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은 상상력의 산물.. 숨겨진 '깊이'란 없다
정상혁 기자 2021. 10. 9. 03:01
생각한다는 착각
닉 채터 지음|김문주 옮김|웨일북|332쪽|1만6000원
한 소년이 엄마와 길을 걷다가, 넘어져 거칠게 버둥거리는 말 한 마리를 본 뒤 트라우마에 휩싸인다. 외출도 거부한 채 어머니와 집에만 있으려 한다. 의사는 소년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잠재 의식의 해석을 시도한다. 그리고는 ‘말’을 ‘아버지’로 치환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연결짓는다. 의사는 그 유명한 정신분석가 프로이트다. 올바른 진단일까? 저자는 “문학적 창작을 심리학과 혼동한” 실수라고 단언한다.
이 책은 “마음에 ‘숨겨진 깊이’가 있다는 생각 자체가 완전히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내면 세계는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영국 행동과학자인 저자는 여러 인지 실험 결과를 활용해 “감정은 사유와 해석에서 자라난다”고 논증한다. 언제든 생각과 행동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설명을 찾아냄으로써 “뇌가 우리를 농락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뇌라는 “즉흥 시인”이 “순간순간 마음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우리는 순간순간 자신을 재구성하고 재창조한다”는 주장은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한다. “마음과 삶과 문화를 상상해낼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는 감동적인 미래를 상상하고, 또 현실로 이뤄낼 힘을 지닌 셈이다.” 원제 ‘The Mind is Fl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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