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캐스퍼 돌풍에 경차 재조명.. 외면받던 작은차 선호도↑

김창성 기자 2021. 10. 9.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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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작은차, 큰 파장.. 경차시장 커질까①] '차=과시수단' 인식 바뀌고 있어

[편집자주]나라마다 선호하는 자동차가 있다. 유럽에선 작고 귀여운 해치백을 좋아하는 경향이 상당한 데 비해 미국인들은 대형 픽업트럭을 선호한다. 이 같은 차이는 기본적으로 각 대륙의 생활환경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인들의 자동차 선호도는 넓은 도로와 부유하면서도 여유로움에서 찾아볼 수 있고 유럽인들은 무엇보다 실용성을 따지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어떤 자동차를 선호할까. 한국에선 중형 SUV(승용형 다목적차)나 고급 세단을 아이코닉카로 꼽는 이들이 많다. 반면 경차는 잠깐의 유행 정도에서 그쳤을 뿐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남에게 과시하길 좋아하는 특성상 대체로 비싸고 큰 차보다 경차는 상대적으로 찬밥 신세였다. 그랬던 경차가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다.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소비’를 즐기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경차를 개조해 혼자 캠핑을 즐기는 ‘차박’ 수요가 늘어난 것 역시 높은 인기를 대변한다. 그저 작고 볼품없는 차에서 예쁘고 안전한 데다 도로 위를 쌩쌩 잘 달리는 자동차로 인식되고 있는 경차는 높아진 인기만큼 더 큰 시장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캐스퍼가 인기를 끌며 경차가 다시 각광 받고 있다. 사진은 캐스퍼. /사진=현대차
◆기사 게재 순서
(1) 비싼 캐스퍼 돌풍에 경차 재조명… 외면받던 작은차 선호도↑
(2) ‘e’경차, 한 대 더 사볼까?… 캐스퍼가 불러온 지각변동
(3) 티코에서 캐스퍼까지… 국산 경차 도입 30년
고급 세단이나 SUV(승용형 다목적차) 인기가 높은 한국에서 ‘경차’는 찬밥 신세였지만 최근 지각변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형 SUV ‘캐스퍼’가 사전예약 돌풍을 일으키며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서다.
캐스퍼를 비롯해 최근 출시된 경차는 기존에 선보인 경차보다 비싸지만 인기는 뜨겁다는 평을 받는다. 최근 갑작스런 경차 인기 요인은 어디에 있을까.


과시의 수단 된 자동차


자동차는 ‘과시의 수단’으로 통한다. 거주하는 지역과 아파트 브랜드로 그 사람의 재산 정도를 가늠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역시 그 사람의 직업이나 직급까지 유추하는 잣대로 통한다. 자동차가 일상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 탓에 자기 분수에 맞지 않는 자동차를 사는 경우가 많다. 무리해서 크고 비싼 차를 산 탓에 소득의 대부분을 차 할부금을 갚는 데 쓰는 이른바 ‘카푸어’가 늘어난 배경이다.
최근 캐스퍼가 인기를 끌며 경차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사진은 레이(왼쪽)·모닝 베스트 셀렉션. /사진=기아
30여년 전 ‘국민차’를 표방한 대우자동차의 ‘티코’가 출시됐을 당시만 해도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가 300만대를 갓 넘은 수준이었고 자동차를 소유한다는 것은 그만한 부를 증명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대표 중형 세단인 현대차의 쏘나타는 당시 1000만원 이상을 줘야 살 수 있었지만 티코는 300만~400만원대 가격으로 서민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물론 작고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경차는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현재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2400만대를 넘어섰다. 중형 세단을 넘어 중·대형SUV가 없어서 못 팔 지경인 반면 경차는 특유의 경제성 덕분에 꾸준히 명맥을 유지해왔지만 그 인기는 식어가고 있었다.

이처럼 소비자의 선호도 변화와 함께 제조업체의 전략 변화도 이어졌다. 경차보다 프리미엄 차종을 내놓고 SUV 등 상대적으로 더 비싼차를 만드는 데 집중한 것. 비싼차가 ‘돈’이 되기 때문이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1000만원짜리 경차 5대 파는 것보다 5000만원짜리 세단 1대 파는 것이 더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그만큼 큰 차는 경차보다 이윤이 많이 남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통한다. 소비자가 자신이 가진 능력보다 더 크고 비싼차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제조업체가 크고 비싼차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는 것 역시 어쩌면 당연한 모습이라는 얘기가 관련업계에서 흘러나온다.



늘어난 가치소비… “경차가 뭐 어때서”


경차를 무시하는 문화는 그동안 국내 자동차산업이 큰 차를 선호하는 미국시장을 발판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국내업체들이 주로 미국시장에서 통할 만한 제품을 개발해온 결과라는 것.

하지만 최근엔 수입차 중 80% 이상이 유럽산일 만큼 선호도 변화가 뚜렷하다. 유럽은 개인주의가 강해 자신의 만족을 중요시한다. 독일 폭스바겐의 up!, 프랑스 푸조의 108, 시트로엥 C1, 르노 트윙고 등 다양한 최신 경차가 도로를 누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소비에 있어 유럽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작은 차의 인기가 늘고 있다. 특히 경차 인기가 되살아나는 점에 주목한다. 소비 대상에 자신이 부여한 가치를 최우선을 두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층이 늘어난 데다 경차를 개조해 캠핑을 즐기는 이른바 ‘차박’ 열풍이 불며 개성 있는 경차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최근 불어 닥친 경차 인기에 정점을 찍은 차는 현대자동차의 ‘캐스퍼’다. 캐스퍼는 지난달 14일 진행된 사전예약 첫날에만 1만8940대를 기록하며 위탁생산 업체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세운 연내 생산 목표치인 1만2000대를 훌쩍 뛰어 넘었다.

게다가 현대차 내연기관 모델 중 사전계약 최다 기록을 세웠던 2019년 11월 출시한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의 1만7294대 보다 1646대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캐스퍼가 인기를 끌며 경차가 다시 주목 받는 분위기다. 사진은 캐스퍼 내부. /사진=현대차
경차 판매량은 가치소비 증가, 차박 인기, 캐스퍼 돌풍 등을 앞세워 상승세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경차 판매량은 6833대로 전월(4938대)보다 38.4%(1895대↑) 늘었다.

같은 기간 소형차는 8593대가 팔려 전월(8224대)보다 4.5%(369대↑), 준중형차는 3만5264대가 판매돼 전월(3만4640대)대비 1.8%(624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기 차종인 중형, 대형차의 경우는 각각 2만5745대 1만3832대 팔려 전월대비 16.2%(4983대↓), 16.7%(2772대↓) 하락하며 대조를 이뤘다. 세계적으로 계속된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불안 여파에 따라 차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급감한것과 비교했을 때 경차의 인기는 압도적이다.

기아의 대표 경차인 모닝과 레이는 출시 이후 현재(2021년 8월 기준)까지 국내에서 각각 누적 판매량이 117만7000대, 27만7000대 등 총 145만여대가 팔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차가 비싼차 보다 덜 안전하단 인식 역시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최근 출시된 캐스퍼의 경우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전방차 출발 알림 등 첨단 안전장비 등이 기본 탑재돼 이 같은 단점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작다는 점을 제외하면 더이상 무시하기 쉽지 않을 만큼 뛰어난 상품성으로 무장하고 있다”며 “경차가 싼 차라는 인식은 30년 만에 완전히 깨진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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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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