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플랫폼 갖춘 車전통강호..'비용·안전' 무기로 전기차 판 흔든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적용 땐
배터리 폭발위험 크게 낮추고
연비 개선·실내 공간 극대화
폭스바겐, 1조원 들여 개발
현대차·벤츠 등도 속속 참전
GM-LG엔솔, 포드-SK이노
전기차 플랫폼發 동맹 활발
◆ 격화되는 전기차 전쟁 ◆
자동차 플랫폼은 서스펜션(바퀴와 차체 연결 장치)과 엔진·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배치, 중량 배분과 무게중심 등 차량의 핵심 요소를 구성하는 구조물이다. 차의 '뼈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행 성능과 연비, 승차감, 안전성, 내부 공간 등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고 표준화된 설계로 자동차 개발 비용과 기간 등을 크게 단축시킨다.
10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 판매실적은 총 178만7300대로 전년 동기보다 172.4%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신차 판매량(4142만대)의 4.2% 수준에 해당한다. 파생 전기차의 한계를 뛰어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그룹은 모듈형 전기차용 'MEB', 세로 배치형 모듈 전기차용 'MLB evo', 고성능 전기차용 'J1', 프리미엄 전기차용 'PPE' 등 총 네 가지 플랫폼을 기반으로 산하 12개 브랜드에서 ID.3, ID.4, e-트론, 타이칸 등 순수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폭스바겐그룹은 8억유로(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해 모든 모델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 'SSP'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 내연기관차 플랫폼 3종(MQB, MSB, MLB)을 통합한 플랫폼으로 2026년부터 이를 기반으로 한 순수 전기차를 출시한다.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 또한 CMP, eVMP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2023년까지 차급과 차종에 따라 4개의 전기차 플랫폼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EVA2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순수 전기 세단 EQE, EQS 등을 출시하며 전용 전기차 시대에 합류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지난해 말 공개한 E-GMP 플랫폼으로 전용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적용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아이오닉6, 아이오닉7까지 E-GMP를 기반으로 설계·출시한다. 2026년까지 전기차 11개 차종 출시를 예고한 기아 역시 E-GMP를 적용한 전용 전기차를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전동화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미래사업 분야에 2025년까지 14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기차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업체별 합종연횡은 물론 산업 간 동맹까지 일어나고 있다.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BEV2, BEV3 등 플랫폼의 뒤를 이을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올해 초 공개했다. 포드는 폭스바겐그룹과 MEB 플랫폼을 공유하고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전략을 고집했던 일본 차 브랜드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혼다는 미국 GM과 북미용 전기차 부품 50%를 공유하기로 했고 르노·닛산·미쓰비시 3사 연합은 모터, 배터리, 차대 등 전기차 부품의 70%를 함께 쓰기로 했다. 주요 완성차 브랜드들이 전기차 배터리뿐만 아니라 플랫폼 개발에 공들이는 또 다른 이유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플랫폼 위에 어떠한 동력장치와 차체를 올려 조립하느냐에 따라 세단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까지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시장에서 유럽·미국계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전기차 각축장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인도 시장 등을 겨냥해 대당 2000만원 미만의 초저가형 전기차를 위한 플랫폼도 준비해야 한다"며 "친환경 브랜드로 변신을 선언한 제네시스 또한 별도 고급 전기차 플랫폼으로 수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그룹이 올해 들어 도심항공교통(UAM),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사업에 대한 구상을 밝혔지만 이와 관련된 세부 계획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며 "전기차에 올인하지 않을 경우 내연기관차 시장에서처럼 추격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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