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5000만원대 벤츠 전기차 'EQA', 306km 주행거리는 아쉬워

민서연 기자 2021. 10.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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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가 2019년에 내놓은 첫번째 전기차 EQC는 처참히 실패했다. 1억원이 넘는 출시 가격에, 저온 주행테스트에서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보조금도 지원받지 못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도 309㎞로 짧고 차체 단차와 소음 등 품질 문제도 불거졌다. EQC는 월 판매량이 한 자릿수에 그치기도 했다.

실패를 맛본 벤츠는 칼을 갈고 2년 만에 신형 전기차를 선보였다. 도심형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나온 EQA는 전기차 보조금을 100% 지원받을 수 있도록 가격을 5990만원으로 정했다. 벤츠의 ‘삼각별’이 달린 전기차인데도 국고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으면 대부분 지역에서 5000만원 초반대에 구입할 수 있다.

EQA는 인기 크로스오버 SUV 모델인 GLA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벤츠의 전용 플랫폼 EVA를 기반으로 제작된 차가 아니라, 엔진 대신 전기모터를 부착해 전기차로 개조한 차량이다. 이 때문에 전체적인 인상부터 내외관 인테리어까지 GLA와 거의 흡사하다. 파란색 번호판이 없었다면 내연기관차로 보일 정도다.

내연기관차의 그릴이 필요없다보니 외관 전면은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했다. 그릴 위에는 전면을 가르는 주간주행등(DRL)이 한 줄 들어가 있는데, 이는 벤츠의 전기차 브랜드인 EQ의 시그니처 디자인이다. 기존 EQC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EQC는 헤드라이트와 주간주행등 사이가 떨어져 있는 반면 EQA는 최대한 연결시켜 차가 확장돼 보이는 느낌을 강조했다.

벤츠 EQA 전면. /이재훈PD

측면에는 전기차라는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양각으로 파란색 EQA 글씨가 적힌 가니쉬를 추가했다. 이외 외관 디자인은 GLA와 동일하다. 제원별 수치는 전장(차 길이) 4465㎜, 전폭(차의 폭) 1835㎜, 전고(차의 높이) 1625㎜, 휠베이스(축거·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 2729㎜ 등이다.

내부 디자인 역시 GLA와 동일했지만 공간감이 달랐다. 기존의 엔진과 관련 부품이 빠지고 배터리는 차체 하부에 깔리면서 더 넓은 내부 공간을 확보하게 됐다. 운전석의 헤드룸은 시트 포지션을 가장 윗쪽으로 맞춰도 주먹 한두개가 들어갈 정도로 여유가 있었으며 아래쪽도 다리를 거의 뻗을 수 있을만큼 넉넉했다.

더 뉴 EQA./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다만 2열은 착석감이 다소 불편했다. 기존 차량을 기반으로 개조하다보니 기본적인 시트 높이가 낮아 허벅지가 시트에서 뜬 채로 앉아야 한다. 2열은 등받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없고 적재공간은 GLA보다 살짝 줄었다. 트렁크의 적재 용량은 340ℓ, 2열 시트를 접으면 1320ℓ다.

시동을 걸면 전기차답게 소음이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화 도로로 나간 후에도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이 잘 들리지 않았다. EQA는 이중접합 유리를 쓰지 않았음에도 소음과 진동 개선을 위해 전기 파워트레인을 차체에서 분리하는 기술을 적용했다는 게 벤츠의 설명이다. 스티어링휠(운전대)은 가벼운 편이지만 안정감은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66.5㎾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EQA는 최고출력 188마력(140㎾), 최대토크 38.2㎏·m(375Nm)의 구동성능을 발휘한다. 가속 시에 액셀을 밟으면 가볍게 속도를 올렸다가 발을 떼면 속도가 떨어지면서 회생제동에 들어간다. EQA의 회생제동은 다섯단계로 세분화 돼 있는데 스티어링휠 뒤의 패들시프트로 조절할 수 있다. 회생제동 강도를 가장 강하게 해두면 감속이 빨라져, 브레이크 없이 액셀로만 속도를 조절하는 원-페달 드라이빙도 가능하다.

벤츠 EQA

EQA는 안전사양이 대폭 강화됐다. 전 트림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를 기본 탑재해 차간 간격 유지와 차선 이탈 보조 장치를 활용할 수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를 켜면 설정한대로 앞차와의 간격을 맞추기 위해 가감속을 차가 조절하고, 차선 보조도 꽤나 정교한 편이다. 핸들에서 손을 떼고 있어도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3초 정도 손을 떼고 있으면 계기판에 손을 잡으라는 경고 메시지가 뜬다.

EQA의 최대 단점은 1회 완전 충전 시 306㎞에 불과한 주행거리다. 저온에서는 206㎞까지 떨어진다. 비슷한 가격대의 전기차들은 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400㎞를 훌쩍 넘는다. EQA는 주행거리가 짧아 받을 수 있는 국고 보조금도 적다. 보조금은 주행거리, 전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차종별로 책정되는데 EQA는 주행거리가 짧아 보조금이 618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를 인식한 벤츠도 EQA에 대해 도심형 전기차라는 점을 강조한다. 차체가 작은 만큼 골목길을 다니기 부담스럽지 않고 출퇴근과 장보기 등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더 뉴 EQA 250 단일 모델로 출시되며 가격은 59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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