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유럽레터] '뉴 키에보' 클리벤세, 펠리시에르와 9부부터 시작하는 도전

이형주 기자 2021. 10. 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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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 키에보 레전드 세르지오 펠리시에르.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 = 이형주 기자

-[이형주의 유럽레터], 235번째 이야기: '뉴 키에보' 클리벤세, 펠리시에르와 9부부터 시작하는 도전  

'새로운 키에보 베로나' FC 클리벤세의 도전이 시작됐다. 

아주 최근 축구를 접한 청소년 팬들에게 베로나의 축구 팀에 대해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아무래도 엘라스 베로나를 이야기할 확률이 높다. 그들이 유일하게 접한 베로나 팀으로 현재도 세리에 A에 있으며 1984/95시즌 우승 경력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리에 A에 베로나 연고 클럽은 엘라스 베로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세리에 A 붙박이로 활약했던 키에보 베로나도 있다. 키에보는 지난 2001/02시즌 세리에 A로 올라온 뒤 2018/19시즌을 끝으로 강등될 때까지 17년 간 단 한 시즌을 빼고 1부에 잔류한 바 있다. 

키에보 베로나와 엘라스 베로나는 베로나 중앙 역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타치오네 베로나 포르타 누오바에서 도보 18분 정도 떨어져 있는 마르칸토니오 벤테고디 스타디움을 공유하기도 했다. 치열한 베로나 더비를 펼치기도 했다. 

AC 키에보 베로나가 엘라스 베로나와 공유했던 마르칸토니오 벤테고디 스타디움. 사진|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베로나/마르칸토니오 벤테고디)

그럼에도 키에보 베로나가 현재 엘라스 베로나에 비해 젊은 팬들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이유가 있다. 키에보가 강등을 당했고, 현재는 파산 당해 구단 완전 해체 직전이기 때문이다. 

키에보는 2부에서 싸우던 지난 2020/21시즌 급작스레 터진 코로나19로 인한 재정난 직격타를 맞았다. 수입 중 관중 입장 수입에 크게 의존하던 그들이었다. 하지만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며 결국 버틸 수 없게 됐다. 

2021년 7월 결국 키에보는 세금 미납으로 세리에 B에서 퇴출됐다. 미납 세금을 내고, 구단 운용을 할 수 있는 투자자를 구할 시 4부에서 재출발이 가능했던 키에보였다. 하지만 8월 21일로 정해져있던 마감시간까지 투자자를 구하지 못했고 그들은 재시작을 하려면 아마추어인 무대인 9부리그부터 출발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행복을 줬던 키에보의 몰락에 그들의 최고 레전드인 세르지오 펠리시에르가 나섰다. 펠리시에르는 1979년생의 이탈리아 국가대표 공격수다. 키에보에서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활약하며 클럽의 황금기를 이끈 인물이다. 은퇴 역시 2019년에 키에보에서 했던 팀의 레전드 그 자체인 선수다.

펠리시에르는 키에보가 세리에 B에서 퇴출당한 시절부터 팀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의 엄청난 노력에도 투자자를 찾지 못한 것은 그야말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기한이 지나고 9부 아마추어 리그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펠리시에르는 포기하지 않았다. 기존 팀과 관련한 사항을 규합해 FC 클리벤세를 창단했다. 

펠리시에르가 중심이 된 인물들이 키에보 베로나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고, FC 클리벤세로 재창단한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파산한 키에보에 현재 유소년 팀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키에보 회장 루카 캄페델리가 펠리시에르가 중심이 된 팀에 키에보라는 이름을 쓰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펠리시에르와 인원들은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 FC 클리벤세라는 이름을 쓰기로 결정했다.

이제 클리벤세는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고 있다. 아무리 팀과의 의리를 지키려한들 기존에 2부 혹은 4부에서 뛰던 선수들을 9부로 내려오게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에 클리벤세는 선수 모집으로 스쿼드를 꾸렸다. 펠리시에르가 구단주 겸 팀 총괄을 하는 동시에 엠폴리 FC 등에서 세리에 A 무대를 누빈 리카르도 알레그레티를 초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FC 클리벤세 초대 감독이 된 리카르도 알레그레티 사진|FC 클리벤세

냉정히 말해 이제 클리벤세 앞에는 가시밭길만이 남았다. 재정난으로 세리에 D로 강등 후 주장 알레산드로 루카렐리와 함께 세리에 A까지 내달린 파르마 칼초 1913의 신화가 만들어진 조건보다도 훨씬 열악한 상황이다. 투자자를 받지 못해 세리에 D에서 활동할 기회도 놓친 클레벤세는 계속해서 다이렉트 승격을 한다는 가정을 해도 8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포기는 없다. 그들이 자랑하는 레전드 펠리시에르가 있고, 그가 규합한 사람들이 있다. 또 클리벤세를 응원하는 전 키에보 베로나의 팬들이 있다. 오랜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그들은 세리에 A 무대에 다시 서는 꿈을 꾼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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