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부동산이 최고"..코인 주식 떼돈 번 2030 빌딩 기웃거린다
금융사 PB 등에 문의 줄이어
아파트 판 돈으로 빌딩구입도
#서울 강남에 있는 모 은행 자산관리센터 팀장인 B씨는 최근 고객들과 상담하다가 깜짝 놀랐다. 자신을 찾아온 20대 후반 남성 고객이 수십억원이 넘는 자산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동네 주변에 투자할 만한 건물이 없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상담 도중 B팀장은 이 남성이 원래 자산가의 자녀가 아니고 최근 비트코인과 주식을 통해 큰 돈을 벌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현재 이 20대 남성은 B 팀장과 강남은 물론 서울 전체 지역의 건물과 아파트 등을 뒤지며 투자처를 찾고 있다.
10일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중년 자산가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상업용 빌딩 투자에 2030 젊은 자산가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부모 자산을 물려받은 젊은 자산가들도 있지만 최근에는 비트코인이나 주식 등 몇년간 급등했던 변동성이 큰 투자 자산으로 수십억·수백억원을 번 젊은이들이 부동산 투자로 넘어오는 이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고 금융권 PB(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에서 부유층 고객 자산관리 상담을 하고 있는 C 과장은 "갑작스럽게 큰 돈을 번 만큼, 언제든지 쉽게 이 돈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안전자산인 '꼬마 빌딩'과 강남 아파트 매입 문의를 하는 젊은 자산가들이 최근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PB들은 최근 아파트 매매를 통해 큰 수익을 올린 청년들도 더 큰 자산인 빌딩으로 갈아타려는 대열에 합세하고 있다고 전한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 본 젊은이들이 부동산 투자의 재미를 더 잘 알고 큰 투자에 나선다는 뜻이다. C 과장이 상담중인 30대 후반의 한 남성 고객도 아파트 2채와 분양권으로 수십억원의 이익을 챙긴 후 최근 경기 남부 지역의 4층짜리 상가를 매입해 임대 수익을 얻고 있다. 또 주변 택지를 매입해 추가적으로 건물을 건축하고 있는 등 빌딩·토지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결국 가장 안전한 자산은 부동산이라는 것을 젊은 세대들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통상 '감'으로 투자하는 장년층들에 비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 또한 최근 젊은 부동산 투자자들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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