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의 미래? 페북 주가가 하루 새 5% 빠진 이유 [추적자 추기자]

추동훈 2021. 10. 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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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 추기자] 미국 현지시간 4일, 페이스북은 이날 하루에만 16.78달러, 무려 4.89%가 폭락합니다. 이날 종가 기준 페이스북 주가는 326.23달러로, 연중 페이스북 최고가는 지난 9월 7일 기록했던 382.18인데 이에 비해 무려 14.6%나 떨어진 셈입니다. 물론 바로 다음날 반등에 성공했지만 투자자들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처럼 대형 정보기술(IT)주의 위기감과 오버랩되지 않으세요? 바로 카카오 이야기입니다. 국내 대표 IT 기업으로 성장한 카카오는 미국의 폭락 장세 직후인 같은 날 5일 4.72%가 빠지며 종가 11만1000원으로 마감합니다. 지난 6월 23일 종가 기준 16만95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34%가량 빠진 셈인데요.

기술주 만능 시대로 불리는 현재, 페이스북 주가는 왜 이렇게 크게 떨어졌을까요. 추적자 추기자가 살펴봤습니다.

2004년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19세 소년 마크 저커버그가 창업한 페이스북은 미국을 대표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입니다. 뛰어난 소통성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페이스북은 국내에서는 싸이월드를 압살해버리고, 전 세계에서는 2009년 마이스페이스라는 경쟁사를 따돌리며 업계 1위로 자리매김합니다.

이어 스마트폰 보급 덕에 2012년, 서비스를 출시한 지 불과 8년 만에 월 이용자 수가 10억명에 달했습니다. 2012년은 페이스북이 나스닥에 상장한 해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현재 페이스북 이용자는 몇 명일까요? 2021년 7월 기준 페이스북 사용자는 무려 28억5300만명에 달합니다. 단연 전 세계 1위이며, 2위는 여러분이 지금 보고 계신 유튜브로 22억9100만명입니다. 이어 미국판 카카오톡 와츠앱이 20억명, 인스타그램이 13억8600만명입니다.

미국 내 가입자 수는 2020년 기준 2억9700만명이며 2026년엔 3억24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미국 내 실제 방문자 수 기준으로 페이스북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버라이즌미디어에 이어 4위에 올라 있는데요. 압도적인 가입자 수와 방문자 수를 갖추고 있는데도 최근 페이스북엔 위기감이 계속 감돌고 있습니다.

실제 매출과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조금 더 느낌이 올 겁니다. 페이스북 매출액은 2018년 558억달러를 기록한 뒤 2019년 706억달러, 지난해 859억달러로 꾸준히 상승한 데 비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2018년 221억달러를 기록한 뒤 2019년 184억달러로 상장 후 처음으로 역성장하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다행히 2020년 당기순이익은 291억달러로 다시금 성장했지만 말이죠.

또 시가총액으로 살펴봐도 페이스북 성장에 한계가 보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요. 2014년 4월 기준 페이스북 시총은 1510억달러 수준이었습니다. 당시 아마존 시총은 이보다 낮은 1451억달러였죠. 그러나 10월 5일 종가 기준 아마존 시총은 1조6200억달러인 데 비해 페이스북은 9197억달러로 크게 벌어진 상태입니다.

◆위기의 페이스북,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일단 지난 4일 페이스북 주가가 5% 가까이 떨어진 이유는 단기 이슈이기는 합니다. 한 페이스북 내부 고발자가 CBS 간판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가짜뉴스 대책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한 것이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페이스북은 접속 장애까지 일으키며 이날 기술주 하락을 주도했습니다.

페이스북 최근 주가 /출처=구글
그렇다면 가짜뉴스 대책,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요. 사실 과거와 달리 현재 뉴스는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됩니다. 특히 정치권 뉴스 또는 선거철 뉴스는 이러한 가짜뉴스와의 전쟁이 벌어지죠. 아니면 말고 식의 가짜뉴스가 범람하면서 선거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이 대결했던 지난번 대선에서 힐러리가 교수형에 쳐해졌다는 충격적인 가짜뉴스가 나돌며 난리가 나기도 했죠. 이러한 가짜뉴스가 판치는 SNS 플랫폼 페이스북의 책임 이슈는 항상 화젯거리입니다. 페이스북 역시 이런 가짜뉴스와 전쟁을 벌여왔지만 쉽지 않은 싸움이었죠.

이번 주가 하락은 이러한 가짜뉴스와 관련해 페이스북이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폭로가 나온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페이스북에 감도는 위기감의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독과점 규제 이슈입니다. 페이스북은 2012년 인스타그램, 2014년 와츠앱을 인수했습니다. 사실상 SNS 시장을 독점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인데요. 이와 관련해 연방정부와 46개주 검찰총장은 페이스북을 상대로 이러한 인수를 무효화해달라는 반독점 소송을 냈는데 지난 6월 1차 소송에서 페이스북이 승리했습니다. 이어 지난 8월 정부 측은 재차 소송을 제기하면서 정부와 IT기업 간 2라운드가 시작됐습니다.

리나 칸 FTC 위원장
이번 소송을 주도하는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페이스북이 시장 경쟁을 무너뜨린 독점 기업이고 중소 경쟁자를 억압하고 있다고 소송 이유를 거듭 밝혔습니다.

빅테크 저격수라는 별명을 가진 리나 칸 FTC 위원장이 이러한 소송을 주도하고 있죠.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지난 7월 독점적 관행 단속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지원사격에 나선 상황입니다. 미국 정부는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구글·아마존 등 IT 공룡을 전부 겨누며 독점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 그림, 어디서 많이 본 듯하죠? 바로 국내 IT 공룡 카카오와 네이버 이야기입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소상공인 상권 침해 등 이슈로 카카오와 네이버가 엄청나게 두들겨 맞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주가를 보면 바로 알 수 있죠. 미국·한국뿐 아니라 유럽 등에서도 이러한 독과점 기업과의 전쟁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SNS 독점 기업은 언제나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기업입니다. 그렇다 보니 현재 페이스북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 또한 매우 큰 상황입니다.

과연 페이스북은 이 위기를 잘 돌파할 수 있을까요?

◆광고 매출 97%, 애플과의 갈등으로 휘청?

텍스트 시대에 태동해 지금까지 성장해온 페이스북. 처음엔 트위터 정도가 경쟁자였지만, 사진 중심의 인스타, 단문 중심의 트위터, 영상 중심의 유튜브, 이번엔 짧은 동영상의 틱톡까지. 쟁쟁한 경쟁자들이 끝없이 도전을 이어오며 그 아성을 뛰어넘으려 하는데요.

이미 일부 국가나 시장 영향력 측면에서 페이스북은 이제 한물간 SNS로 퇴물 취급을 받는 일도 많습니다.

페이스북 역시 사진과 영상 부문을 강화하고 견제에 나서고 있지만 그 역시 만만치는 않습니다. 이미 새로운 플랫폼에 안착한 사용자를 다시 가져오기란 쉽지 않죠.

애플·구글처럼 디바이스나 소프트웨어(SW)를 판매하는 것도 아니고, 구글처럼 압도적인 검색·광고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지 않다 보니 광고 외 뾰족한 수익화 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2020년 기준 페이스북 매출액 중 광고 매출 비중은 무려 97%에 달합니다. 광고 수익 비중이 압도적이죠.

지난 5월 페이스북과 애플 간 갈등이 화제가 됐습니다. 애플이 아이폰 사용자에게 페이스북 앱 사용 시 활동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도록 업데이트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페이스북 수익 대부분은 광고에 기반합니다. 즉 잘 타기팅된 광고를 내보내는 것이 페이스북의 경쟁력이죠. 그런데 폐쇄정책의 왕 애플이 이러한 빅데이터를 페이스북이 가져가지 못하게 막아버린 겁니다. 이 역시 페이스북의 발목을 잡는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받습니다. 플랫폼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고 이겨내는 여러 방법 중 애플이 고수하는 폐쇄정책에 페이스북이 직격탄을 맞게 되는 것이죠. 페이스북 미래를 걱정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VR로 반전 꿈꾸는 페이스북

페이스북 역시 수익화 모델을 놓고 고민이 많습니다. 광고 외에 뾰족한 수익을 못 만들고 있다 보니 고민이 많은데, 그 돌파구로 저커버그가 바라보는 세상이 바로 가상현실(VR)입니다.

페이스북은 알다시피 VR 기업 오큘러스를 인수해 가지고 있습니다.

텍스트 중심의 1차원 세상에서 이미지 중심의 2차원, 영상 중심의 3차원, 그다음은 바로 VR, 4차원 SNS 시대가 온다는 것인데요.

이미지와 영상에서 물먹은 페이스북이 VR 시대에서는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게 페이스북의 야심입니다.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VR 시대 플랫폼을 선점해 이곳에서 다양한 사업 모델과 수익화 모델을 만들어내겠다는 겁니다. 페이스북 전 직원 중 20% 가까이가 VR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향후 VR기기를 판매해 하드웨어(HW) 시장에서 24억달러 수익을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쇼핑·게임 등 엔터테인먼트와 연관된 부가가치 창출이 크게 기대됩니다. 즉 미래 산업에 투자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겠다는 것이 페이스북의 복심입니다. 이는 정말 먼 미래 일일 수 있겠지만요.

◆현재보단 미래, 페이스북의 가치

현재 페이스북 브랜드 가치는 약 2억2600만달러입니다. 세계 1위 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6억8390만달러로 1위이고, 이어 애플, 구글, MS, 텐센트 순입니다. 페이스북은 딱 6위죠.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세계적인 IT 기업과 쟁쟁한 경쟁을 펼쳐나가고 있는 페이스북. 지금까지 잘해오다 잠깐 헤매고 있지만,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와 저커버그의 비전은 여전히 기대감을 갖게 하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당장은 흔들리고 우려스럽지만, 더 큰 그림을 꿈꾸고 있는 페이스북. 10년 뒤 주가는 어떻게 돼 있을까요?

[뉴욕/추동훈 특파원(chu.newyo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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