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세미콘·DB하이텍..車반도체 개발 본격화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 노려
관련 시장규모 年 50% 급성장
전기·자율주행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핵심 부품인 3세대 반도체로 불리는 '전력반도체' 생산을 위한 생태계가 국내에서도 활성화되고 있다. 전력반도체란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 등 화합물을 이용한 반도체로 전기차나 가전기기 등에서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전력인 '정격전력'을 유지하는 장치에서 두뇌 역할을 한다. 기존 실리콘(Si) 웨이퍼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에 비해 전력 효율과 내구성이 우수하고 높은 전압과 온도에 견딜 수 있어 차량용 전력반도체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아직 시장 형성 초기 단계이고 향후 성장성이 높아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1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 수탁생산업체(파운드리), 웨이퍼 제조기업 등 관련 기업들은 일제히 SiC와 GaN 기반 전력반도체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착수했다.
국내 대표 팹리스인 LX세미콘은 관련 연구를 위해 인력 모집에 나서며 기술력 확보에 공들이고 있다. 현재 LX세미콘은 SiC 전력소자 기술 개발을 위한 박사급 R&D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파운드리 업체 DB하이텍은 SiC·GaN 반도체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R&D에 나섰다. 이에 관련 시장조사와 더불어 반도체 설계 자산 확보에도 나서는 등 다방면에 걸쳐 차량용 반도체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가전·모바일 제품용 반도체를 생산하면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용 차세대 전력반도체 공정 개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DB하이텍은 사업 초기 원활한 생산 확대와 반도체업계 협력을 위해 최근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웨이퍼 제조업체인 SK실트론은 한발 앞서 2019년 미국 듀폰으로부터 SiC 웨이퍼 사업부를 4억5000만달러(약 54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전력반도체는 전기자동차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활용도가 급증할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자동차에는 전압과 전류를 제어하고 구동을 최적화하는 전력반도체가 사용되는데, 기존 실리콘 소재 반도체는 전류량이 증가하면 발열과 전력 손실이 발생하면서 에너지효율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차세대 화합물 기반의 반도체는 전압과 열에 강해 주행 안정성을 높일 수 있으며 반도체 칩의 크기와 냉각장치 사용도 줄일 수 있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8억5400만달러(약 1조200억원) 규모에서 연평균 50% 이상 성장해 2029년에는 약 50억달러(약 5조98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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