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나노' 치고 나간 삼성..TSMC 반격카드 꺼낼까 [TNA]

TSMC 오는 14일 실적발표·컨퍼런스콜 내용 주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 TSMC에 앞서 내년 상반기 중에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삼성전자가 3나노 선제 양산을 앞세워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TSMC가 곧바로 반격 카드를 꺼내들 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오는 14일 실적발표와 함께 투자자 등을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이번 선공에 대응하는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새벽 온라인으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에서 내년 상반기 GAA 기술을 3나노 양산에 도입하고 2023년에는 3나노 2세대, 2025년에는 GAA 기반 2나노 공정 양산에 나선다고 밝혔다.

로드맵에서 밝힌 대로 삼성이 내년 상반기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면 이는 TSMC에 앞선 업계 최초 사례가 된다. 3나노 기술을 선점할 경우 TSMC가 선두를 달리는 현 파운드리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 등에 따르면 TSMC는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인텔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에 3나노 공정을 최초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 게이트올어라인드(GAA)라는 적용할 예정이다. 이 경우 TSMC가 사용하고 있는 핀펫 기반 5나노 공정보다 성능은 30% 향상되고 전력 소모는 50%, 칩 면적은 35%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오는 2025년부터 적용될 예정인 2나노 공정에서는 3세대 GAA 구조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포럼 기조연설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GAA 등 첨단 미세공정뿐만 아니라 기존 공정에서도 차별화된 기술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고객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구현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TSMC는 미국 정부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재고 현황 등 기업 내부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과 관련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쿵밍신 대만 국가발전협의회(NDC) 장관은 “TSMC는 고객의 기밀 정보를 공개하거나 주주들의 권리를 위협하는 관행을 하지 않는다”며 미 정부의 자료 제출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 NDC는 TSMC의 핵심 주주다.

지난달 23일 미국 정부는 백악관에서 열린 제3차 반도체 공급망 회의에서 참석 기업에 재고와 주문, 판매 현황 등 기업 내부 정보가 담긴 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 인텔, 애플 등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내달 8일까지 정보를 제공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국방물자생산법(DPA) 등을 동원해 기업들의 정보 제출을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