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없어 자동차 못만든다..완성차 발동동[최종근의 車스토리]

최종근 2021. 10.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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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發 반도체 공급난
국내 완성차 생산차질 지속
9월 국내외 판매 18.9% 줄어
추석 연휴도 일부 영향
충남 아산시 현대차 아산공장 출고장에서 완성된 차량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되면서 그동안 선방했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에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반도체 공급난이 더욱 심화되면서 생산차질이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생산차질이 지속되면서 지난 9월에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8.9% 줄었다.
■9월 완성차 국내외 판매 18.9% 감소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9월 국내외 판매량은 56만8308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8.9% 줄어든 기록이다.

9월 국내 판매 실적은 9만1790대로 작년 보다 33.7% 줄었고, 수출을 포함한 해외 판매실적은 15.2% 줄어든 47만6157대로 집계됐다.

판매 감소의 주 원인은 반도체 공급난이다. 특히 최근에는 반도체 공장이 많은 동남아시아 지역에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반도체 공급난이 더 심화되는 모양새다. 동남아 지역에는 독일 인피니온과 네덜란드 NXP, 일본 르네사스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공장이 있다. 또 지난달 추석 연휴가 있었다는 점도 판매 감소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9월 국내와 해외 판매실적이 전년 보다 각가 34.6%, 19.4% 줄었다. 기아도 국내 판매가 전년 대비 30.1% 줄었고, 해외 판매는 10.1% 감소했다. 한국GM은 전년 동월 대비 국내 판매가 36.5%, 수출은 71.3% 줄었다. 매각 작업이 진행중인 쌍용차는 내수와 수출을 포함한 실적이 작년 보다 39.5% 감소했다.

반면 르노삼성은 유일하게 판매량이 늘었다. 9월 내수 판매가 25.8% 줄었지만 수출이 612.5% 급증했다. XM3 유럽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월간 수출 실적이 1만대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XM3 호조세에 힘입어 르노삼성은 작년 보다 판매실적이 99.7% 늘었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 전경. 사진=뉴스1

■반도체 공급난에 공장 가동중단
한국GM은 반도체 공급난으로 이달 4일부터 2주간 부평1공장이 휴업에 들어갔다. 가동중단 기간은 이달 15일까지다. 부평1공장에선 주력 차종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고 있다.

앞서 한국GM은 이달부터 부평1공장을 50% 감산해왔는데, 반도체 부족 사태가 심화되면서 10월부터는 아예 2주간 휴업 조치를 내린 것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출시 이후 누적 수출대수가 25만대를 돌파하는 등 한국GM의 효자 차종으로 꼽힌다. 특히 중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 판매하는 물량을 모두 한국GM에서 만든다. 하지만 반도체 공급난에 발목을 잡혀 결국 2주간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이달 중순부터 부평1공장이 정상 가동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업체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현대차도 지난달 9~10일, 14~17일 아산공장 가동을 멈췄다. 아산공장에선 쏘나타와 그랜저를 만든다. 또 울산 4공장도 지난 13~17일 가동을 중단했다. 중단된 생산라인은 스타리아, 팰리세이드, 포터 등이다. 또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지난달 3일과 7일, 기아 조지아 공장도 지난달 7일 가동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뿐만 아니라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반도체가 부족해 감산이나 휴업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인천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사진=뉴스1

■친환경차 판매도 주춤
반도체 공급난으로 상승가도를 달리던 친환경차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9월 국내 친환경차 합산 판매량은 총 2만44대다. 이는 8월(2만1786대)과 비교해 8% 줄어든 기록이다. 특히 현대차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현대차의 9월 친환경차 판매량은 9340대로 전월 대비 18.3% 급감했다. 이 중 하이브리드차는 전월과 비교해 25.3% 줄었고, 전기차는 19.3% 감소했다. 다만 수소차 넥쏘는 939대가 팔려 유일하게 전월 대비 68.9% 늘었다.

차종별로 보면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의 9월 국내 판매량은 2983대로 전월 보다 10.6% 줄었고, 포터 전기차는 657대 판매에 그쳐 45.6% 감소했다. 인기 차종인 투싼 하이브리드도 9월 국내 판매량이 526대에 그쳐 전달 보다 58.9% 급감했다. 또 싼타페 하이브리드 34.5%, 쏘나타 하이브리드 22.8%,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15.6% 전월 대비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는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이 전월 대비 3.4% 늘었지만 이는 9월부터 전용 전기차 EV6의 판매가 본격화된 영향이 크다. EV6를 제외하면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 실적도 역성장 했다. 기아의 9월 하이브리드차 판매실적은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수입차 판매도 6.6% 감소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9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는 총 2만406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2만1839대)과 비교해 6.6% 감소한 수치다. 그동안 수입차 업체들은 주요 시장으로 부상한 한국에 공격적으로 차량을 공급했지만 최근 들어 반도체 공급난이 더 악화되면서 물량부족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 스텔란티스, 다임러, 폭스바겐, BMW 등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감산에 들어가거나 생산계획 조정 등에 나서고 있다.

9월 BMW 판매량은 4944대로 집계돼 전년 동월 대비 6.3% 줄었고, 아우디는 1150대를 팔아 54.5% 감소했다. 또 미니의 판매 9월 판매 실적은 961대로 전년 대비 13.3% 줄었고, 817대를 판매한 폭스바겐도 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지프는 592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해 전년 대비 30.6% 감소했고, 렉서스도 644대로 집계돼 8.1% 줄었다.

다만 악조건 속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의 9월 판매량은 6245대로 전년 동월 대비 4.8% 증가했다. 볼보도 9월 1259대를 판매해 실적이 전년 대비 57.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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