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멘토링 - 2편〉 고립된 학부모를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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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기관이나 단체를 통하지 않더라도 멘토링은 일상 속에서 어떤 형태로든 어떤 방법으로든 이뤄질 수 있다.
그는 더 많은 라티노 학부모들이 멘토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이 멘토링 받은 내용들을 스페인어로 설명하는 영상물로 제작해 공유하고 있다.
멘토링 프로그램의 성공에 대해 메자는"학부모들 스스로 다른 학부모들에게 키보드 치는 법이나 미국의 장학금 제도 같은 것을 알려줬지 내가 한 일은 거의 없다. 단 한푼도 들이지 않고 이뤄진 일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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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지역사회에서…누구나 멘토링 조직
실생활 돕는 '작은' 지식 공유…성과는 '거대'
굳이 기관이나 단체를 통하지 않더라도 멘토링은 일상 속에서 어떤 형태로든 어떤 방법으로든 이뤄질 수 있다. 이런 ‘일상 속의 멘토링’은 대단한 자본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조직적인 체계도 없지만 때로는 눈부신 성과를 낸다.

◆학부모들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되는 멘토링 프로그램 Ⓒ게티이미지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 주 유니온 고등학교에서 ‘자생한’ 멘토링 프로그램은 작지만 강한 멘토링의 좋은 사례이다.
이 학교의 관리자 프란시스코 메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시작되면서 고민에 빠졌다. 학교 학생들의 80퍼센트 가까이가 모국어가 스페인어인 라티노(중남미 계열)인데, 이들의 부모 중 대부분이 영어에 서툴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민의 상당수는 라티노이고, 많은 라티노 가정은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쓴다. ©캘리포니아주 공중정책과
가정에서의 온라인 수업엔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영어에 서툴 경우 교사와 의사소통도 어렵고 적절한 때 적절한 지원을 하기도 쉽지 않다.
영어 구사능력뿐 아니라, 영어 키보드를 조작할 수 없거나 컴퓨터 작동법을 잘 알지 못하는 학부모들도 많았다. 영어를 잘 못해서, 컴퓨터 장비를 다룰 줄 몰라서 자녀들이 원활하게 원격수업을 받도록 돕지 못한다면 나아가서는 결국 자녀의 대입에까지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학부모들은 호소했다.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궁리하던 메자의 머리에 떠오른 것은 바로 멘토링이었다. 메자는 영어에 능숙하고 컴퓨터 장비도 쉽게 다루는 학부모들을 멘토로 섭외하기 시작했다.
섭외 요청을 받은 학부모들은 기꺼이 멘토로 나섰다. 이들은 컴퓨터를 켜고 끄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정부 장학금을 신청하는 방법까지, 자녀를 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학부모로서 알아야 할 것들을 멘티들에게 하나하나 설명해 줬다.
교직원 한명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 멘토링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시작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이 멘토링 프로그램엔 ‘대학 진학을 돕는 학부모 멘토링’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캘리포니아 주의 다른 학교들이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멘토링을 받기 전까지 원격수업이라는 개념 자체를 몰랐다는 멘티 다이애나 바가스 씨는 이제는 기본적인 컴퓨터 활용법은 대부분 알게 됐다.
그는 더 많은 라티노 학부모들이 멘토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이 멘토링 받은 내용들을 스페인어로 설명하는 영상물로 제작해 공유하고 있다.
바가스 씨는 1년 전 자신처럼 아이들을 돕고 싶어도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모르는 학부모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영어가 서툰 학부모에겐 복잡한 입시 절차나 대입 원서 접수 방법, 장학금 신청 절차와 같은 일들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멘토링 프로그램의 성공에 대해 메자는“학부모들 스스로 다른 학부모들에게 키보드 치는 법이나 미국의 장학금 제도 같은 것을 알려줬지 내가 한 일은 거의 없다. 단 한푼도 들이지 않고 이뤄진 일이었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멘토링을 축하하기 위해 최근 열린 온라인 행사에서 메자는 학부모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나이가 많든 적든 어디서든 언제든 배움은 가능합니다. 학부모 여러분이 우리 아이들에게 그걸 보여줬습니다."
미국 미시간 = 우어진 글로벌 리포터 wj0733@naver.com
■ 필자 소개
현직 교사
교육 평가 및 교육 연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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