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방산매출 5조 벽..항공·우주로 돌파

이유섭 2021. 10. 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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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글로벌 10위 비전에도
시너지 낼 컨트롤타워 없어
4년째 매출 '제자리걸음'
한화, "중장기 비전은 지속"
우주인터넷·UAM 등 진출
조단위 해외 수주 도전 나서
한화그룹이 방위산업 부문 매출 규모를 2025년까지 12조원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한 지 4년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목표 설정 이후 현재까지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산 관련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며 계열사별 각자도생에 나선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한화 측은 중장기 비전을 갖고 우주 사업 등 미래사업과 조(兆) 단위 해외 수주로 매출 정체를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10일 미국 군사 전문매체인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 방산 부문 매출은 약 5조원(42억9368만달러)이다. 문제는 한화 방산 매출이 수년째 5조원 안팎에 갇힌 상태라는 점이다. 2017년 말 당시 (주)한화, 한화시스템 등 한화 방산 계열사 5곳은 2025년까지 매출 12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해 세계 10위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매출이 정체되는 동안 경쟁사들이 순위권에 새로 편입하면서 2016년 19위였던 순위는 지난해 28위까지 밀렸다.

방산 기준을 확대한다 해도 '매출 정체'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방산 계열사 외 파워시스템과 정밀기계까지 합친 (주)한화 연결기준 화약제조업 부문 매출은 지난해 약 7조4000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4000억원에 못 미쳤다. 올해도 상반기 기준 매출 3조7000억원, 영업이익 2100억원으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화는 2015년 삼성으로부터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그리고 바로 이듬해 두산에서 전투장갑차 등을 생산하는 두산DST까지 인수하며 국내 최대 종합 방산업체로서 입지를 구축했다. 한화 방산의 중장기 비전은 이런 배경에서 나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만 보면 '1+1=2'의 효과는 있었지만 그 이상, 다시 말해 인수 후 시너지를 내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는 게 방산업계 분석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계열사별로 각자도생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밖에 한화 내부적으로는 방위사업청의 부정당업자 제재에 대비해 입찰 참가 제한 등 각종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계열사를 쪼개놓는 게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극적인 반등 기미가 없다 보니 4년 전 설정한 목표 달성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화는 "미래 첨단 방산제품뿐만 아니라, 우주 분야 및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며 중장기 비전을 달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며,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우주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화의 우주 사업은 각 방산 계열사 전문 인력이 참여하는 '스페이스 허브'가 이끌고 있다. 이 조직의 팀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다.

지난 3월 스페이스 허브 출범 후 한화시스템이 영국 인공위성·인터넷 기업인 원웹(OneWeb)에 3억달러(약 3450억원)를 투자했다. 한화가 글로벌 우주인터넷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UAM 사업과 관련해선 2024년까지 기체를 개발해 이듬해부터 시범 운행한다는 목표로 '에어택시' 제작이 한창이다.

한화디펜스는 조 단위 해외 수주를 추진 중이다. 호주와 인도에서 장갑차와 경전차 수출을 시도하고 있는데, 사업 규모가 각각 5조원과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찰 초기 단계인 인도와 달리, 호주의 경우 내년 1분기 중 최종 업체 선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2025년 매출 12조원·영업이익 1조원'이란 한화 방산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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