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가창신공] 보이콜드, 現 힙합씬 20대 대표 프로듀서

조성진 기자 2021. 10. 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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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소니뮤직
사진제공=소니뮤직
사진제공=소니뮤직

▶ 2018년부터 소니뮤직 코리아 전속 아티스트
▶ ‘흑백영화’ 총괄 프로듀싱 이어 새 앨범 준비
▶ ‘쇼미더머니 시즌8’ 프로듀서 출신
▶ 제도권 시스템 아닌 자신만의 길 추구
▶ 초교때부터 에미넴, 릴 웨인에 심취
▶ ‘보이콜드’(w식케이)는 그의 스타일 가장 잘 반영
▶ “배의 선장은 제작자, 항해사는 프로듀서”
▶ “프로듀서는 해당 음악인 특장점 잘 부각시켜야”
▶ 롤 모델은 프라이머리
▶ “소코도모, 릴러말즈는 ‘천재과’ 음악인”
▶ “염따 음악선 진심(진정성) 느껴져”
▶ 남과 어울리기보다 혼자 있는 걸 선호
▶ 집에선 절대 음악 듣지 않아
▶ “프로듀서로서 빌보드 진입은 꼭 해보고파”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저는 프로듀서로서 무엇보다 음악을 하는 당사자(캐릭터)의 특장점이 더 많이 부각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식케이와의 콜라보 ‘보이콜드’는 프로듀서로서의 제 스타일이 가장 잘 나타난 작품으로 꼽고 싶어요.”

“항해하는 배의 선장이 제작자라면 항해사는 프로듀서입니다. 가창하는 음악인은 배의 전투원이고요.”

보이콜드(정성원·26)는 현재 힙합씬 대표 프로듀서로서 명성을 다지고 있다. 20대 약관의 나이지만 이미 그가 유명 음악인들과 작업한 건 100곡이 넘는다.

만 26세라는 나이로 본다면 회사 초년생 또는 ‘취준생’이지만 20대 초반부터 프로듀서로 두각을 나타내 이제 그 또래에게선 엄두도 낼 수 없는 돈도 벌고 있다. 틀에 짜인 제도권 시스템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뜻한 길을 묵묵히 그러나 치열하게 걸으며 얻은 결과다.

인터뷰를 위해 서초동 소니뮤직코리아에서 만난 보이콜드는 아이돌 그룹 뺨치는 준수한 외모의 소유자였다. 어투 또한 간결 정확한, 마치 문장으로 바로 사용해도 좋을 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표현력이었다. 절대 서두르지 않고 차분한 어조로 분명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그러면서도 절대 과장하지 않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쿨’한 이미지 바로 그것이었다.

보이콜드는 ‘흑백영화’ 총괄 프로듀싱에 이어 자신의 새 앨범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물론 의뢰받은 타 음악인의 작업도 병행하며. 7~8곡 수록 예정인 보이콜드의 새 앨범은 언제 발매될진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

코로나로 인해 안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따분함을 극복하고자 시작한 게 주식 투자다. 주식은 생전 처음 해보는 것이지만 음악만 보며 걸어오던 그에겐 또 하나의 흥미로운 세계다.

보이콜드는 2018년부터 소니뮤직 코리아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곡을 내면 소니뮤직에서 국내외 홍보마케팅을 잘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해외 홍보도 적극적인 편인데, 제겐 이 부분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래퍼 제이콜을 염두에 두고 비슷한 발음을 생각하다 떠오른 게 보이콜드였다. ‘보이콜드’라는 닉네임은 이렇게 시작됐다.

보이콜드는 그간 치타, 박재범, 비와이, 김하온 등등 많은 음악인과 작업했다. 그중에서도 보이콜드는 소코도모, 릴러말즈 등과의 협업을 가장 인상적으로 꼽았다. ‘고등래퍼’를 통해 알게 된 소코도모와는 형·동생 사이로 현재까지 가장 친하게 지내는 후배이기도 하다.

“소코도모와 릴러말즈 모두 비범한 ‘천재과’ 음악인입니다. 소코도모는 타고난 감성으로 디테일하고 완벽주의를 추구하죠. 릴러말즈는 ‘노력형 천재’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소코도모는 세계적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가장 많은 한국의 랩 음악인입니다. 일반적으로 힙합 음악인들은 랩과 가사에 많은 관심을 두는 반면 사운드까지 관심을 보이는 경우는 극히 적죠. 그런데 소코도모는 사운드를 체크하는 귀가 전문 엔지니어 이상으로 청음도 탁월해요.”

2019년 엠넷 ‘쇼미더머니 시즌8’ 프로듀서로 출연하며 보이콜드는 대중적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됐다.

“쇼미 측에서 급하게 섭외가 와 시작된 케이스라 제대로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작업을 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퀄리티가 아쉬웠죠. 준비 기간이 충분했다면 더 멋진 작업물이 나왔을 텐데. 누구와 함께하는지도 방송 스케줄 당일에야 알았을 정도였어요. 그러다 보니 함께 출연하는 사람과 소통할 시간도 전혀 없었고.”

“‘쇼미더머니’ 출연으로 배운 점도 있어요. 방송이 저하곤 잘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으니까요. 반면 안 좋은 기억도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8~10시간을 녹화했는데에도 정작 방송에선 1시간 정도 분량 밖에 나오지 않아 허탈하기도 했죠. 물론 보이콜드라는 존재를 알리는 데에는 많은 도움이 됐던 게 사실입니다.”

얼마 전 새 시즌이 시작된 ‘쇼미더머니10’에 대해서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제가 직접 출연하지 않다 보니 좀더 여유를 갖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같아요.”

“조광일, 좋은 테크닉의 소유자입니다. 그러나 1~2곡에선 인상적일 수 있지만, 과연 조광일의 풀랭스(정규) 앨범을 들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들어요.”

“염따, 외모로는 동네형 아저씨 같은 분위기지만 염따 음악에서만큼은 진심(진정성)이 느껴지는 힙합을 합니다.”

고 최진실 아들 최환희(지플랫)에 대해서도 어떻게 생각하나 궁금했다. 그러자 “지플랫은 아직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라는 짧은 답이 돌아왔다.

보이콜드는 1995년 6월 인천에서 태어났다. 목사인 아버지는 아들이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다. “그래, 한번 사는 인생인데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며 살아보라”며 제네릭 스피커까지 선물로 사줬을 정도다.

보이콜드는 초교 6학년 때부터 국내 힙합 레이블 소울컴퍼니를 비롯해 에미넴, 릴 웨인 등의 래퍼에 심취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비보잉, 비트박스, 각종 미디 프로그램 등을 배웠다.

중학 3학년이 되며 힙합 아티스트가 되기로 했다. 고교에 입학하며 타블로 ‘열꽃’을 처음 접하며 느낀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또한 프라이머리(최동훈)를 접하곤 “프로듀서도 앨범을 내며 활동한다는 걸” 알게 됐고 이후 프라이머리는 현재까지 보이콜드의 롤모델로 자리했다.

“프라이머리 형님과 술자리도 몇 차례 해봤는데, 정말 자기관리가 확실한 분입니다.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마치 공무원이 연상될 만큼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걸 보고 저 역시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릴 웨인은 지금도 제겐 여전히 레전드입니다.”

보이콜드는 고교 졸업 후 대학에 가지 않았다. 그는 지금도 대학을 포기한 게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보이콜드 생애 첫 음원차트 1위를 안겨준 ‘퍼즐’도 대학에 가지 않고 창작에 몰두하며 썼던 작품이다.

“저는 예나 지금이나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굳이 대학에서 배워야만 될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실용음악과를 나온 사람들 중 거의 90%가 음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전공 후 직업 음악인으로 활동하는 예는 겨우 10%도 안 된다는 거죠. 대학에서 짜여진 걸 공부하는 시간에 좀더 자신만의 스타일이 묻어 나오는 음악을 창작하는 게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방향설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1만 명이 가고 있는 길을 똑같이 따라가고 있다면 잘못된 것일 수 있죠. 학교 다닐 때부터 저는 ‘내가 가려는 방향은 달라’라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마인드가 현재의 보이콜드를 만들어 준 거 같아요.”

보이콜드의 음악엔 ‘Stupid twenty’, ‘Youth’ 등 여러 작품에서 알 수 있듯이 청춘/젊음에 관한 게 많다.

“제 음악에서 청춘/젊음(Youth)을 강조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내가 지금 청춘의 시간을 제대로 보내고 있는 건지 한 번쯤은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얼마 전 TV를 보다가 ‘나는 목표가 없어. 그냥 오늘 할 일을 성실하게 할 뿐이야’라는 유재석이 하는 말이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평소 제 지론이기 때문입니다.”

프로듀서가 갖추어야 할 소양/덕목
“첫째, 성실해야 합니다. 그리고 캐릭터(해당 음악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죠. 캐릭터에 대해 더 알면 알수록 그를 부각시킬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하게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유튜브 등 온갖 음악 관련 자료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라서 유튜브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지식/정보를 쌓길 바랍니다.”

“아티스트들은 인정받고 싶어 하지만 대중은 쉽게 인정해 주지 않죠. 따라서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야 한다는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현재의 자신에게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보이콜드는 팝, R&B에서 재즈까지 타 장르도 즐겨 듣는다. 최근엔 카니예 웨스트의 새 앨범을 반복 재생 중이라고.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한다. 특히 스릴러 장르를 가장 좋아하며 ‘쇼생크 탈출’ 같은 영화도 인상 깊게 본 작품 중 하나다. 최근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도 매우 흥미롭게 봤다. 기회가 된다면 스릴러 영화 음악감독으로도 역량을 발휘해 보고 싶다고.

“음악적 영감은, 다른 아티스트의 음악을 듣거나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와중에 얻는 경우가 많아요. 대화를 하다 보면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걸 알기도 하기 때문이죠.”

“코로나가 종식되면 제일 먼저 해외여행을 하고 싶어요. 특히 럭셔리 휴양지를 찾아 특별한 휴식을 갖고 싶습니다. 가까운 일본, 중국 등도 다시 가고 싶어요.”

보이콜드는 작업실(스튜디오)과 집을 오가는 게 일상이다. 종일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다 보니 어느 날 이러다 쓰러지겠다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몇 개월 전부터 태어나서 처음으로 운동(헬쓰)이라는 걸 시작했다.

“스튜디오에서 종일 음악과 씨름하다 보니 집에 와선 절?음악을 듣지 않아요. 집에선 넷플릭스를 보거나 ‘롤(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게임을 하며 휴식을 취합니다.”

보이콜드는 최소의 장비 사용으로 최대의 사운드 효과를 얻겠다는 주의다. 그래서 스튜디오에 기기를 많이 비치하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담(Adam) 스피커를 좋아합니다. 아담 특유의 시원스럽게 뻗어 나오는 고음역(하이)이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해요. 남들과 어울리다 보면 왠지 제 기가 다 빠져나가 버리는 느낌을 받아 피곤해요. 그래서 혼자 있을 때가 더 즐겁고 좋습니다.”

“프로듀서로서 다른 욕심은 없지만, 빌보드만큼은 꼭 한번 가보고(진입) 싶습니다.”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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