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아누팜 트리파티 "오디션만 3번..한글 연기 힘들지만 재밌죠" [인터뷰 종합]

연휘선 2021. 10. 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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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순수한 인류애가 시작된다. '오징어 게임'의 이주노동자 알리 이야기다. 그를 연기한 배우 아누팜 트리파티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도 출신의 아누팜 트리파티는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에서 알리 역으로 열연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로, 최근 넷플릭스가 정식으로 서비스 되는 국가들에서 TV쇼 부문 1위를 휩쓸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가운데 알리는 코리안 드림을 꿈꿨지만 꿈을 이루기는커녕 몸과 마음을 혹사당하고 상처투성이가 된 인물. 산업재해를 당했지만 사장이 병원비는커녕 집으로 돌아갈 여비도 마련해주지 않은 채 그를 홀대하자 결국 큰 사고를 쳤고, 가족과 함께 잘 살기 위해 혼 한국에서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며 마지막으로 한번 더 사람을 믿어보는 인류애를 보여주며 호평받고 있다. 

그를 연기한 아누팜 트리파티는 "축복받은 기분이다. 알리가 이런 반응을 받을지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많은 분께 환영받을지 몰랐고, 정말 너무너무 기쁘다. 우선 온 가족들이 뿌듯해하고 행복해하니까 좋고 학교 선생님이나 친구들도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제가 더 힘이 생긴다. 감사하다"라며 기뻐했다. 

'오징어 게임' 이전 2014년 영화 '국제시장'으로 한국에 데뷔한 아누팜은 한국에 오기 전에도 2006년 연극 '스파르타쿠스'로 델리에서 약 5년 정도 배우로 생활했다. "우리 집도 다른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부모님께서 연기를 직업으로 삼는 것에 대해 많이 걱정하셨다"는 그는 "공부해서 좋은 대학 들어가서, 좋은 직장 들어가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게 하셨다"라고 했다. 이후 한 친구가 한국예술종합학교 AMA 장학생 시험을 제안해 합격한 뒤로 부모의 응원을 받게 됐다고. 그 길로 한국에 와서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됐다는 그다. 롤모델도 샤룩 칸, 이르판 칸 같은 발리우드의 대표적인 배우들부터 찰리 채플린과 말론 브란도 같은 할리우드의 대스타들은 물론 최민식과 '오징어 게임'에 같이 출연한 이정재 등 충무로의 스타들까지 다양하게 삼고 있다고. 

'오징어 게임'에 합류하는 과정도 오디션만 세 번을 봤단다. 아누팜 트리파티는 "작년 2월 말에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이 총 세 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디션 분위기는 좋았지만, 감독님이 알리라는 인물은 덩치가 큰 인물이라 하셨는데 저는 체격이 마른 편이라 좀 걱정이 되었다. 결과가 나왔던 순간 마음속으로 덩실덩실 춤을 췄다. 종일 춤을  추고 친구들에게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나누었더니 하루가 훅 지나갔던 기억이 있다. 정말 하늘에 떠 있는 기분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본을 받고 나서 인물 연구를 위해 대본 분석을 하는데 이 작품에 압도되었다. 특히 한국의 전통 놀이를 통해서 삶과 죽음의 경계가 갈리면서, 인물 한 명 한 명의 다양한 면모들이 드러나는 것이 신선했고 흥미로웠다"라며 "최대한 진실하고 순수하게 임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알리라는 인물을 연구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지려고 노력했다"라고 강조했다. 

모국어가 아닌 한국어로 연기하는 게 어렵기도 한 상황. 아누팜 트리파티는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연기하는 것은 분명 어렵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작업을 시작한 날에 알리가 내 머릿속에 들어왔는데 촬영이 끝날 때까지 알리가 빠진 날이 없다"라고 했다. 다만 그는 "어렵지만 저는 전공이 연기다. 셰익스피어를 할 때는 영어로 연기를 하는 것이고, 한국에 사는 사람을  연기할 때는 한국어로 연기를 한다. 그리고 오히려 그 어려움이 있으니까 가능성이 더 많이 생겨나기도 한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사실 제 한국어는 지금도 완벽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작품에서 필요한 것은 어설픈 한국어가 아닌 알리를 표현하기 위한 연기인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 과거의 자신이나 다른 외국인 친구들을 관찰하며 알리만의 억양과 호흡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라고 힘주어 밝혔다. 

또한 "작업이 어려운 만큼 재미있었다. 제가 이러한 언어적인 어려움이 없었다면 알리라는 인물에 대한 그 인물의 갈등,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이 더 힘들어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작업에서는 여러 대선배님이 정말 많이 지도편달을 해주셔서 알리라는 인물에 더 애정을 가지고 다가갈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했다.

실제 아누팜 트리파티는 "제가  연기했던 배역인 알리, 그 다음으로는 상대역이었던 상우에게 가장 많이 공감된다. 그리고 알리처럼 기훈 또한 가족을 위해서 게임에 참여했지만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그런 기훈의 이야기나 그 과정에서의 기훈의 대사들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불어 그는 "많은 사람에게 제가 연기자로서 알려지게 된 것이 기뻤다. '오징어 게임'은 제게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아누팜 트리파티는 "'오징어 게임'에서 많은 분이 배우로서의 제가 아니라 알리라는 캐릭터를 진심으로 대해주시고 반응을 보여주시는 게 너무 감사했고 기뻤다. 저는 캐릭터를 시청자와 잘 소통하게 하는 것이 배우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저는 저 자신보다는 제가 참여한 작품들과 연기한 배역들로 기억되고 싶다"라며 "그리고 저는 한국어, 힌디, 영어 3가지 언어가 가능하다. 세배로 더 많은 역할에 도전하고 싶고 , 현재로서는 한국 영화계에서 더 많은 역할을 맡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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