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급한데 갈 곳이 없어요"..응급실 찾아 헤매는 구급차

이진혁 2021. 10. 1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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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우려했던 의료체계 과부하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3000명 응급실 진료 거부 10일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에서 2959명의 발열 환자들이 병원 응급실 진료를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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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경기 성남 분당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방역복을 입은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우려했던 의료체계 과부하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환자가 조금이라도 열이 나면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119 구급차는 환자를 싣고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을 천명한 가운데 의료 실무진들은 자칫 의료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000명 응급실 진료 거부
10일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에서 2959명의 발열 환자들이 병원 응급실 진료를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70세 이상이 1384명(46.8%)으로 고령 환자에 대한 거부 횟수가 절반 가까웠다.

지난달 강원도 원주에 사는 60대 남성인 A씨는 어지럽고 메스꺼운 증세를 보여 구급차를 불렀다. 김씨는 자가격리자였던 탓에 응급실의 음압격리실에서만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 자리가 없었다. 결국 구급차는 음압병상의 자리를 1시간이나 기다렸지만, 그사이 김씨는 심정지 상태에 빠지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 7월에도 서울 영등포구에서 40대 남성인 B씨가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받아 의식이 흐려져 구급대를 불렀다. 구급대는 6분만에 도착해 B씨를 이송했지만 음압병동을 찾지 못해 1시간만에 숨을 거뒀다.

구급대원들은 음압 병동 부족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 구급대원은 "응급 환자를 이송하면 구급 대원 한명은 응급실에 전화를 돌리고 있다"며 "자리가 없으면 1시간 이상 전화를 돌리는 일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다른 구급대원은 "새벽 3시에도 음압 병동에 자리가 없어 구급차 안에서 전화를 돌린 일도 있다"고 토로했다.

파이낸셜뉴스가 단독 입수한 지난 6일 오후 10시 구급차량 내부의 119응급의료자원정보에 따르면 서울시 내부의 모든 종합병원 응급실은 단 한명의 여유도 없이 만실이었다. 신촌세브란스 병원의 경우 일반 응급실 조차 34명이 대기 중인 상황이었고 새벽 1시 10분까지 모든 환자가 응급실 입원이 불가능했다. 강북 삼성병원, 은평 성모병원, 고대 구로병원 등도 사정은 다르지 않아 새벽까지 모든 환자의 입원이 불가능했다. 서울대 병원조차 CPR 환자만 일부 입원이 가능했다.

■"위드코로나, 의료 붕괴 될수도"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감염병 유행 시 응급실 운영 권고안을 마련했다. 보건복지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병원 선정이 어려운 경우 구급상황관리센터에 의료지도를 요청하고, 지도의사가 해당 시·도의 중증응급진료센터 또는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수용 요청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지도의사가 수용 요청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1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594명. '사회적 거리 두기'를 4단계로 강화했는데도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있다. 정부는 11월 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시작할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현장 실무진들은 '위드 코로나'가 자칫 의료 붕괴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구급대원은 "현재 발열 의심 환자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부작용을 호소하는 응급환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위드 코로나로 인해 확진자가 늘어난다면 업무 마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의료 붕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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