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왜 2년 전 명문 LA 다저스 제안을 뿌리쳤을까

2021. 10. 1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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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106승56패의 페넌트레이스 성적을 거두고도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와일드카드를 획득한 LA 다저스가 9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필드에서 필생의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 돌입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LA 다저스보다 1승이 많은 107승55패로 서부지구 챔피언이 됐고 세인트루이스와의 와일드카드전 승리로 올라온 LA 다저스를 홈으로 불렀다. LA 다저스의 이날 1차전 투수는 우완 워커 뷸러였다. 페넌트레이스에서 16승4패, 평균 자책점 2.47, 탈삼진 212개를 기록하며 NLDS 1차전 중책을 맡았는데 1회 샌프란시스코 버스터 포지에게 투런 홈런, 7회 크리스 브라이언트에 추가점 솔로홈런을 허용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 2019시즌이다. LA 다저스는 페넌트레이스에서 106승56패로 구단 신기록을 세우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올시즌 성적과 정확히 같다. 류현진이 당시 막강 LA 다저스를 이끈 세 명의 에이스들(클레이튼 커쇼-류현진-워커 뷸러) 중의 한명이었다.

당시 LA 다저스는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워싱턴 내셔널스와 5전3선승제 NLDS에서 맞붙었다. 흥미롭게도 워싱턴 내셔널스 에이스가 맥스 슈어저였는데 맥스 슈어저는 올시즌 LA 다저스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와일드카드 세인트루이스전에 선발 등판해 호투했다.

LA 다저스는 그 때 워커 뷸러가 1차전(승리), 클레이튼 커쇼 2차전(패전) 그리고 워싱턴 원정이었던 3차전에 류현진을 선발 등판시켰다. 류현진은 1회 워싱턴 후안 소토에게 중월 2점홈런을 내주기는 했으나 팀 타선의 지원을 바탕으로 호투해 5이닝 2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10-4 대승.
그러나 LA 다저스는 2승1패의 상황에서 4차전, 5차전을 모두 내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에 오르지 못했다.

류현진은 2013년 LA 다저스와 6년 3600만달러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년간은 위력적이었으나 2014시즌을 마치고 어깨 관절 와순 수술(shoulder surgery), 팔꿈치 건염(elbow tendinitis)으로 2015시즌을 통째 쉬었고 2016시즌에도 한 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이어서 2017시즌에도 왼 엉덩이(left hip), 발(foot) 부상 등으로 완전하게 시즌을 못 치렀다. 25경기(선발 24)에서 5승9패, 평균 자책점 3.77을 기록했다.

2018시즌에는 출장 경기가 적었으나 15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 자책점 1.97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재기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그해가 6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었는데 원 소속팀 LA 다저스가 1790만달러(한화 약 200억원)에 2019시즌 1년 퀄리파잉 오퍼를 제안했고 류현진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래서 LA 다저스에서 7년째 하게 됐다.

2019시즌은 류현진에게 절정기였다. 29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14승5패 평균 자책점 2.32 탈삼진 163개를 기록했다.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 사이영상 2위(1위는 제이콥 디그롬)에 올랐다.
그래서 슈퍼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물론 류현진, 그리고 FA 시장에서도 류현진이 LA 다저스와 재계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현진에게 가장 먼저 연락해서 시즌 후 류현진이 직접 참석하는 미팅을 제안한 구단이 현재의 토론토 블루제이스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아내와 귀국해 휴식을 취했다. 내심 기다리는 것이 있어 스캇 보라스에게 맡겨 놓았다.

류현진은 토론토가 경쟁 구단들 가운데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제안한 1차 조건을 거절했다. 그러면서 LA 다저스와 LA 에인절스, 미네소타 트윈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오퍼를 기다렸다. 가장 마음에 두고 있었던 구단이 LA 다저스, 그 다음이 LA 에인절스였다.

LA 다저스는 공식적으로 스캇 보라스를 통해 류현진 측에게 재계약 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류현진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LA 다저스가 제시한 조건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공개되지는 않았고 그 후 구단과 에이전트 선수 모두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류현진은 LA 다저스를 떠나게 됐다. 결국은 LA 다저스가 제시한 조건이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다. 당시를 기억하고 있는 에이전트에 의하면 가장 컸던 차이가 계약 기간이었다고 한다.

LA 다저스는 2년을 제안했다는 것이 유력하다. 2년 기간의 총액은 괜찮았는데 류현진 측이 4년을 원하자 결렬로 기울어졌다는 것이다. 부상에서 재기한 류현진으로서는 무엇보다 4년의 안정된 계약 기간을 원해 결국 이를 위해 LA 다저스를 떠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이 떠난 후인 2020시즌 LA 다저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올시즌에도 NLDS에 올라 가을 야구를 하고 있다.

류현진의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막판 레이스에서 볼티모어와의 최종전에 류현진이 등판해 14승째를 따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AL 동부지구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에 밀려 탈락했다.

류현진은 토론토와 2년 계약기간이 남아 있으나 토론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은 낮다.
류현진이 LA 다저스에 남았다면 그는 지난 해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고 올시즌에도 부상으로 부진했던 커쇼 대신 20승을 거둔 훌리오 우리아스, 워커 뷸러와 세명의 에이스로 불리며 LA 다저스를 이끌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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