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야심 가져야..논란에도 새로운 시도할 것"

강애란 2021. 10. 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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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영 집행위원장 인터뷰..OTT 시리즈물 상영 섹션 등 신설

(부산=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세상의 모든 영화제는 칸(국제영화제)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어요. 부산국제영화제는 빨리 그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해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허문영 집행위원장 (부산=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9 mjkang@yna.co.kr

팬데믹 속에서 지난 6일 개막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끄는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보다 개방적이고 진취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영화의 극장 개봉을 중시하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극장의 경쟁 상대로 바라보는 영화계의 지배적인 분위기 속에서 영화제에 OTT에서 방영될 시리즈를 상영하는 '온 스크린' 섹션을 신설한 것도 이런 지향점이 반영된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후발주자…넓게 보면 시리즈물은 긴 영화"

허 위원장은 '온 스크린' 신설 의미에 대해 'OTT'가 아닌 '시리즈물'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답했다.

그는 "넓게 해석하면 OTT 시리즈물은 아주 긴 영화"라며 "일반적으로 드라마는 제작과 방영을 동시에 하는 완성된 형태가 아닌데, OTT 제작방식은 (공개 이전에) 완결된 작품을 만든다는 특징이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D.P'의 경우 한편이 50분인 6부작인데,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해피아워'란 영화는 5시간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의 범주를 어디까지 잡느냐의 문제인데, 칸국제영화제의 경우 이를 좁게 잡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봉준호 감독의) '옥자' 논란이 있었다. '옥자'는 칸에 갔지만, 아직도 칸은 OTT에 먼저 소개되는 작품은 영화로 보지 않는다"며 "하지만 시리즈도 극장 개봉 영화와 미학적으로 견줄 수 있는 작품들이 있다. 최근 넷플릭스 공개된 '킹덤: 아신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하다. 이런 수준의 영화는 1년에 그리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칸국제영화제의 기준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전통을 중시하는 영화제가 있다면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영화제가 있어야 하는데, 부산국제영화제는 후자에 해당한다는 것이 허 위원장의 의견이다.

영화의 바다로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5일까지 70개국 286편 영화를 상영한다. 2021.10.6 handbrother@yna.co.kr

그는 "부산국제영화제는 26년이 돼서 늙은 것처럼 보이지만 전 세계를 놓고 보면 아주 어린 영화제다. 후발 영화제가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로 영화를 대하지 않으면 전통적인 영화제와 어깨를 견줄 수 없다"며 "그들이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자세로 가는 것을 가치로 둔다면, 우리는 위험과 논란을 감수하면서라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는 야심을 가져야 해요. 유럽의 전통 영화제와는 다른 길을 가면서 새로운 모델을 창안할 책무와 기회가 동시에 주어졌다고 생각해요. 내부적으로 10개년 계획도 준비하고 있어요. 올해는 약간의 단초들을 보여준 거죠."

"축제는 함께 모여 공감하는 것…뭉클한 시간"

올해 영화제는 '위드 코로나'의 시험대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개·폐막식을 비롯한 부대행사를 취소했지만, 올해는 감독과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밟았고, 개막식에 참석한 1천200여명이 이를 지켜봤다. 상영관 입장 인원도 지난해 25%에서 50%까지 늘렸다.

허 위원장은 "영화제 방역 매뉴얼만 50페이지다. 그만큼 꼼꼼하게 방역에 애를 썼고, 플랜B도 준비했다"며 "영화를 보고 간 관객이 확진 판정을 받을 수는 있지만, 두려운 상황은 아니다. 그 상황에 대한 수칙이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데 비판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축제를 대폭 축소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당장의 수익 감소뿐 아니라, 영화제를 지탱하는 후원사 지원의 지속성 등 먼 미래까지 내다봐야 했다고 전했다.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모여서 함께 공감하는 게 축제의 기본적인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참석한 분들이 '너무 오랜만이다', '뭉클하다'고 얘기해줘서 속으로 약간 뿌듯해했죠. 개막식 사회를 본 박소담 씨는 눈물을 글썽이더군요. 임권택 감독님이 상을 받을 때는 모든 영화인이 기립하더라고요. 어떤 영화제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었죠."

코로나19 속 영화의 전당 거리두기 입장 (부산=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린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시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021.10.8 jin90@yna.co.kr

물론 아쉬움도 따랐다. 국제 행사지만 해외 손님을 초청하는 데는 제약이 컸다. 아시아 국가의 경우 해외 입출국에 따른 격리기간 때문에 대부분 초청을 포기해야 했다. 이에 영화제 측은 꼭 데려와야 하는 인사를 집중 공략했다고 했다.

그 결과 9년 만의 신작 '아네트'를 내놓은 거장 레오 카락스 감독과 일본의 차세대 영화인으로 손꼽히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영화제를 찾았다. 하마구치 감독의 경우 해외 일정을 소화하던 중 짬을 내 한국을 찾았고, 일본에 돌아가면 2주 격리를 견뎌야 하는데도 초청에 응했다고 했다.

허 위원장은 "올해 봄부터 영화제를 준비하며 방역 상황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치의 피지컬 축제, 오프라인 축제를 하려고 애를 썼다"며 "오랜만에 영화인들이 모이면서 한국 영화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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