 같은 분위기"라고 반가워했다.

사이판 호텔격리·태국 골프격리…전세계가 여행객 모시기 경쟁

사이판 정부 비용 전액지원
프랑스·체코 등 유럽 대부분
백신 접종땐 격리면제 내걸어
"사이판 정부가 5일간 특급 호텔에 공짜로 묵게 해주는 격리 조건 때문에 갑니다." 최근 사이판을 다녀온 한 여행자가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이율배반적으로 '자가격리'가 여행 심리 회복에 한몫하며 사이판이 인기를 얻고 있다. 사이판은 입국 때 5일간 정해준 숙소에서 격리를 해야 한다. 흥미로운 건 정부에서 이 비용 전체를 부담하며, 특급 호텔(켄싱턴호텔)에서 묵게 해 준다는 점이다. 한국으로 돌아올 때 자가격리도 면제다.

5일간의 현지 격리 비용을 사이판 정부가 부담하면서 오히려 여행 상품 전체 가격은 파격적인 수준까지 낮아졌다. 사이판 패키지여행은 7박8일과 14박15일의 두 가지 상품이 있다. 7박8일 상품은 5일간 호텔 격리가 포함되는데도 가격이 60만원대 중반이다. 원래 사이판 7박8일 상품 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떨이' 수준이다.

용어만 '격리'지 사실상 휴양이나 다름없다. 호텔 내에 머무는 5일간 자유롭게 호텔 내 액티비티시설뿐 아니라 수영 피트니스를 즐길 수 있으며 호텔 바로 앞에 펼쳐진 프라이빗 비치로도 나갈 수 있다. 이상필 참좋은여행 부장은 "여행족 사이에서는 '천상의 격리'라는 말까지 돈다"며 "삼시 세끼 호텔 식사가 포함되니, 오히려 여행을 아는 여행사 직원들이 가족용으로 대거 신청을 했다"고 귀띔했다.

백신 접종률이 60%를 넘어선 유럽 권역은 대부분 여행을 마치고 입국할 때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출국과 입국 전후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는 것만 빼면 사실상 코로나 사태 이전의 여행 방식, 동선과 거의 흡사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참좋은여행이 사전예약 대박을 터뜨린 유럽 6개국(스위스, 스페인, 프랑스, 그리스, 체코, 오스트리아) 투어는 모두 입국 때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지역이다. 출국 전 72시간 내 발급한 PCR검사서가 필요하다는 것, 해당국 입국 직후 또는 귀국 전 코로나19 검사를 거친다는 것 정도만 빼면 코로나 이전 여행 코스와 별다를 게 없다. 6개국 모두 백신 접종률이 높다.

인터파크 투어가 곧 진행하는 스위스와 터키 패키지 상품 역시 여행을 마치고 입국할 때 2주간 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지난달 말까지 격리가 엄격히 적용됐던 터키 역시 이달 초부터 격리 면제국으로 분류되면서 슬슬 여행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박선미 인터파크 투어 대리는 "여행 전문 카페에서는 격리 면제가 아닌 나라로도 여행을 떠나려는 문의가 심심찮게 나올 정도로 여행 심리가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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