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드디어 빗장 푸나.. 국제사회 지원 물품 반입 재개

김민순 2021. 10. 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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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사태로 2년 가까이 굳게 닫혔던 북한 국경이 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1일 발표한 '코로나19 주간 상황보고서'에 중국 다롄항에서 북한으로 향하는 코로나19 관련 의약품 운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7월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격상하며 육ㆍ해로를 모두 틀어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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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 WHO 코로나 방역물자 수용
지난해 9월 북한 양강도 압록강변에서 북한군 병사가 무장한 채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감염병 사태로 2년 가까이 굳게 닫혔던 북한 국경이 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제사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용품 반입을 허용한 게 단초다. 남북관계와 북미협상을 분리 대응하는 달라진 대외 전략에 맞춰 북한이 우호 환경 조성을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1일 발표한 ‘코로나19 주간 상황보고서’에 중국 다롄항에서 북한으로 향하는 코로나19 관련 의약품 운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운송 물품 등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마스크나 소독제, 해열진통제 등 코로나19 방역 물자로 추정된다. 해당 보고서에는 지난달 20~26일 현황이 기술돼 있는 만큼 9월 말 북중 항만 운송이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유엔아동기금(UNICEFㆍ유니세프)이 보낸 소량의 보건 관련 물품이 북한에 들어간 점도 운송 재개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감염병 억제를 위해 국경봉쇄로 일관했던 북한이 바닷길을 연 것은 의미심장하다. 북한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7월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격상하며 육ㆍ해로를 모두 틀어막았다. 예외적으로 허용한 중국과의 해로 교역도 매우 제한적이었다. 지속된 고립 정책은 식량난으로 이어졌다. 올해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스스로 “식량형편이 긴장해졌다”면서 위기를 인정했으나 고강도 통제 조치는 그대로였다.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그만큼 컸다는 뜻이다.

북한의 태도 변화는 달라진 대외기조와 관련이 깊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북대화 재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중기준’ 철회라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 이후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하며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남북관계 주도권을 잡고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시점에 ‘폐쇄 국가’라는 이미지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섰다고 볼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장기적으로 봉쇄 일변도 정책이 유리한 전략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 것”이라며 “외부에 조금씩 문을 열면서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반응이 호의적일 경우 북한이 단계적으로 봉쇄를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한미가 대북 대화ㆍ협상 기초 단계로 상정한 ‘인도적 지원’ 명분도 생기게 된다. 정부는 한반도의 정치ㆍ군사적 상황과 상관없이 대북 인도적 지원은 열려 있다는 원칙을 세워 놨다. ‘대화를 위한 인센티브는 없다’는 미국도 북한 취약계층을 위한 비군사적 지원에는 우호적이다. 통일부는 국내 민간단체가 신청한 대북인도협력 물자반출 3건을 전날 승인했다. WHO의 대북 수송 등 항로 재개를 고려한 조치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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