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탈출' 부천 조수철 "부족한 주장 만나 미안, 유종의 미 거두자"

박병규 2021. 10. 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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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부산] 박병규 기자 = 부천FC1995의 캡틴 조수철이 그동안 선수들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전했다.

부천은 9일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33라운드 맞대결에서 박창준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부천은 3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며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경기 후 부천의 주장 조수철은 “부산 원정을 왔는데 무실점으로 승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라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베테랑 미드필더인 그는 지난 시즌에 3골을 넣었지만 올 시즌엔 1골만 기록 중이다. 예년보다 득점이 적어졌다는 평에 대해 “주장을 맡다 보니 개인적인 것보다 팀에 신경을 많이 썼다. 어린 선수들도 많아 부족한 것을 채워 주려다 보니 효율적으로 뛴 것 같다. 그러나 나 대신 어린 선수들이 득점을 많이 해서 기분이 좋다”라며 팀을 먼저 생각했다.

부천은 올 시즌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초반 12경기 연속 무승에 빠졌을 때도 있었고 시즌 중반에는 4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조수철 역시 주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그는 “굉장히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주장으로서 티를 낼 수 없었다”라고 한 뒤 “부족한 주장을 만나서 선수들이 고생했을 것이다. 내가 승부욕이 강하다 보니 질책도 많이 했다. 자신감도 간혹 떨어졌을 텐데 후반기를 치르면서 모두 적응을 하였고 자신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된 것에 만족한다. 현재는 힘들지만 올해보다 나은 내년을 바라본다. 올 시즌 마지막 3경기를 잘해서 내년에는 더 성장하길 기대한다”라고 했다.

그래도 여름 이후 7경기에서 5승을 거두는 등 분위기 반전에도 성공했다. 그는 시즌을 돌아보며 “넣어야 할 득점 찬스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했던 것도 있었고 경기를 잘하다가 실점을 하는 등 미숙한 점들도 많았다. 그러나 감독님이 선수들을 많이 믿어 주셨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셨다. 이에 선수들도 믿고 따라왔던 점이 좋은 경기력의 비결이다”라며 터닝 포인트의 비결을 설명했다.

조수철 역시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베테랑이지만 주장은 쉽지 않은 자리였다. 그는 “세대가 많이 바뀌었고 나이 차도 많이 난다. 어린 선수들에 어떻게 맞추고 노력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다”라며 웃으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어 “나도 경기를 하다 보니 승부욕이 생겼고 쓴소리도 많이 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인내해주며 잘 따라와 줬다. 참 고맙게 생각한다. 시즌 초반보다 우리는 모두 많이 발전했다. 내년에는 플레이오프나 중위권 싸움도 충분히 가능하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천은 지난 라운드에서 강호 대전을 잡을 수 있었지만 경기 막판 페널티킥을 내주며 아쉽게 무승부에 그쳤다. 이영민 감독은 부산전을 앞두고 “지난 경기의 아쉬움을 이번에 풀었으면 좋겠다”라며 승부욕을 심어주었다.

주장 조수철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지난 경기 후 선수들이 많은 상실감에 빠졌다. 마지막 마무리를 잘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에서 승점 1점만 가져온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부산전 대비를 충실히 했다”라고 한 뒤 “사실 오늘도 득점을 많이 할 수 있었는데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 경기 내용에서는 선수들 모두 책임감을 가지고 잘해주었다”라고 했다.

최하위에서 탈출한 부천은 이 흐름을 잇길 바라고 있다. 조수철은 “우리가 충분히 높은 위치에 있을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는데 놓쳤다. 이제 최대한 높은 순위에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라며 목표를 밝혔다.

끝으로 그는 후배들에게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조수철은 “올 시즌은 많이 힘들었겠지만 마지막까지 서로를 믿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부족한 주장을 만나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선수들이 힘을 내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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