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엔딩노트'..'자치법규'에도 외국어·외래어 남발

정재훈 2021. 10. 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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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575돌 한글날을 맞아 정부가 주최하는 한글날 경축식이 처음으로 한글도시를 표방한 세종시에서 개최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름답고 소중한 우리 한글 대신, 우리 주변 곳곳에선 여전히 외국어나 외래어가 남용되고 있는데요.

특히 모범을 보여야 할 자치단체마저 외국어나 외래어를 법규에까지 버젓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종시와 세종시의회가 만든 자치법규인 조례와 훈령입니다.

명칭은 물론이고 법규 본문에도 생소한 외국어가 들어 있습니다.

'웰다잉', '엔딩노트', '거버넌스' 등 의미조차 명확하게 파악하기 힘든 말들입니다.

[조준우/세종시 한솔동 : "뜻을 정확히 모르겠으니까 어떤 의미인지도 잘 모르겠고…."]

[김광철/세종시 집현동 : "알아듣지도 못하겠지만 느낌이 안 좋아요. 우리 한글이 많은데 왜 굳이….."]

'웰다잉'은 존엄한 죽음, '엔딩노트'는 유언장, '거버넌스'는 관리체제나 정책이란 우리말로 쓸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글을 놔두고 외국어나 외래어를 쓴 자치 법규가 세종시에만 20개가 넘습니다.

심지어 세종시는 한글사랑도시를 표방하며, 한글진흥담당을 신설하고 한글사랑위원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종시 관계자 : "조례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 공공언어들이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입니다. 심의를 통해 조금씩 다듬어가는 과정을 밟으려 하고 있습니다."]

대전시와 충청남도처럼 외국어와 한글을 무분별하게 혼용하는 자치단체도 많습니다.

[박원호/한남대학교 국어문화원 책임연구원 : "공공의 목적으로 쓰이는 글이라면 우리말로 최대한 순화해서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노력이 많이 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글 사용에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들이 오히려 외국어나 외래어를 남용하면서 한글 사랑을 퇴색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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