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률 73% 넘어선 '땅 위의 인공태양' [랜선 사진기행]
ITER는 무한한 태양에너지의 근원인 태양 중심의 핵융합 반응을 인공적으로 일으켜 전력을 얻는 핵융합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한 실험장치다. ITER가 '땅 위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이유다.
ITER 본부 앞에는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는 유럽연합(EU)과 한국,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인도 등 7개국 국기가 나란히 펄럭이고 있었다. 안전장비를 착용한 뒤 차에서 내려 10여 분을 걸어 들어가자 축구장 60개 규모(42만㎡)의 거대한 건설 현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기체 저장탱크를 지나 들어선 본관에선 지름 28m, 높이 24m의 초대형 핵융합로가 설치될 구조물을 한창 건설하고 있었다. 층마다 원형의 둘레를 따라 각종 실험기기와 진단장치를 설치하기 위한 통로가 나 있는 모습은 고대 콜로세움을 연상케 했다.
핵융합 발전은 이때 나오는 고에너지 중성자의 열을 이용해 발생시킨 증기로 터빈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ITER는 온도 대비 반응 효율이 높은 중수소(D)와 삼중수소(T) 간의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장치다.
중수소 1g과 삼중수소 1.5g이면 석탄 20t과 맞먹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한 가정이 8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ITER는 중력 대신 자기장을 이용해 도넛 모양의 진공용기에 입자를 가두고 온도를 높여 핵융합 반응을 유도한다. 이런 방식의 핵융합장치가 토카막(러시아 말로 '자기장 방'이란 뜻)이다.
ITER 토카막의 전체 무게는 2만3000t으로 에펠탑 3개와 맞먹는 수준이다. 소비전력 대비 10배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증폭률(Q)=10' 수준의 열출력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TER는 장치의 덩치가 큰 만큼 100만여 개의 크고 작은 부품들을 레고블록처럼 차곡차곡 결합해 만드는데, 부품 대부분이 수백 t 이상으로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게 거의 없을 정도다.
실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진공용기는 '핵융합로의 꽃'으로 불린다. 진공용기는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가두는 진공 조건을 만들어 주고, 중성자와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게 차폐해주는 역할을 한다.
한국은 ITER 장치의 진공용기 9개 섹터 중 4개를 제작하는데 현재까지 2개 섹터가 완성됐다. 섹터 하나의 규모는 높이 11.3m, 폭 6.6m, 무게 약 400t에 달한다. 두 번째 섹터는 지난 8월 말 카다라슈에 도착했다.
사업 예산은 79억유로(약 10조4500억원)가 투입된다. 현물을 포함해 EU가 45.46%, 나머지 6개국이 9.09%씩 분담한다.
지하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핵융합에너지가 실현되면 기존 에너지원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료가 되는 중수소는 지구 표면의 70%를 뒤덮고 있는 바닷물에서 무한히 얻을 수 있다. 바닷물 35ℓ면 중수소 1g을 공급할 수 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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