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대장동 공방' 벌인 민주당 대선주자들

경선 현장 등장한 '이재명 형수 욕설' 영상에 '아수라장'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9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수원=연합뉴스

'대장동'을 입에 올렸지만, 강조점은 각각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4인은 9일 경기 지역 경선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 연설회에서 이번 대선을 "부패 기득권과의 최후대첩이자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첫 새벽"으로 규정하며 "최후대첩 승리를 위해, 새로운 나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원팀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는 야권의 '이재명 죽이기'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럴수록 죽지 않기 위해 한 톨 먼지조차 경계하며 공직자의 사명을 다해왔던 저 이재명의 청렴성과 실력, 그리고 실적만 더 드러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낙연 후보는 대장동 의혹에 휩싸인 이재명 후보를 '불안한 후보'로 자신은 '안정된 후보'로 대비시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대장동 게이트는 대한민국 특권층의 불의와 위선의 종합판"이라며 "불행하게도 여야는 모두 그런 부정부패 문제를 그대로 떠안고 대선에 임하려 하고 있다. 그것은 대한민국과 국민의 불행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안하고 위험한 길로 가지 말고, 안전하고 안심되는 길로 가야 한다"며 "준비되고 검증된 길, 저 이낙연으로 갑시다"라고 했다.

추미애 후보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 "해방 이래 한 번도 청산되지 못한 부패기득권 동맹의 민낯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했다. 추 후보는 "단언컨대 대장동 사건은 재벌과 화천대유, 그리고 부패한 고관대자들, 그들의 부패 고리를 푸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를 외면한 모든 정치적 공방은 그저 부패기득권의 속살을 감추려는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이는 이재명 후보를 옹호하기 위한 것도 아니요, 이 사건을 제기하고 있는 이낙연 후보를 비난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사건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강력한 수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용진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정권교체론과 연계시키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국민이 분노하는 대장동 사태에 야당쪽의 연루자가 더 많은데 국민의 절반 이상이 정권교체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들이 좋아서가 아니라 우리들이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고 우리들에게 실망하고 계시기 때문이다"며 "민주당이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주당 경선 현장에서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동영상이 등장해 경선장이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이날 경선이 열린 수원 컨벤션센터 앞에서 한 보수단체 유튜버가 인근 도로 차량에 주차한 트럭에서 이 지사의 '형수 욕설' 영상을 중계하면서 "화천대유 특검하라"를 외쳤다. 일부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은 "특검가라"를 따라하며 호응하기도 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동영상을 빨리 중단하라"고 맞받으면서 욕설 섞인 말싸움이 벌어졌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