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른 사람 또 부르고..검경 대장동수사 제각각

지홍구,박윤예 2021. 10. 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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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후 첫 동시수사
검찰이 못찾은 '유동규폰'
경찰이 하루만에 찾아내
남욱 소재 파악도 신경전
檢, 11일 김만배 소환조사
유동규는 20일께 기소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검찰과 경찰이 '각개 전투' 수사를 벌이면서 중복·부실 수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도입된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동일한 사건의 같은 피의자를 검경이 동시에 수사하는 첫 사례다. 두 기관의 '자존심 싸움'으로 전락할 수 있는 데다 대선 정국과 맞물린 수사여서 두 기관의 '복잡한 속셈'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검경 전담 수사팀은 대장동 개발 의혹 특혜 사건과 관련해 이날까지 한 차례도 공식적으로 수사 협의를 하지 않았다. 열흘 넘게 개별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검경은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이자 미국으로 출국한 남욱 변호사(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의 소재지를 파악하기 위해 각자 나서고 있다. 경찰은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했고, 검찰은 외교부에 남 변호사의 여권 무효화를 요청했다. 수사기관의 송환 절차 착수에 이목이 집중되는데, '남욱 소재지'가 '유동규 휴대전화'에 이어 검경 간 '제2 라운드 대결'로 부상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대장동 키 맨'으로 불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했고,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이 버렸다는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 휴대전화는 검찰이 지난달 29일 유 전 본부장의 거주지를 압수수색할 때 확보하지 못한 핵심 증거물이다. 한 시민단체가 경찰에 '휴대전화 증거인멸 의혹'을 고발했고, 하루 만에 경찰이 이 휴대전화를 찾았다. 휴대전화 고발 사건이 없었다면 찾지 못했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검경 각각 고발을 받으며 '핵심 자료'를 중점으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관련자들이 나눈 대화 녹취록을 19개 받았고, 남 변호사의 최측근인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팀장)에게서 20쪽 분량의 자술서를 제출받았다. 두 자료 모두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유 전 본부장이고,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 최대주주인 김만배 씨에게서 70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과 김씨는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반면 경찰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받은 자금 흐름 관련 내용을 수사하고 있지만, 이런 수사 상황은 상호 공유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경은 다수 관계자를 연일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검찰은 11일 김씨 '피의자' 소환을 앞두고 유 전 본부장을 비롯해 성남도개공 관계자들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와 이한성 천화동인 1호 대표, 김문기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 등을 소환 조사해 대장동 개발의 배임 및 뇌물 수수 혐의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경찰은 지금까지 김씨와 이 전 대표 등 8명에 대해 출국금지하고,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아 논란이 된 곽상도 의원 아들, 김씨에게서 10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박영수 전 특검의 인척이자 분양대행업체 대표 등을 피의자 또는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추가 수사를 위해 한 차례 구속기간(최장 10일)을 연장했다. 검찰은 구속기간 만료 시점인 오는 20일께 유 전 본부장을 재판에 넘길 전망이다.

[지홍구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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